한국 학생의 스마트폰 보유율도 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의 전국 초등학생의 스마트폰 보유율은 48%이고 중고등학생의 스마트폰 보유율은 85%라고 한다. 이해하기 쉽도록 표현하자면, 학생 10명 중 7명은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과 한국의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미국 초등학생의 스마트폰 보유율이 한국 초등학생의 스마트폰 보유율보다 더 낮다는 것일 뿐이다.
2)화장실과 미디어는 멀수록 좋다?
스마트폰이나 타블렛 앱은 원래 사용자를 더 유혹하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킨드리드가 말하길 폰과 앱은 원래 중독이 되도록 설계된 것이기 때문에 결코 중립적 테크날러지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어떻게 하면 스크린을 더 오래 보고 더 자주 사용하게 만들까 연구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므로, 특히 어린아이들한테는 매우 해로울 수밖에 없다. 휴대폰이나 타블렛은 앱 제작자들이 돈을 벌기 위해 사용자의 시간과 관심을 최대한 끌도록 디자인 된 것이니, 아이들이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고 타블렛 앱만 쳐다보고 있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https://www.huffpost.com/entry/cut-back-smartphone-usage_l_5dcc8f20e4b0d43931cef22c)
특히 영유아의 발달 과정에는 결정적인 시기가 있다. 그것은 바로 0세에서 2세까지 영유아의 뇌가 발달하는 시기이다. 이 시기는 시각, 청각, 촉각, 미각, 후각 등 기본 오감만 발달하는 것이 아니다. 몸의 균형을 잡고 방향을 이해하는 전정 감각 기능, 눈 망막에 있는 멜라놉신 발현 세포의 활성화를 통해 생체시계와 수면 등을 조절하는 빛 감지 기능, 따뜻한 체온을 감지하고 안정감을 느끼는 몸의 센서 기능, 자신의 심장이 뛰는 것을 감지하고 자신의 감정을 파악하는 내부 감지 기능 등 복잡하고 다양한 신체 기능들이 뇌와 연결되어 발달 성장한다. 이러한 기능들은 모두 몸의 활동을 통해 뇌로 전달되고 다시 뇌에서 명령을 내려 몸이 반응하는 복합적인 상호작용이기 때문에 만2세까지는 가능한 미디어를 보여주지 말고, 사람과의 직접적인 상호 교류를 하도록 해야 한다.
영유아 시기에 스마트폰이나 타블렛에 자주 노출이 될 경우, 시각과 청각만 푹 빠지게 되어 다른 감각 기능들의 성장발달이 더디게 되어 뇌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앞에서 이미 언급한 우뇌증후군, 팝콘브레인, 후천적 뇌발달장애, 언어지연 등이 바로 뇌 불균형의 결과이다. 그런데 요즘 같은 시대에 아이들에게서 억지로 스마트폰을 빼앗아 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직 스마트폰에 노출이 되지 않았다면 더 나이가 들고 셀프컨트롤이 가능할 때쯤 사주면 좋겠지만, 이미 스마트폰에 노출이 되었다면 그에 따른 미디어 사용 가이드라인을 정해놓고 어려서부터 꾸준히 규칙을 지키도록 습관을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부모가 미리 미디어 시청 가이드 라인을 정하고, 아이 스스로 미디어 사용 규칙을 지키게끔 바른 습관을 들이게 된다면 셀프컨트롤을 잘 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3) 우리 아이가 미디어에 빠졌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물론 규칙도 중요하지만, 우리 아이에 맞는 일상생활 속 교육도 중요하다. 아이들마다 미디어를 시청하는 취향이나 사용하는 습관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지금부터는 10가지 기본 가이드라인 외에, 아이들의 미디어 중독을 예방하거나 해결하기 위해 부모들이 자기 아이들의 성향이나 기질에 맞추어 평소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예를 들어 이야기해 보고자 하자.
#1. 우리 아이는 스스로 스마트폰을 통제하기 어려워요.
– 이는 중독일 수도 있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원하는 것을 참고 기다리는 만족지연 능력이 덜 발달되었기 때문일 수 있다. 실제로 어린아이들 중에는 이런 아이들이 많은데, 이는 장기적으로 점진적인 훈련을 통해 올바르게 잡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아이들에게 적당히 하고 그만하라는 말처럼 모호한 것은 없으므로, 알람을 켜놓고 그 시간이 되면 스스로 미디어를 꺼야 한다는 것을 명확하게 알려주어야 한다. 부모가 와서 알람이 울렸으니 아이 스스로 꺼야 함을 알리고 아이 스스로가 미디어를 끄게끔 이끌어 주자.
