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_22_원전으로 읽는 그리스 신화

아폴로도로스 지음 천병희 옮김

by 주종문

456page의 가볍지 않은 책입니다.

읽기는 더 가볍지 않은 책입니다.

오래전 성경을 읽을 때 그 많은 가계도에 이게 왜 필요한가 했는데...

이 책에 신화의 여섯 영웅의 가계도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글로 되어 있는 글자는 읽었는데 오래전부터 드문드문 읽었던 그리스 신화로 생소하지는 않은 이야기였지만 이 책만의 내용이라 할만한 것이 기억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유재원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알게 되었습니다.

원전으로읽는 그리스신화[유재원교수].jpg

[ 비블리오 테케

: 오래전부터 전해 오는 신화들을 여러 책에서 뽑아 정리, 분류해 놓은 소백과 사전적 안내서]


내가 읽은 아폴로도로스의 [원전으로 읽는 그리스 신화]의 원래 제목이 [비블리오 테케]로 시작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즉 다른 책을 읽으며 모르거나 미심쩍을 때 찾아보는 사전을 처음부터 끝가지 읽은 것입니다.^^

물론 아예 재미가 없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헤라클레스의 열두 개의 고난은 시중에 나와 있는 책중에 열두 가지 모두가 처음부터 끝까지 나와 있는 것은 처음 본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그리스 신화를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과연 이런 이야기가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그 오랜 시간 전에 이런 이야기 구조를 가졌다는 것은 놀라운 것이지만 현대에 있어서 이만한 이야기가 없는 것도 아니고 신화라는 것이 현대에 있어 어떤 의미를 가질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물론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나 오디세이아와 같은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는 특별함을 가지고 있지만 그리스 신화 전체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 의문이 이 책을 읽고 유재원 교수님의 강의를 들어며 어느 정도 해소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 많이 알려진 신화는 대부분 토마스 불핀치판을 중역한 것입니다.

그런데 유재원 교수님 말씀에 의하면 토마스 불핀치 역시 그리스 신화를 쉽게 요약한 것을 그리스어에서 영어로 번역하였고 이것을 우리나라에서 다시 번역하면서 기존 그리스 신화가 가지고 있는 힘을 읽었다는 것입니다.

확실히 느끼는 것이 그리스어를 직역한 천병희 선생님 번역의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나 오디세이아, 변신 이야기 등을 읽어보면 기존에 읽던 그리스 신화와는 확연히 다른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비블리오 테케로 인해 그리스의 창조적 영감은 고갈되었다고 평가합니다.

구전되던 신화가 호메로스나 헤시오도스의 서사시로 기록되면서 정형화됨으로써 더 이상 시대와 상황에 맞춰 변형되는 유연성을 잃을 때부터 신화의 위기가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신화는 신기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전락했다고 합니다.

비블리오 테케 즉 기존에 전해지는 모든 자료를 수집하고 분류 요약하여 정리하는 일들에 대한 평가 중 일부입니다.

물론 이 평가에 대해 수긍하는 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이 수집되고 정리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지금까지 그리스 신화를 기억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문득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유재원 교수님께서 하신 말씀 중에 [ 신화의 의미는 인간이 자기가 아는 것이 세상의 모든 것이라는 생각을 깨 주는 것이다.]라는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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