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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종문 Sep 27. 2022

식량안보 스마트팜과 푸드테크에서 길을 찾다.(3)

스마트팜의 구분과 역사, 현황

스마트팜의 구분 ]

스마트팜은 말 그대로 똑똑한 농장이다. 농장이 똑똑하다는 것은 농부가 시키는 것을 알아서 잘하고 나중에는 농부가 시키지 않더라도 스스로 알아서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팜이 똑똑 해질 수 있는 비결은 사람의 오감과 같은 감각기관 역할을 하는 IoT센서와 사람의 팔과 다리 역할을 하는 제어장치 그리고 머리 역할을 하는 컴퓨터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여기에 인공지능이 포함되어 사람이 따로 지시를 하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판단하고 관리하는 스마트팜까지 등장하고 있다.

스마트팜 하면 보통 유리온실만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겠지만 스마트팜의 범위는 그 보다 많이 광범위하다. 팜(Farm) 즉 농장이라는 것이 단순히 유리온실도 있지만 돼지, 소, 닭 등을 키우는 축산농장도 있고, 물고기를 키우는 수산농장도 있고, 유리온실이 아니라 노지에서 농산물을 키우는 것도 농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모든 농장에서 앞서 언급한 IoT센서, 제어장치, 컴퓨터를 연결해 농장을 똑똑하게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스마트팜은 스마트축산, 스마트수산이 있고 농산물을 키우는 스마트팜은 노지와 실내 스마트팜으로 나눌 수 있다. 실내 스마트팜은 우리가 알고 있는 온실 스마트팜과 밀폐형스마트팜(식물공장)이 있다. 온실 스마트팜과 밀폐형스마트팜(식물공장)의 차이는 일반적으로 볼 때 식물성장에 필요한 빛을 태양광으로 쓰느냐 인공광으로 쓰느냐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정의하기에 따라 밀폐된 환경에서 태양광을 쓰는 밀폐형스마트팜(식물공장)도 있다. 현재는 온실 스마트팜이나 밀폐형스마트팜(식물공장)으로 완전히 분리하기 보다는 환경조절과 경제성을 고려해서 상호 필요한 것을 보완하는 방식을 사용하기도 한다. 온실 스마트팜의 경우 오래전부터 태양광이 부족할 때 인공광을 보조광으로 사용해왔다.

이상기후에 가장 완벽하게 대응이 가능하고 우리가 필요한 농산물을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생산할 수 있는 스마트팜은 앞서 언급한 스마트팜중 밀폐형 스마트팜(식물공장)이다.

사실 농산물 생산에서 온실 스마트팜과 밀폐형 스마트팜(식물공장)은 서로 겹치는 부분이 많다. 밀폐형 스마트팜(식물공장)이라는 것은 재배작물을 통제된 시설 내에서 빛,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농도, 배양액 등의 환경조건을 ICT기술로 인공적으로 제어해 계절이나 장소에 관계없이 연속 생산하는 시스템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런 밀폐형 스마트팜(식물공장)은  전통농업에 비해 물소비량을 95% 줄이고, 생산량을 몇십배 높이는 등의 정점을 가지고 있다.      



밀폐형 스마트팜(식물공장)의 역사]

스마트팜의 구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스마트팜이라는 용어가 다양하게 정의될 수 있기 때문에 그 역사를 확인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다만 예측할 수 없는 이상기후속에서 안정적으로 농산물을 계획 생산할 수 있는 스마트팜은 밀폐형 스마트팜(식물공장)이고 이것의 발전 흐름은 찾아 볼 수 있다.

식물공장(植物工場 : Plant Factory)이라는 용어는 일본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이 대부분의 정설이고 그 개념은 자연환경에서 벗어나 실내에서 자연환경을 통제하여 식물을 재배하는 것이었다. 실내농장은 그동안 자연환경에 그대로 노출된 상태로 재배하는 노지농업의 반대개념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래서 식물공장과 실내농장은 거의 같은 개념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일본에서 식물공장이라는 단어는 1957년 덴마크의 크리스텐센(Christensen)농장이 실내에서 컨베이어 시스템을 통해 작물을 운반하고 고압나트륨램프를 보조조명을 활용해서 새싹 채소의 대량 생산하는 것을 보고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후 이러한 식물공장 방식은 네덜란드, 벨기에, 오스트리아 등으로 확산되었다.  1960년대 초 오스트리아의 루스나(Ruthner)사는 입체 상하 이동 방식으로 상추와 토마토를 재배했다. 1970년대 미국의 제너랄 일렉트릭사(General Electric), 제너랄 밀즈사(General Mills), 제너랄 푸드사(General Food)에서 태양광 대신 고압나트륨 램프, 온도와 습도를 항온항습장치로 관리하는 완전 제어형 식물공장 생산시스템을 개발하였으나 채산성 결여로 중단되었다. 1980년대 어그리시스템사, 어그로노틱사 등은 자동화된 대형의 태양광 병용형 식물공장 생산시스템을 실용화하였다. 일본에서는 1974년 히타치제작소의 중앙연구소에서 식물공장에 관한 연구를 착수한 후, 1985년 츠쿠바 과학박람회에 식물공장 생산시스템을 전시하였다. 이를 계기로 식물공장 생산시스템 연구개발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다.

