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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현진 Oct 22. 2023

COVID 시대 장보기

by 김예빈

코로나 시대가 시작되면서 가장 크게 바뀐 것은 바로 장보기였던 것 같다. Stay-home-order가 내려지기 얼마 전부터 사람들은 사재기를 시작했고 휴지, 물, 손 소독제, 클로락스 와이프는 살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다행히, 남편이 바로 그전에 물 2주에 한 번씩 사기 귀찮다고 엄청 많은 양의 물을 사놓았고, 휴지도 그 김에 다 주문을 해서, 집에 모든 것들이 충분히 있었기에 딱히 걱정을 하지는 않았지만, 남들이 사니 왠지 더 사야 할 거 같고 그런 조바심이 났던 기억이 난다. 걱정이 많은 남편 덕에 마스크를 미리 사놓았지만, 마스크를 사기도 힘들었지만 팔더라도 꽤 비싼 가격에만 살 수 있었다. 지금은 모든 게 충분히 있고, 심지어 마스크나 손소독제는 남아도는 실정이지만, 그 당시에는 다들 이러다 집에 갇혀 못 나오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심리 때문에 많은 미국 사람들이 새벽부터 코스트코나 샘스 클럽에 긴 줄을 서서 기다리고 하나라도 더 사겠다고 전전긍긍했던 것 같다.  


밖에 나가는 게 무서워지다 보니 당장 장을 보는 게 가장 큰 걱정거리가 되어버렸다. 일단 초반엔 길게 늘어서 있는 많은 사람들이 무서웠고, 나중에는 필요한 것들을 제때 못 살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다. 우리 가족은 보통 트레이더 조와 international market을 주로 이용해 왔는데 일단 그 두 군데는 온라인 픽업 서비스가 없었기에 3월 중순부터 6월까지는 아예 갈 생각 조차 못 하고 살았다. 이 기간 동안 미국에서 각광은 받게 된 회사는 바로  Instacart.  미국과 캐나다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온라인으로 장을 보고 “personal shopper”가 대신 장을 봐주는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2020년 3월에 Instacart 앱을 다운로드한 수는 2월과 비교했을 때 200프로가 늘어났다고 한다.  각각 지역마다 로컬 스토어와 연계가 되어 있어서 웬만한 것들은 구매가 가능하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우리 가족은  서비스를 사용해 보지는 못 했지만, 코비드 시대로 몸으로 체감한 가장 큰 변화 중 아닐까 싶다. 


우리 가족이 주로 이용한 서비스는 타깃, 월마트, 스미스에서 제공하는 커브사이드 픽업이었다. 온라인에서 필요한 것들, 그리고 온라인에서 주문이 가능하거나 수량이 남아 있는 제품들을 주문하고 계산을 하고 지정한 날짜와 시간에 픽업할 수 있는 서비스였다. 물이나, 휴지, covid-19 관련 제품들은 제고가 있으면 스토어에 방문해야만 살 수 있었지만, 그 외의 물건들은 제고만 있다면 사는 것이 가능했다. 초반엔 집에 있는 시간이 더 길어질까 봐 라면이라든지 통조림, 냉동식품을 엄청 사놓다가, 결국엔 다 먹지도 못 하게 되는 웃픈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는… 특히 6월까지는 외식을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장을 더 많이 보기도 했다. 가족이 원하는 부위의 고기를 항상 살 수는 없었지만, 뉴스에 나오는 얘기와 달리 웬만한 음식들은 사는 것이 가능했다. 심지어 월마트나 스미스에서 배추도 살 수 있어 맛김치까지 만들어 먹을 수도 있었다. 가끔 온라인으로 주문을 했는데 물량이 딸려 취소가 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6월까지 그리고 지금도 커브 사이드 픽업을 애용하고 있다. 픽업을 하고 집에 와서 가장 신경을 썼던 부분은 혹시나 몰라 장 봐온 물건들을 차고에 두고 소독 스프레이를 뿌려뒀다가 집 안에 가져 들어왔다.  



물론 그 당시에도 스토어에 들어가서 장을 보는 사람들이 있었고 여러 가지 안전한 장보기 노하우가 CDC를 비롯한 여러 정부기관을 통해서 배포되었다. https://www.cdc.gov/coronavirus/2019-ncov/daily-life-coping/essential-goods-services.html 


그 당시 배포된 장보기 노하우를 살펴보면, 


1.       쇼핑 목록을 만들어라. 폰을 들고 가는 것보다 종이에 해서 폰의 오염을 막는 게 좋다. 

2.       마트는 더 이상 가족 나들이가 아니다. 마트는 가능한 가족 중 한 명이 가도록 하고 아이는 집에 두고 가도록 한다. 

3.       위생 물티슈 및 손 소독제를 가져가자. 많은 상점들이 마트 입구에 카트나 손을 닦을 수 있도록 티슈나 소독제를 제공하고 있지만, 만일의 경우에 반드시 물티슈나 손소독제를 가지고 가는 것이 좋다. 일회용 장갑을 착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4.       사람과 사람 사이에 6피트 거리 유지를 하라. 안전을 위해 자신과 다른 사람 사이에 두 개 이상의 쇼핑카트의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5.       쇼핑 시 이것저것 들어보고 만지지 말라. 손에 무언가를 터치하는 것을 최소화하고 쇼핑 중 손으로 눈, 코, 입에 손을 대서는 안 된다. 

6.       집에 돌아온 후 반드시 손을 씻고 사 온 물건들을 정리하라. 정리가 끝나면 다시 비누로 손을 씻고 주방을 치우도록 하고 들고나갔던 휴대폰을 소독해야 한다. 


6월 중순이 지나고 온 가족이 마스크를 쓰고 손세정제와 와잎으로 무장을 하고 딸내미의 최애 쇼핑 플레이스인 타깃에 첨으로 들어갔다. 온갖 바이러스 교육을 시킨 후… 정말 처음으로 그 안에 들어가는데 눈물이 핑 돌았다. 특히 너무나 좋아하는 딸내미를 보니 더욱더…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 순간이었다. 그 후부터는 마스크를 쓰는 것이 의무화되었기 때문에 마스크로 중무장을 하고 나 혼자 또는 남편 혼자 간단한 장을 보러 다닐 수 있었다. 얼마나 기쁘던지… 이제는 딸내미도 마스크를 잘 쓰고 다녀 웬만한 곳은 같이 다닐 수 있게 되었지만, 그 당시만 해도 아이가 행여 뭐라도 만질까 마스크를 잘 못 쓸까 이런저런 걱정 때문에 최소한의 장소만 가서 장을 봤었다. 장을 보는 사람들도 걱정이 되었는지 다들 떨어져서 걸어 다니고 최대한 알아서 조심을 하는 분위기였다.  


벌써 미국에서 코로나가 시작된 지 1년이 다 되어간다. 이제는 마스크를 쓰고 웬만한 볼일은 보는 수준이 되었다. 여전히 걱정도 되고 신경이 쓰이는 부분은 많지만 마스크에 거부감이 있던 미국 사람들도 마스크를 잘 쓰게 되었기 때문에 예전에 비해서는 부담 없이 장을 보러 다니고 있다. 조만간 더 안전하게 장을 보러 다닐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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