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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종문 May 07. 2017

"첨단 제조업 닮아가는 1차 산업"에 대해

[1차 산업 재발견]⑥ 런던 한복판 지하 차지한 최첨단 농장…"첨단 제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5/04/2017050401304.html

기사의 맨 앞에 영국의 농업 스타트업 그로우잉언더그란운드(Growing Underground)를 소개하였지만 기사의 핵심은 1차 산업이 IT(정보기술), BT( 생명기술) 등과 결합하며 '1차 산업의 제조업화'를 이루어 기존 1차 산업의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저는 '1차 산업의 제조업화' 본 기사의 명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현재의 지구의 인구수와 식량생산 가능면적 등을 고려할 때 분명히 현재의 생산성으로는 식량 생산의 한계를 맞이할 것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닥친 일이 아니라 느끼지 못할 뿐 많은 지역에서 기아로 죽어가는 인구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현실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농업, 수산업, 축산업은 생명을 키우고 다루는 산업입니다.

생명이 있는 식물이나 동물 들은 완전히 인간의 의도대로 되기 어렵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저는 '1차 산업의 제조업화'보다는 1차 산업 발전을 위한 발달된 제조업의 기술을 도입하는 수준으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IT, BT와 같은 제조업의 기술이 주가 되는 것이 아니라 보조적 수단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기사에서 제가 그동안 추진해왔고 현재도 진행하고 있는 식물공장에 대해서만 간단히 저의 의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기사 내용 중 영국의 스타트업 그로우잉 언더그라운드(Growing Underground)에 대한 부분입니다.


[ 스티븐 드링 공동 창업자는 “빛·온도·산소량·물·영양분 등 모든 환경을 정교하게 통제하면 기존 온실보다 생산성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다”고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가령 빛은 엽록소가 흡수하는 적색광과 청색광만을 내도록 한다. 다른 파장의 빛을 모두 내는 일반 형광등 대비 에너지 소모가 적다. 대신 식물들이 빛을 충분히 쬘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성장속도를 대폭 끌어올린다. “고수의 경우 일반적으로 파종부터 출하까지 21일 정도가 걸리는데, 여기서는 14일이면 된다”고 한다. 보통 60~90일 정도가 걸리는 배추도 35일만 기르면 된다.]


이 부분에 대해 아주 길게 설명하면 LED의 파장에서부터 식물의 성장 패턴 등을 설명해야 하기 때문에  간단히 설명드리겠습니다.

파종에서 출하까지 21일 정도 걸리는 고수가 14일 만에 생산되는 것과 같이 식물의 성장하는 속도가 단축되는 것은 그렇게 큰 기술이 아닙니다. 기술이라기보다는 식물의 성장을 방해할 만한 요소를 모두 제거해주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연에서는 식물이 자라는데 필요한 빛보다 강한 빛, 높은 온도, 부족한 영양분, 곰팡이와 같은 유해균 등이 식물이 성장하는 과정을 방해합니다. 이 방해 요소를 제거해주고 자라고 싶은 대로 자라도록 환경을 제공해주는데 자라지 않을 식물이 어디 있겠습니까?

여기에서 기술이라면 식물의 종별로 가장 적합한 성장환경을 찾아내는 것이 되겠죠.


[두 번째 장점은 생육 환경을 조절해 개별 식당 등에서 원하는 형태의 맞춤형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겨자는 광량(光量)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매운맛을 바꿀 수 있다. 그로우잉 언더그라운드는 런던 시내에서 유기농 식자재를 쓰는 식당이나 건강한 먹거리를 원하는 가정으로 재배한 채소를 직접 공급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낸다.]


사실 이 부분이 기존 농업에 대한 보완적 부분으로서 수익성이 가능한 부분입니다.

원리는 앞서 식물의 성장기간을 단축하는 부분에서 언급하고 지금도 언급되고 있는 식물이 자라는 환경에 대한 조절이 포인트입니다.

운동선수 들이 각자의 종목에 맞는 맞춤형 운동을 하는 것과 같이 식물에 특별한 환경을 통해 자극을 주면 그에 맞는 다양한 맛과 향 그리고 성분을 가진 맞춤형 식물을 생산할 수 있는 것입니다.

