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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종문 Feb 04. 2024

스마트팜과 종자개발

스피드육종과 디지털육종

영국의 경제학자였던 토머스 맬서스는 저서 《인구론(1798)》에서 [맬서스 트랩]이라는 사회이론을 주장했습니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식량을 포함한 인간 생활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지원은 1,2,3.. 과 같이 등차급수로 증가하지만 인구는 1,2,4,8.. 과 같이 등비급수로 증가하기 때문에 인구 증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결국 식량과 같은 기본적으로 필요한 자원을 사회 구성원에게 충분히 제공할 수 없는 사태가 온다고 주장이었습니다.

현재 지구의 인구는 2022년에 80억 명을 돌파했고 2050년경에는 100억을 돌파할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맬서스가 이야기한 인구증가에 따른 식량부족과 같은 빈곤 문제가 아직 현실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가 맬서스가 주장한 맬서스 트랩에 아직 빠지지 않은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독일의 화학자 하버와 보슈가 만든 암모니아합성법인 [하버보슈법]으로 대표되는 인공적인 비료생산기술의 발달과 고품질에 생산량이 많은 종자를 만드는 종자개발 즉 육종을 언급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자주 먹은 딸기의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우리가 딸기를 구매하려고 할 때 설향, 죽향, 비타베리, 킹스베리, 금실 등 다양한 이름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이름들이 딸기의 품종을 나타내는 이름입니다.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에 따라 크기, 단맛, 신맛 등을 적절하게 조절해 우리는 입맛에 맞는 딸기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바로 품종개발 즉 육종 때문에 가능합니다.

우리가 앞서 언급한 [맬서스 트랩]에 아직 빠지지 않을 수 있는 이유 중 종자개발이 언급되는 이유는 이렇게 육종을 통해 딸기의 크기, 단맛, 신맛을 조절하는 것과 같이 벼나 밀, 옥수수와 같은 식량작물도 생산량이나 재배기간 등 다양한 특성을 육종을 통해 개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 들어 우리가 주로 먹는 쌀의 경우 오래전 야생벼의 경우는 키가 사람 키만큼 크고 작은 바람에도 쓰러질 만큼 약하고 열매(쌀알)가 아주 작게 달렸습니다. 이것을 육종을 통해 꾸준히 품종을 개발하며 현재의 벼는 키를 작게 하는 대신 쌀알이 많이 달리고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는 품종들이 개발되었습니다.

통일벼라는 품종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이 통일벼라는 품종이 육종 되면서 우리나라는 70년대 당시에 배고픔의 상징처럼 이야기되던 보릿고개를 넘어 쌀자급을 달성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품종을 개발하는 육종 방법은 과학기술의 발전과 함께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육종 방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도입 육종

따로 품종을 개발한다기보다는 간단하게 기후나 풍토가 유사한 다른 나라에서 개발된 품종을 도입하는 것입니다.

1959년 미국에서 도입한 옥수수나 겨울딸기를 재배할 때 일본 품종으로 한국에서 많이 재배된 아키히메 (장희)랑 레드펄 (육보) 같은 것이 있습니다.     


2. 교배 육종

내가 원하는 특성을 각각 가지고 있는 두 가지 이상의 품종을 교배해 내가 원하는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 특성을 가지도록 품종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사실 대부분의 육종방식이 교배육종으로 진행됩니다.

문제는 내가 원하는 특성을 모두 가진 품종은 수년의 반복적인 교배를 하고 그 결과로 나온 것들 중에 내가 원하는 특성을 가진 것을 골라내는 과정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하나의 품종을 만드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3. 형질 전환 육종

형질 전환 육종은 유전자가 발견되고 유전자 분석되며 각각의 유전자의 역할이 밝혀지며 내가 원하는 특성을 만들어주는 유전자를 확인하면서부터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교배육종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내가 원하는 특성을 가지도록 품종을 만들 수 있습니다만 품종 개발을 위해 유전자 재조합을 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문제가 예측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육종방법입니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제초제 내성을 갖는 옥수수나 콩 같은 GMO 작물을 이야기합니다.   

  

4. 디지털 육종

간단히 이야기하면 내가 원하는 특성(표현형)을 나타내는 유전자의 배열 순서(유전형)를 찾아내고  이것을 교배해 내가 원하는 특성이 모두 포함한 품종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교배육종과 비슷해 보이지만 교배육종은 교배를 하고 확률에 의해서 내가 원하는 특성이 모두 포함된 품종이 나타날 때까지 반복하기 때문에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지만, 디지털육종은 내가 원하는 특성을 나타내는 유전자의 배열순서(유전형)를 먼저 확인하고 그것만 선택해서 교배하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특성(표현형)을 모두 포함한 품종이 나타날 확률이 교배육종에 비해 매우 높습니다.

예를 들어 그동안 6~8년 걸리던 호박의 새 품종 개발을 3년 이하로 줄일 수 있었던 것도 이 디지털육종 기술을 적용한 결과입니다.

이런 육종(breeding) 기술은 변화하는 기후와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보다 정밀하고 신속한 개발을 위해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스마트팜 특히 인공광을 활용해 실내에서 정밀환경제어를 통해 식물을 재배하는 수직농장의 경우는 그 재배특성에 맞는 새로운 품종의 개발이 필요합니다.

또 인공광을 활용해 실내에서 정밀환경제어를 통해 1년 365일 계속 반복재배할 수 있다는 특성은 육종에 있어서 품종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좋은 특성입니다.

이 특성을 활용한 것이 스피드육종(Speed Breeding)입니다.     


[그림]에서 보시는 것은 국제미작연구소(IRRI)에서 1년 내내 실내에서 벼를 반복적으로 재배해서 1년에 4~5번 벼를 생산할 수 있는  벼에 대한 스피드육종 방법인 SpeedFlower입니다.


https://www.isaaa.org/kc/cropbiotechupdate/article/default.asp?ID=20586&fbclid=IwAR3_jCaeGubm8g6B5d93Bum11vg__MHKeZTqhEqGlS8ugc8HmM7eaLSLS8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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