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민(勇敏)의 호를 지어주며
내 몸과 같이 사랑하는(親親) 아들(子) 재현(宰賢)이의 나이가 이제 스물이 되었습니다.
이제 누구나 인정하는 어른이 된 것입니다.
재현이가 태어나고 이제까지 키우며 아버지로서 아이를 바르게 키웠는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건강하고 현명하게 자라주어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제 어른이 된 아들에게 아버지로서 아들이 앞으로 살아갈 시간 동안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말을 담아 아들의 호를 짓습니다.
재현(宰賢)이는 어린 시절부터 부단한 노력으로 좋은 대학에 진학하여 부모를 기쁘게 하였습니다. 또한 효를 잊지 않아 매일 바쁜 와중에도 부모에게 안부를 물어 부모를 기쁘게 하는 바른 청년입니다.
재현(宰賢)이라는 이름에서 재(宰)는 다스리다, 주관하다는 뜻으로 취하고, 현(賢)은 현명(賢明)하다는 뜻으로 취하여 였습니다.
현명(賢明)하게 다스린다는 것은 스스로를 다스릴 수도 있고(修身), 현명(賢明)하게 일(事)을 주관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어른이 된 아들 재현(宰賢)이가 이름과 같이 현명(賢明)하게 스스로를 다스리고(修身), 모든 일(事)을 주도적으로 할 수 있기를 바라는 아버지의 마음을 담아 용(勇)과 민(敏) 두 글자를 취하여 그 뜻을 전하고자 합니다.
논어(論語) 자한(子罕) 편 24에 " 사람을 볼 줄 아는 사람(知子)은 흔들림이 없고(不惑), 어진 사람(仁子)은 근심하지 않고(不憂) , 용기를 가진 사람(勇子)은 두려워하지 않는다(不懼)" 했습니다.
(子曰 知者不惑 仁者不憂 勇者不懼 : 자왈 지자 불혹 인자불우 용자 불구 )
논어(論語) 헌문(憲問) 편 30에도 "군자(君子)의 길에는 세 가지가 있는데 나는 그 어느 것에도 능하지 못하니 어진 사람(仁子)은 근심하지 않고(不憂), 사람을 볼 줄 아는 사람(知子)은 흔들림이 없고(不惑), 용기를 가진 사람(勇子)은 두려워하지 않는다(不懼)"고 했습니다.
(子曰 君子道者三, 我無能焉: 仁者不憂, 知者不惑, 勇者不懼. 자왈 군자 도자 삼, 아무 능언: 인자불우, 지자 불혹, 용자 불구. )
현명(賢明)하게 스스로를 다스리고(修身), 모든 일(事)을 주도적으로 앞서서 하는 사람은 오늘날 군자(君子)라 할 수 있습니다.
어른으로서 재현(宰賢)이가 세상의 첫걸음을 걸으며 모든 일에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용기를 가진 사람(勇子)이 되기를 바라며 용(勇) 한자를 취하였습니다.
저는 재현(宰賢)이에게 어린 시절부터 두 가지를 이야기했습니다.
하나는 스스로 후회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스스로 후회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은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다하여 정성스럽게 일을 한다는 의미로 충(忠)입니다.
또 하나는 말(言)을 한 것은 항시 행동(行)으로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말(言)과 행동(行) 일치하는 것은 믿음(信)을 얻을 있습니다.
이러한 정성스러움(忠)과 믿음(信)이 외면적으로 드러나는 모습이 있습니다.
논어(論語) 이인(里仁) 편 20에 " 군자(君子)는 말을 어눌하게 하려고 애쓰고, 행동은 민첩(敏) 해야 한다."라고 했습니다.
(子曰 君子欲訥於言而敏於行 : 자왈 군자욕눌어언이민어행)
말을 어눌하게 하려고 애쓴다는 것은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는 것이며 행동(行)이 전제되지 않는 말은 가려서 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말(言)을 했다면 행동(行)은 민첩(敏)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민첩(敏)은 단순히 빨리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기서 민첩(敏)은 일(事)을 함에 있어서 신속하고 정확하게 잘한다는 것입니다.
어른으로서 재현(宰賢)이가 일을 하며 자신에게 맡겨진 모든 일을 정성스러움(忠)과 믿음(信)으로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리하기를 바라며 민(敏) 한자를 취하였습니다.
용(勇)과 민(敏)은 아무 관련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재현(宰賢)이라는 이름(名)과 같이 현명(賢明)하게 스스로를 다스리고(修身), 모든 일(事)을 주도적으로 앞서서 하는 사람 즉 군자(君子)가 되기 위한 힘찬 첫걸음의 마음가짐이며 행동지침입니다.
바라건대 아들 재현이는 한순간도 용민(勇敏)의 한 자 한 자에 담긴 뜻을 잊지 말아 본인의 이름에 담긴 군자의 뜻을 이루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