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에서 토마토를 키우면

하와이에서 토마토를 키우면 토마토 잎과 줄기로 정글이 되는 이유

하와이 빅아일랜드 힐로에 계시는 분들과 국내의 대규모 유리온실 업체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대규모 유리온실 업체 관계자분이 하와이 호놀룰루에 진행하려고 했던 대규모 토마토 농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 대규모 토마토 온실의 사례 : 네덜란드]

그분 이야기로 여러 가지 이유로 실제로 착공되지는 못했다고 했지만 힐로에서 오신 분들에게 아주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하와이의 날씨가 연중 거의 일정한 따스한 기온과 많은 일사량으로 토마토를 재배하기에 아주 좋은 환경이라는 것이 모두의 생각이었습니다.

그때 제가 하와이 분들께  " 세계의 수많은 농업 선진국에서 하와이의 좋은 조건을 알면서도 하와이에 진출하지 않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연중 거의 일정한 따스한 기온이 토마토를 재배하기에 불리할 수 있습니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이 이야기만 하고 일정이 바빠 나중에 힐로 지역의 구체적인 날씨정보를 받아 토마토 재배 가능성을 검토해주기로 하고 더 이상 이야기를 드리지 못했습니다.

오늘 문득 생각이 나서 이 이야기에 간단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토마토와 같은 식물에 열매가 열린다는 것은 사람이 아이를 가지는 것과 같습니다.

사람이 성장하며 정자와 난자를 생성하여 후대를 만들 수 있게 되는 것과 같이 토마토 역시 어느 정도 성장하면 화아(자라서 꽃이 될 눈)가 분화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 꽃이 수정되면 토마토 열매가 되는 것입니다. 결국 이 하아(자리서 꽃이 될 눈)가 많이 분화되어야 토마토가 많이 열립니다.

보통 토마토는 싹이 난 후 본잎이 8∼9매 나올 때 생장점에서 화아(자라서 꽃이 될 눈)가 분화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토마토는 식물체 내에 영양분이 축적되면 화아를 형성합니다.

토마토는 광이 강하고 저온일 때 충분한 양분을 흡수하면 꽃눈 분화가 촉진됩니다. 

반대로 상대적으로 광이 약하고 온도가 높으면 흡수하는 양분이 적어지고 식물체가 성장만 하는 영양생장이 촉진됩니다.

구체적으로 정리하면 토마토는 식물체의 정상적인 생장과 발달 그리고 과실 착과에 적합한 낮 온도의 범위는 21∼29.5°C이고, 밤 온도의 범위는 15.5∼21°C입니다.

화아분화의 경우 보통 자엽 전개 후 7∼10일간 야간온도 10°C 정도에 처하면 제1화 방은 6∼8절에서 출현하지만 야간온도를 20∼25°C로 조절하면 10∼12절에서 출현합니다. 즉 야간 기온이 높을수록 화아분화의 출현이 늦어지고 그만큼 열매가 열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와이 연중 평균기온]

이것을 하와이 상황에 적용해서 보면 하와이 30년 평균으로 최저기온이 18.9°C(2월)~ 23.9°C(8월)로 토마토의 야간온도 범위(21°C)를  벗어나는 경우가 7개월이나 될 정도로 고온을 형성합니다.

이렇게 되면 화아분화의 출현이 끊임없이 늦어지고 식물체만 성장하는 영양생장이 계속 이어지게 됩니다.

즉  원하는 토마토 열매는 거의 열리지 않고 토마토 줄기잎만 무성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돈 들여서 온실 짓고 토마토 키우는 의미가 없죠.

정리해보면 토마토는 고온에서는 생육이 빠르고 꽃눈분화 및 개화기가 촉진되지만 꽃 수가 적고 꽃이 작습니다. 그러나 저온에서는 생육이 지연되어 초장이 짧으나 잎이 크고 꽃눈분화 및 개화기는 늦지만 개화 수가 많고 꽃이 큽니다. 이 때문에 고온에서는 비교적 토마토의 크기가 작게 되고 저온에서는 자실 수가 많고 토마토의 크기가 큽니다. 주야의 온도 교차(일교차)가 있는 것이 착과 비대(과일의 크기가 커지는 것)가 잘 이루어져 과실 생산에 알 맞습니다.

그런데 하와이는 주야간의 온도가 연중 고온을 유지하고 온도 교차(일교차)가 크지 않습니다.

결국 하와에서 재배를 한다면 토마토의 수확량도 아주 작고 그 크기도 작아 상품성이 없게 될 것이 예상된다는 것입니다.  토마토 줄기와 잎이 무성한 정글이 만들어지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