 일본은 1992년부터 시설 채소 생산고도화 사업을 통해 식물공장 생산시스템의 설치에 대한 보조금을 지원하여 현재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식물공장 업체가 일본에서 운영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0년 이후 농촌진흥청, 서울대학교, 전북대학교 등에서 연구가 시작되어 진행되었으나 2000년대 후반 인성테크(주), KAST엔지니어링, ㈜애그로닉스 등이 상업적 목적의 식물공장을 연구하기 시작하며 본격화 되었다.


[스마트팜의 발전과 국내외현황]

현재 국내에서 밀폐형 스마트팜(식물공장)이라는 키워드로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명확히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기업들은 아직은 찾기가 어렵다. 다만 몇몇 기업에서 가능성을 보이며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간단하게 몇 개의 기업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현재 가장 큰 규모의 실내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팜에이트(Farm8)로 샐러드 유통으로 이미 유통을 확보하고 있는 상태라 손익분기점 이상의 성과를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두 번째는 국내에서 식물공장이라는 이름으로 실내농장의 개념이 도입되기 시작한 초기부터 사업자로 참여한 인성테크가 있다. 인성테크는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식물공장을 완성하기 위해 개별 부품들을 양산이 가능하도록 금형으로 만들고, 일반적인 자재들은 범용적인 자재를 사용해 시설비용을 낮추기 위한 끊임없이 노력을 해오고 있으며 상당한 성과를 얻고 있다. 마지막은 농업에 관심을 가진 청년들이 창업하여 성장하고 있는 엔씽이 있다. 엔씽은 농업에 관심을 가진 청년들이 모여 2014년 창업한 이후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발전하고 있는 기업으로 현재 40ft 컨테이너형태의 모듈형 스마트팜을 개발해 설치 운영하고 있으며 아부다비 등 중동지역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경기도 이천에 소재한 대형 유통기업의 물류센터 옆에 대규모 모듈형 스마트팜을 설치해 운영을 시작했다. 언급한 기업외에 알가팜텍, 만나CEA, GCL팜, 원에이커팜 등의 기업들이 있고 2022년 현재 많은 기업에서 관심을 가지고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일본은 2020년 기준으로 밀폐형 스마트팜(식물공장) 수가 386개라고 한다. 초기에 시설설치에 필요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확대정책으로 그 숫자가 빠르게 증가했다. 다만 판로 개척을 고려하지 않은 빠른 확장으로 인해 많은 곳이 이익을 내지 못하고 망하거나 철거한 사례가 있었다.

최근에는 기술의 발전과 규모화를 통해 일정 수준의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 가능해 졌다고 한다. 일본이 오래전부터 밀폐형 스마트팜(식물공장)에 주목한 이유는 낮은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부분이 있고 이것은 우리나라 역시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대만은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 2번째로 많은 밀폐형 스마트팜(식물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협회를 중심으로 보급 확장하고 있다고 한다. 대만의 LED 기술을 기반으로 재배기술과 결합되어 발전하고 있으며, 시민 홍보를 통한 밀폐형 스마트팜(식물공장)에 대한 인식이 매우 좋다고 한다.

 미국과 유럽은 LED를 이용한 베이비리프, 셀러드채소, 새싹순, 식물유래 백신 등을 생산하는 법인이 운영중이다. 높은 신선채소가격을 기반으로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으며 초기비용 지원을 위한 투자사 또는 클라우드 펀딩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에어로팜(AeroFarms)과 플렌티(Plent) 등이 있다.

 에어로팜(AeroFarms)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밀폐형 스마트팜(식물공장) 업체중 하나로 다른 해외기업에 비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에어로팜(AeroFarms)은 초기에 폐공장을 개조해서 세계 최대 규모(연면적 6,400m2)의 수직농장을 설치했다. 

플렌티(Plent)는 소프트뱅크와 제프 베조스 아마존 회장, 에릭 슈미트 전 알파벳 회장(구글 지주회사)가 2억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유명해진 회사이다. 2018년 중국에 300개의 수직농장을 짓겠다고 해서 회제가 되었다. 그 외 컨테이너팜 업체인 프레이트팜(FreightFarm), 스퀘어루츠(Square Roots) 등이 있고, 영국의 그로잉언드그라운드(Growing Underground), 독일의 인팜(InFarm)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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