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시대의 절대 사상 한비자(덕치에서 법치로)_윤찬원편_살림
상앙의 상군서에서 바로 한비자로 왔다면 단순히 법가의 사상을 집대성한 내용만을 살피는 것으로 끝날 수 있었던 것이 좋은 분들의 도움으로 노자와 장자를 거치고 오면서 한비자를 조금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노자의 도덕경과 장자를 읽으며 한비자를 생각하며 읽었기에 도덕경의 이런 내용을 한비자는 이렇게 받아 들 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것들을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이 있어 좋았던 시간이었습니다.
사실 법이라면 문외한인 제가 한비자가 법치의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법의 객관성'의 근거를 [노자]에서 도출하려고 하였다는 말은 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다만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법이라는 것은 세상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만들어지고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과 [노자]의 무위자연 즉 자연스러움에 연결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이것은 노자와 장자를 먼저 읽지 않았다면 이해하고 생각하지 못할 것이었습니다.
저는 상앙의 상군서를 읽은 후 한비자 역시 동일한 부류로 생각하여 한비자 이후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읽을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마키아벨리즘을 지향했던 사람은 상앙이고 한비자는 상앙과 신도, 신불해와 같은 법가 사상의 다양한 견해를 법이라는 큰 개념에 종합 정리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한비자를 지은 한비는 스승인 순자를 따라 인간을 본질적으로 실리 지향적인 동물로 파악하였습니다.
한비자는 이해득실만을 따질 뿐 도덕성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인간 본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법가의 중요한 세, 술, 법 3개 파를 하나의 사상으로 체계화하였습니다.
세는 세력 또는 권위를 말하고, 법은 법제를 말하고, 술은 일을 처리하고 사람을 다루는 방법 또는 치국 책을 말하는 것입니다.
다시 정리하면 법은 넓은 의미에서 사회 정치적 제도, 곧 법을 말하고, 술은 신하, 백성들로 하여금 법을 시행케 하고 준수하게 하는 군주의 통치기술 또는 방법을 의미합니다. 법이 일체의 제도를, 술이 통치기술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세는 법을 시행할 수 있는 권력기반 그 자체 통치권을 의미합니다.
한비는 군주일인에게 막강한 권력을 부여하는 법치를 강조하였는데 그 과정에 법의 객관성 즉 법시행의 객관성을 매우 중시하였습니다.
한비는 이 법 시행의 객관성의 근거를 노자의 도에 제시하였다.
사실 이로 인해 개인의 도덕성을 중시하는 유가와 법가는 상호 비판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도가의 핵심 개념인 무위는 한비자에서는 한편으로 군주의 주관적 판단을 배제한 객관적 도에 근거한 행위를, 다른 한편으로는 군주의 통치기술을 의미하였다.
즉 군주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법이 자연스럽게 시행되도록 하는 것을 무위로 본 것이다. 군주가 나라안 구성원의 능력을 파악하여 적합한 일을 부여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지우고 각자 맡은 일의 성패에 따라 상벌을 내림으로써 군주는 아무것도 하지 않지만 자연스럽게 통치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한비는 법치의 완성은 곧 도의 실현으로 여겨 노자의 도덕적 이상과 법치의 이상을 일치하는 것으로 보았다.
한비의 한비자는 10만 여자로 이루어진 방대한 내용이라 모든 내용이 시책에 들어 있지 않아 살펴보지는 못했지만 전반적인 내용은 매우 실용적인 내용으로 앞서 읽은 노자나 장자에 비해 이해하기도 많이 어렵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