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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진 Jan 19. 2022

복숭아나무의 깨달음

이해하고 그대로 사랑하기



 자두나무, 복숭아나무, 블루베리 나무가 있었다.

나무들을 잘 키우기 위해, 해와 비와 바람이 많은 정성을 기울였다.


그런데 어린 복숭아나무는 그저 자신이 스스로 자란다고 생각했다.

자랄수록 복숭아나무에는 달콤한 복숭아가 무럭무럭 열리게 되었다.

달콤한 복숭아가 예쁘고 탐스러운데도 복숭아나무는 백여 개의 예쁜 복숭아보다 한두 개의 무른 복숭아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무른 복숭아로 인해 속상하고 자신을 괴롭혔다.

 

복숭아나무는 자신보다 더 빨갛게 열린 자두나무를 부러워했다.

'나는 왜 저렇게 새빨간 색이 안 되는 거지?'라고 생각하며 자두와 자신을 비교했다.


자두나무는 많은 자두 열매를 맺어, 사람들이 열매를 모두 따서 맛있게 먹는 것에 기뻐했지만

복숭아나무는 '내' 열매를 내주기 싫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옆에 있는 얼마 열리지 않은 블루베리를 귀하게 여기는 것을 보고 시샘했다.

복숭아나무는 키 작은 블루베리 나무를 무시하기도 했는데, 그런 블루베리 나무가 사랑받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힘들었다.


결국 복숭아나무는 누구에게도 열매를 내주지 않고, 가을이 되자 열매가 다 떨어지고 말았다.


한참을 슬퍼한 후에야 복숭아나무는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고, 해와 비와 바람에게 감사하게 되었다.


복숭아나무와 자두나무는 비교대상이 아니며, 다르게 달콤함을 인정했다.

지금은 같은 해와 비를 '함께' 맞으며, 자두나무와 블루베리 나무와 바람을 '함께' 즐긴다.

새빨간 자두와 검붉은 블루베리 열매를 칭찬하면서도, 자신의 복숭아 열매가 사랑스럽고 예쁘다.


복숭아나무가 행복하려면, 내가 우선 복숭아나무임을 알아야 한다.

자꾸 자두나무와 블루베리 나무를 들여다보게 되면 내가 복숭아 나무라는 것을 잊게 된다.

또한 그럴수록 나의 복숭아를 잘 가꾸는 힘을 잃어가게 된다.


두 번째, 내가 복숭아 열매를 맺을 수 있음에 감사해야 한다.

해와 비와 바람과 구름, 토양.. 우주의 큰 힘들과 돌보아주는 손길이 나무를 성장시키고 먹이고 입혔음을 감사하지 않는다면 복숭아나무는 점점 힘을 잃어갈 것이다.

복숭아나무가 진심으로 감사함을 느꼈을 때, 뿌리에서 빨아올린 물은 나무에 생기를 주게 되었고 더 탐스러운 복숭아 열매를 맺게 했다.

 또한 무른 복숭아 몇 개 보다 잘 성장한 복숭아들에 집중하면 더 건강한 복숭아나무가 된다.


세 번째, 큰 도움을 받아 맺은 열매를 세상에 내어주어야 한다.

내어주지 않고 붙잡아 놓은 복숭아 열매는 시간이 지나면 곧 썩게 된다.

하지만 기쁜 마음으로 세상에 내어준 열매는 누군가에겐 기쁨이 되고 피와 살이 된다.

뿐만 아니라 복숭아를 처음 맛본 사람에게는 행복한 경험이 되고, 복숭아를 함께 나누면서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그 행복한 경험과 시간이 누군가에겐 값비싼 돈으로도 바꿀 수 없는 무엇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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