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 시작하며

중소기업 CEO의 논어로 쓰는 징비록

by 주종문

제가 논어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2006년부터 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학생 때부터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경영이라는 것이 결국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나는 평범한 사실을 뒤늦게 알고부터 논어에 대한 관심이 시작되었습니다.

시작은 2006년 그 이전에 읽었던 이병철 전 삼성 회장님의 호암자전에 나오는

"가장 감명을 받은 책 혹은 좌우에 두는 책을 들라면 서슴지 않고 논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나라는 인간을 형성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책은 바로 이 논어이다. 나의 생각이나 생활이 논어의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오히려 만족한다.”

말에서부터 논어에 대한 호기심이 시작되었습니다.

더듬더듬 장님이 문고리 잡듯이 여러 가지 논어에 관련된 도서를 읽었습니다만 만족하기 힘든 답답함만 쌓여 갔습니다.

제가 논어를 읽는 이유가 한자를 공부하자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알고 싶어서 인데, 대부분의 논어 해설서가 한자 해설서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논어와 경영을 묶어서 이야기한 책은 많은데 제가 보는 논어에는 정작 그 그림자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몇 년 동안 논어의 주변에서 머물다가 논어라는 산을 보기 시작한 것은 1404page나 되는 방대한 량을 자랑하는 이한우 저 [논어를 논어로 풀다]라는 책을 만나면서부터입니다.

그때부터 조금씩 논어라는 산을 보기 시작했고 지금은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산이라는 것이 한번 올랐다고 내 것이 되는 것이 아니듯이 아마 평생 동안 올라야 겠지만 길을 알았다는 것은 큰 기쁨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공자와 논어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유학(儒學)은 동일선상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일단 논어는 공자가 지은 것이 아니라 확인되지 않은 미지의 천재가 공자와 그의 제자들의 대화를 통해 사람을 알고 사람과 일하는 내용을 담아 저술한 것입니다.

유학(儒學)은 공자 이후 수많은 학자들에 의해 다시 해석되고 정리되면서 사실 원래의 공자의 사상과는 조금 거리가 생겨 공자와 유학(儒學) 사상을 동일시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유학(儒學) 그 자체만 하더라도 맹자와 순자의 생각이 공자와 다르고, 전한(前漢)에 경세치용(經世致用)의 학문으로 다시 시작하여, 후한(後漢)에 훈고학(訓詁學)으로 송(宋) 대 주자(朱子)에 의해 성리학(性理學)으로, 명(明) 대에 심학(心學), 청(淸) 대에 고증학(考證學)으로 시대의 흐름에 따라 필요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해 왔습니다.

유학(儒學)이라고 하고 모두 공자의 가르침이라고 하지만 그 내용은 진짜 공자의 사상과는 조금씩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공자와 논어와 유학을 동일선상에서 이야기하기 어렵다고 말씀드리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유학(儒學)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기 때문입니다.

허례허식과 체면, 양반, 사대부, 당쟁 등 좋은 이미지보다는 부정적 이미지는 공자와 유학을 동일선상에 놓으면 공자와 논어에 대한 거부감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분명히 공자의 가르침을 따른다고 하는 유학(儒學)으로 인해 수많은 문제점들이 발생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 시대에 유학(儒學)을 한다는 사람들의 문제일 뿐 공자의 가르침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똑같은 물을 먹어도 뱀은 독을 만드는 것과 같이 공자의 가르침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실천하는가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공자의 사상이 가장 잘 정리된 것이 [논어]입니다.

저는 현재 [논어]라는 험산을 처음 등반하고 있습니다.

등산을 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멀리서 정상을 보면 도저히 오르지 못할 산이라도 발아래 땅을 보고 천천히 묵묵히 걸어가다 보면 어느새 정상에 도달해 있습니다.

저는 [논어]라는 험산을 언제까지 끝내겠다는 목표보다는 오늘보다 내일이 한걸음이라도 올라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천천히 [논어]라는 험산을 올라가니 주변 경치가 장관입니다.

[논어]라는 험산 속에 경영자로서 갖추어야 할 수많은 멋진 풍경이 가득합니다.

이런 경치를 그냥 지나치기 어려워 조금씩 그림으로 남겨 보려고 생각했습니다.

글쓰기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라 좋은 그림이 될지 모르지만 꼭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내가 좋아서, 내가 다음에 다시 [논어]를 등반할 때 기억하기 위해서 그려보려고 합니다.



경영은 경영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피터 드러커의 저작을 중심으로 하려고 합니다.

경영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이론과 방법론이 있지만 아직도 피터 드러커의 통찰을 벗어난 것을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공식적인 기록인지는 모르겠지만 피터 드러커도 영문으로 번역된 [논어]를 읽었다고 하더군요.^^



앞의 글은 처음 이글을 쓸때 제가 쓴 내용입니다.

원래 [공자와 피터 드러커]를 중심으로 글을 정리해보려고 했습니다만

글을 쓰려고 다시 논어를 보고 피터 드러커 저서들을 보니 아직 제가 너무 부족해서 글이 안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망설이다가 [공자와 CEO]라고 제목을 변경했습니다.

기업을 보고 기업을 운영하며 고민했던 좋은 CEO가 어떤 모습일까를 논어를 중심으로 적어 보려고 합니다.

글을 쓰려고 하니 글이 나오지 않더군요.^^

제 안에 논어에 대한 공부와 피터드러커에 대한 공부가 쌓여서 넘칠때, [공자와 피터드러커]는 그때 다시 시작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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