#2. 우리 아이와 분명 서로 약속을 하고 태블릿을 사용하기로 했는데, 시간이 다 되면 울고불고 떼를 쓰고 짜증을 내요.
– 이 역시 1번처럼 꾸준한 훈련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그리고아이가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않으려고 한다면, 억지로 빼앗기보다는 아이 스스로가 가이드라인을 지키기로 약속했음을 엄격하게 알리고, 아이가 좋아하는 간식이나 장난감을 주거나 놀이터에 데리고 나가는 등 관심을 다른 쪽으로 유도하는 것이 좋다.
#3. 아이가 미디어 사용을 할 때는 반드시 엄마나 아빠가 옆에 있어야 한다고 분명 약속을 했는데, 아이는 실컷 미디어를 사용하고도 자신이 간섭받고 있다면서 불평을 해요.
– 이런 경우는 아이가 미디어를 시작하기 전에 부모가 무엇을 할 것인지 물어본 후 아이의 선택이 안전하다고 판단이 되면 알람만 설정해 주고 넓은 반경 안에서 자기 일을 하는 것이 좋다. 중간에 가끔 물이나 간식을 가져다주면서 슬쩍 확인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앱을 사용하기 전에 부모가 먼저 보고 적절한지 그렇지 않은지 판단한 후에 허락하고, 프로그램 시청을 할 때도 부모의 관리가 필요하다. 함께 프로그램을 고르거나 미리 보고 걸러내도록 하자. 아이의 태블릿에 차일드 세이프티를 설정하고, 부모의 휴대폰을 통해 아이가 뭘 보거나 사용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앱을 깔아서 수시로 관리하는 것이 좋다.
#4. 아이가 왜 자기는 하루 1시간만 미디어를 사용하게 하면서, 엄마 아빠는 그렇게 자주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냐고화를 내며 불만을 제기해요.
– 아이가 보는 앞에서 부모 스스로가 모범을 보이는 것이 좋다. 아이 앞에서는 절대 스마트폰을 자주 들여다보는 일은 하지 말자.아이에게 올바른 미디어 사용을 알려줄 때는 부모 역시 적절한 스마트폰 사용의 모범을 보여주어야 한다.
#5. 일 하느라 바빠 아이한테 책을 읽어줄 여유가 없어서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오디오 북을 자주 틀어주었는데, 책을 읽을 줄 아는 나이가 되었는데도 책은 안 읽고 오디오 북만 들으려고 해요. 그래서 책 좀 읽으라고 하면 언제는 오디오북이 좋다고 틀어주더니 왜 못 듣게 하냐며 짜증을 내요.
– 아무리 유익한 교육용 프로그램이어도 부모나 양육자와의 상호 소통이 없는 상태에서 장시간 노출이 되면 아무래도 부작용이 생기게 마련이다. 오디오북이 아무리 양질의 콘텐츠라고 해도 아이에게 일방적으로 읽어주기만 하는 기능만 하기 때문에, 매일 장시간 아무런 상호작용 없이 이것만 하게 되면 아이의 생각은 수동적이 될 수밖에 없다. 아이가 생각하는 것은 싫어하고 그저 이야기 듣는 것만 좋아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야기를 듣거나 읽고 나서 능동적으로 생각하고 고민하며 판단하는 적극적인 독서 활동으로 이어지려면, 부모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며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자기 전에 매일 20분만이라도 아이를 위해 함께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이자. 그리고 오디오 북을 들으면서 그림을 그리게 하는 것보다는, 오디오 북을 들으면서 실제 종이책을 함께 눈으로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책 읽기를 유도하는 좋은 방법이다.
미디어 사용이 무조건 부정적인 영향만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양육자나 부모와의 적극적인 상호 소통을 하면서 온라인 교육을 일찍 시작한 아이들의 뇌가 좀 더 활성화된 예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처럼 양질의 교육 프로그램을 올바르게 사용한다면 미디어 사용이 우리에게 주는 긍정적 영향도 있다.
#6. 주말에 손님이 방문했는데 아이가 자꾸 참견하고 방해를 해서 평소보다 좀 길게 미디어를 시청하게 했더니, 그 후 아이가 이상해졌어요. 잠을 잘 못 이루고, 프로그램을 더 보겠다며 떼를 쓰고 짜증을 내요.
