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성 지음, 스마트북스
[어떻게 읽을 것인가.]
제목 그대로 독서법에 대한 책입니다.
제목을 보고 사실 나는 이렇게 읽어서 1년에 몇 권을 읽었다와 같은 내용일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예상은 Prologue에서 처음부터 깨졌습니다.
Prologue에 제가 여러 가지 독서법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생각을 그대로 써놓았더군요.
[ 대부분의 독서법 책들은 '나는 이렇게 독서를 해서 효과를 보았다. 역사적 위인과 여타 유명한 사람도 이렇게 독서를 하더라. 그러니 당신들도 이렇게 하면 좋을 것이다.'라는 식의 내용이 많았다. 그런데 여기에는 중요한 한 가지가 빠져 있다. 저자 자신(혹은 유명인)에게 효과가 있었던 방법이 책을 읽는 독자 대부분에게도 좋다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어느 베스트셀러는'(저자가 이야기한 방법대로) 인문 고전을 열심히 읽으면 세상을 바꿀 인물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세상을 바꾸었던 위대한 인물들은 모두 인문 고전을 읽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밥을 하루에 세 끼식 먹으면 세상을 바꿀 인물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세상을 바꿨던 위대한 인물들은 모두 밥을 하루에 세 끼씩 먹었기 때문이다.'라는 주장과 뭐가 다르다는 말인가? ]
특히 밥 이야기는 제가 항시 마음에 답답함을 느끼고 있던 부분을 정확히 표현한 것이어서 이 책에 대해 새로운 생각을 가지고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에서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은 뇌는 변화한다는 것입니다.
[뇌의 가소성]이라는 단어로 요약되는 이 주장은 인간의 뇌는 문자로 이루어진 책을 읽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론에서 시작합니다.
이러한 뇌에 꾸준히 자극을 가함으로써 뇌를 독서를 잘할 수 있는 뇌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중심 생각인 것 같습니다.
가소성이라는 것이 외부의 힘에 의해 형태가 변한 물체가 외부의 힘이 없어져도 원래의 형태로 돌아오지 않는 물질의 성질을 이야기합니다. 결국 [뇌의 가소성]이라는 것은 독서라는 외부의 힘에 의해 뇌 속에 구조가 바뀌고 이것은 한번 변하면 원래대로 돌아 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책의 순서대로 보면 독서의 발전단계로 볼 수 도 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먼저 스스로 한계를 짓지 않고 독서를 결심하는 독아(나를 읽다)를 합니다.
다음 계독(계통적인 독서)과 같은 다양한 방법으로 다독(많이 읽다)을 합니다.
많이 읽으면서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남독(다양하게 읽다)을 합니다.
그리고 천천히 (만독 : 느리게 읽다) 자신 만의 관점을 가지고( 관독 : 관점을 갖고 읽다) 독서를 합니다.
그동안 읽었던 책중에 특별한 것들을 다시 읽고(재독 : 다시 읽다), 쓰면서 읽고( 필독 : 쓰면서 읽다), 소리 내어 (낭독 : 소리 내어 읽다) 읽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읽었던 책들을 천천히 생각하고 고민하며 머릿속에서 읽습니다(엄독 : 책을 덮으며 읽다).
책을 덮으며 읽는 엄독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걸으며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저도 실천하고 있는 습관으로 특히 숲길을 천천히 걸으며 그동안 읽은 책의 내용을 떠올리거나 고민을 생각해보면 생각의 꼬리가 이어지며 나중에는 상쾌함까지 느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으며 작가의 생각에 공감했던 글 몇 개를 옮겨 봅니다.
[ '나를 한계 짓지 말자. 한 걸음 한 걸음 노력하다 보면 내가 결코 할 수 없다고 여겼던 일 중에도 할 수 있는 것이 많구나.']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모든 것이 좋아 보인다. 하지만 나는 제노비스 사건을 통해 내가 좋아하는 작가라고 할지라도 틀릴 수 있음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 다양한 책을 읽으며 인식의 우주를 확장할수록 자신의 무지를 깨닫게 되며,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얼마나 보잘것없었는지를 확인한다. 무지의 인식, 곧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알 때 우리는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