참고로 제가 관련하여 쓴 글입니다. https://brunch.co.kr/@jupiter/77


기사 내용에 " 답보 상태에 빠진 생산성과 생산량이 오히려 투자를 이끌어"의 내용은 많이 공감합니다.

농수축산업이 발전한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인구의 증가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로 인해 지구의 환경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화학비료와 농약을 이용한 약탈적 농업이 탄생하였고 그로 인한 농업 생산성 증가는 지구 인구의 증가로 인한 식량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해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농업생산성이 1970녀대 이후 계속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인구는 계속 증가하여 2016년 74억 명, 2050년 100억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말입니다.

결국 이런 인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서는 1970년대 이후 제자리걸음을 진행하고 있는 농업생산성을 높이는 새로운 계기가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기사에는 현재 연구되고 있는 다양한 대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만 저도 일반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부분이라  제가 어느 정도 경험이 있는 농업분야만을 한정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기사에서 딕슨 데스포미어 컬럼비아대 명예교수가 1999년 수업 중 처음으로 고안한 수직농장(Vertical Farm)에 대한 언급이 되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식물공장(Plant Factory)와 수직농장(Vertical Farm)을 동일한 개념으로 생각합니다만 조금 다릅니다.

식물공장은 일본에서 처음 개념이 만들어진 것으로 식물의 공장형 생산 즉 '1차 산업의 제조업화'를 추구합니다. 식물을 필요에 따라 계획생산이 가능하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수직농장은 식물을 재배하는 공간을 실내에서 수직으로 층층이 쌓아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하여 인구증가에 따른 식량문제 해결하려는 목적이 있습니다.

연구가 지속되고 산업화되면서  식물공장의 대부분이 기술이 수직농장에 도입되고, 수직농장의 개념이 식물공장에 도입되며 그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많은 분들께서 이 식물공장 또는 수직농장으로 불리는 새로운 농업의 경제성에 대해 궁금해 하지는데 결론부터 이야기드리면 경제성이 있는 경우도 있고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식물공장을 통해 경제성을 확보하는 방법은 몇 가지 있습니다.


1. 투자비용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앞서 언급된 런던의 스타트업 그로우잉 언더그라운드(Growing Underground)와 같이 외부환경과 차단된 공간이 있다면 식물공장을 위해 투자해야 할 일반적인 비용의 40% 정도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부담 없이 사업을 추진할 수 있습니다.

지하공간이 없다면 버려진 건물의 공간을 활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꼭 LED의 사용을 고집하지 않고 식물의 종류나 환경조절 수준에 따라 태양을 활용하는 시설원예 방식을 활용할 수 도 있습니다.


2. 부가가치가 매우 높은 식물을 재배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이나 캐나다의 경우 의료용 대마초를 생산하는 실내농장이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요즘 인삼을 수경 재배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 외 다양한 기능성 식품이나 의약품의 소재로 사용 가능한 부가가치 높은 식물을 재배할 수 있습니다.

앞서 잠시 언급한 맞춤형 채소와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3. 유통을 먼저 확보하고 대량 생산하는 것입니다.

농산물은 생명이 있는 것이라 생산하고 공산품과 같이 일정기간 가치를 보존한 상태로 보관이 불가능합니다.

농산물은 수확 시점부터 계속 그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유통이 먼저 확보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샐러드 프랜차이즈에서 소요되는 야채의 종류와 수요량이 정해지고 그것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계약을 맺고 유통을 확보한다면 기존 농산물과 큰 가격차이를 두지 않고도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 3번째가 장기적으로 기사에서 이야기하는 1차 산업의 제조업화와 유사한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정된 식물의 최적 성장환경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확보한 상태에서 수직농장 개념으로 재배공간을 층층이 쌓으면 동일한 공간에서 수십 배의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투자비의 절감과 효율성 증대를 위해 다품종 소량 생산보다는 소품종 대량생산이 주를 이루게 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물론 이런 생산은 현재는 사막과 같은 극한 환경에서 식량을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곳에서 주로 사용되고 현재의 농업에서는 보조적 개념으로 운영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다만 인구의 증가는 가까운 미래에 이와 같은 농산물의 생산방식이 농업의 또 다른 방법이 될 수 도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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