- 스템 관련 앱, 교육 앱, 코딩 앱 등 교육적인 미디어를 하도록 유도해 보자. 책을 읽게 하거나 그래도 안되면 손님이 왔더라도 아이와 상호작용을 하면서 함께 대화를 하거나 잠시 놀아주면서 주위를 환기시켜 주는 것이 좋다. 손님과 아이와 모두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보드게임을 하거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다.
#7. 우리 부부가 모두 직장인이라서 팬데믹 때 재택근무를 해도 아이를 제대로 관리할 수가 없어서 가이드라인 없이 자율에 맡겼더니 하루 종일 무제한 미디어 시청을 하네요. 그런데 놀아줄 수 없으니 어쩔 수가 없어요.
- 무엇보다 가족 모두가 미디어 가이드라인을 정해서 아이에게 미디어 사용 규칙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미디어에 장시간 노출된 아이라면 처음에 부모의 이러한 시도에 강한 반감을 드러낼 수 있다. 따라서 아이가 미디어를 보기 전에 반드시 적절한 가이드라인을 미리 언급한 후 정확하게 확인받아야 한다.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면, 일하는 중간 잠시 쉬는 시간에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중요하다. 집에서 일을 하는 중에 분명 10분이라도 잠깐의 짬이 생길 것이다. 그때 커피를 마시며 아이의 놀이에 잠깐 동참하거나 어떤 그림을 그리고 무슨 책을 읽는지 잠시라도 함께 대화를 나누도록 하자.
그리고 아이가 혼자 놀아야 할 때는 휴대폰이나 태블릿을 보이지 않는 곳에 두어야 한다. 그림 그리기나 보석 아트, 종이접기 등 다른 활동과 취미에 집중하도록 유도하고, 평소에 다양한 놀잇감이나 장난감을 구비해 놓도록 하자. 음악을 들으며 퍼즐놀이를 한다거나, 노래를 들으며 그림을 그리거나, 오디오 북을 들으며 같은 책을 읽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능한 TV는 적게 보여주고 책을 읽도록 유도하자.
#8. 플레이 데이트를 할 때 다른 집에 가면 아이들이 미디어 시청을 하고 싶다고 졸라요. 집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는데, 다른 집에 갈 때마다 졸라서 당황스러워요.
– 플레이 데이트를 할 때는 일단 미디어 시청을 금지하는 것이 좋다. 플레이 데이트 때는 친구들과 함께 노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아이들이 중간에 지루해하면 미리 준비해 간 놀잇감을 주던가, 재미있고 간단한 규칙의 보드게임을 가져가서 함께 놀도록 유도해 주는 것도 좋다. 그래도 아이들이 정 힘들어하면 짧게 30분 이내로 시청하게 하거나 바로 플레이 데이트를 파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 좋다.
#9. 초등학교 2학년 아이가 학교에서 친구들이 오징어 게임을 다 봤다면서 자기도 보여달라고 졸라요.
– 폭력적이고 자극적이며 선정적인 미디어는 절대 보여줘서는 안 된다. 나이에 맞지 않는 미디어는 절대 보여주지 말자. 어릴 때 폭력적인 것에 무차별적으로 노출이 되면 성장을 해서도 폭력에 대한 심각성을 못 느끼고 내성이 생겨 둔감해질 수 있다. 그러면 생명을 경시하게 되어 성장하면 끔찍한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 맞고 자란 아이들이 커서 폭력을 휘두를 가능성이 커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10. 밥을 먹을 때마다 태블릿을 보여달라고 아이가 졸라요. 미디어 시청을 하지 않으면 밥을 안 먹겠다고 으름장을 놓아서 엄마를 곤란하게 만들어요.
- 올바른 식사 습관을 기르기 위해서는 식사 시간에 절대 영상을 보여주어서는 안 된다. 이것을 원칙으로 하되, 만약 아이가 끝까지 고집을 피운다면 다 먹은 다음에 보여주겠다고 약속을 하고 설득을 하도록 한다. 그래도 고집을 피우며 밥을 먹지 않으면, 일단 밥을 치우고 태블릿도 절대 보여주어서는 안 된다. 그러고 나서 아이에게 배가 고프면 이야기를 하라고 말한 후 시간을 준다. 나중에라도 아이가 밥을 먹고 나면 짧게 미디어를 보여주는데, 이 습관도 장기적으로 고쳐나가야 한다. 처음부터 바로 고치기가 힘들겠지만, 시간을 가지고 차츰 습관을 들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