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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종문 Mar 14. 2021

인팜(InFarm)에서 대형재배센터를 만든 이유

인팜(Infarm)의 한계를 극복하고 성장하는 방법

최근 인팜(Infarm)이라는 스마트팜 스타트업이 클라우드 기반의 새로운 대형재배센터(IGC : Infarm Growing Center)를 소식이 국내에 소개되었습니다.

인팜은 독일 베를린에 소재한 스마트팜 스타트업으로 작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많은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가 주춤할 때 성공적으로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하여 총 누적 투자금이 3억 달러(약 3천억 원)에 이를 정도로  동일분야에 선두적인 업체입니다.

인팜의 기본적인 모델은 독일의 대표적인 슈퍼마켓 체인 에데카(Edeka)의 채소 및 과일 코너나 큐모가 큰 레스토랑, 카페와 같은 곳에 식물을 재배할 수 있는 실내 재배장치(실내 수직농장)를 설치하여 슈퍼마켓이나 레스토랑, 카페 등에서 판매되는 신선채소를  한 곳에서 재배와 판매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에 있습니다.

인팜은 일반적인 농업이 식물을 재배하는 곳에서 재배와 수확을 하고 포장해서 물류를 통해 슈퍼마켓이나 레스토랑, 카페 등으로 이동되어 판매되는 것과 달리 인팜은 수요가 있는 슈퍼마켓이나 레스토랑, 카페 등에서 바로 재배해서 공급하기 때문에 중간에 유통과 물류가 필요 없다는 것을 가장 큰 강점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인팜의 모델은 현대 일반 농업생산시스템이 지구 환경에 지대한 부담을 준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인팜은 농장에서 소비자까지 전달되는 중간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통물류로 인한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을 줄이고 농산물의  폐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요가 있는 도시의 슈퍼마켓이나 레스토랑, 카페 등에 실내 재배장치(실내 수직농장)를 도입해왔습니다.


[그림 1] Layla -Restaurant에 설치된 인팜의 농장( 출처 : https://www.dokbab.com/startup/2020/01/06/2663)


[그림 2] 에데카(Edeka) 슈퍼마켓에 설치된 인팜의 농장 (출처 http://www.vogue.co.kr/2019/08/17/%EC%B1%84%EC%86%8C%EB%A5%BC-%ED%82%A4%EC%9A%B0%EB%8A%94-%EC%8A%88%ED%8D%BC%EB%A7%88%EC%BC%93/)


이런 인팜에서 새로운 대형재배센터를 설립하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요?

인팜이 이야기한 대형재배센터는 바닥면적 25제곱미터에  가로 10미터, 높이 18미터 공간 내에 식물을 재배하는 수십 개의 재배 모듈(modular farming units)이 들어 있는 형태로, 건설에 딱 6주가 소요되고, 일반적인 농경지 10,000제곱미터에 해당하는 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림 3] 인팜 대형재배센터(출처 : https://techneedle.com/archives/41177?fbclid=IwAR2pxA5DW1JqnOzbLWnNNxrWvuBR7ynOgIbX-BFmdTtJbXPYHllMtI3ywG0)

이 대형재배센터가 어떤 구조를 가지고 어떤 방식으로 재배하는지는 여기서 언급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클라우드 기반이라는 말과 같이 인팜의 대형재배센터나 재배장치가 서로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재배 관련 데이터를 공유하고 생산량, 품질 및 영양가 개선을 목표로 최적의 재배 레시피를 끊임없이 만들어 간다는 것도 여기서 언급할 부분이 아닌 것 같습니다.

여기서 관심을 가질 것은 전 세계 10여 개국 30여 도시에 수천 개의 상점에 실내 재배장치(실내 수직농장)를 설치한 인팜에 왜 대형재배센터를 만드는가 하는 것입니다.

18m 높이의 대형재배센터의 규격을 보면 모듈로 6주라는 단기간에 구축이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결국 그동안 해온 인팜의 모델과 같이 슈퍼마켓이나 레스토랑, 카페 등의 실내에 설치가 어려운데 말입니다.

결국 인팜의 대형재배센터 규모라면 별도로 외부에 부지를 마련해서 건축을 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저는 그 이유를 인팜이 슈퍼마켓이나 레스토랑, 카페 등에 설치한 식물재배장치가 생산하는 식물의 량으로는 인테리어 역할을 할 수 있어도 인팜이 이야기하는 것과 같이 도시 소비자에게 적극적으로 신선채소를 공급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림 1]과 [그림 2]를 보아도 직관적으로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인팜과 비슷한 시도는 국내에도 있었다.

2013년에  창업한 인팜보다 빠른 2010년 롯데마트 서울역점에 인팜과 유사한 모델로 국내 식물공장 장비업체중 가장 오래된 인성테크에서 실내재 장치로 식물을 재배하고 식물을 판매하는 시도를 했다.


[그림 4] 2010년 롯데마트 서울역점에 설치된 인성테크 식물공장 (출처 : https://techneedle.com/archives/41177?fbclid=IwAR2pxA5DW1JqnOzbLWnNNxrWvuBR7ynOgIbX-BFmdTtJbXPYHllMtI3ywG0)

여러 가지 이유로 현재는 운영하고 있지 않습니다만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이곳에서 재배된 식물이 도시 소바자의 수요량을 따라가지 어렵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육묘까지 하면 6주~7주 동안 재배하면 하루나 이틀이면 다 판매되고 나머지 기간은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볼 뿐 판매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결국 인팜도 비슷한 문제에 봉착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림 1]과 [그림 2]의 재배기를 보면 매장에서 판매할 수 있는 량으로는 너무 적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생산량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다른 곳에 대량생산을 할 수 있는 곳을 만들어 슈퍼마켓이나 레스토랑, 카페 등에 설치된 재배장치에 계속 공급하는 방식입니다.

우리가 횟집에 가면 수족관에 계속 물고기가 보충되는 것과 같은 모델이죠.

인팜도 앞서 언급한 롯데마트의 시도와 비슷한 한계를 확인했거나 기존 모델의 확장을 위해 도심 내 대량생산을 할 수 있는 시설이 필요했고 이것이 클라우드 기반의 새로운 대형재배센터(IGC : Infarm Growing Center)의 개발로 이어진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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