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재작년까지 숙면을 취하는 게 쉽지 않았다. 카페인을 조금이라도 많이 섭취한 날에는 여지없이 잠이 들기 어려웠고, 누워도 깊은 잠을 이루기 힘들었다. 아주 심한 편은 아니었지만 10여 년간 이어진 수면장애에도 나는 커피를 끊을 수가 없었고, 밤에 잠이 안 오는 날이면 이런데도 커피를 끊지 못하는 나 자신이 너무 한심하게 느껴졌다. 식단에서 동물성 식품을 확 줄이고, 마음속에 좋은 것들만 남겨두려고 노력해왔던 무의식의 정화 과정이 많이 진행되었던 작년부터 수면의 질이 크게 향상되었다. 수면장애가 카페인 때문만인 줄 알았는데, 요즘은 나에게 맞는 적정량의 커피를 마시고 있고, 예전에 못 잤던 것까지 다 자는 것 같다. 저녁 9시면 졸려서 버틸 수가 없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9시쯤에 잠자리에 드는데, 요즘은 9-10시간 정도 꿀잠을 잔다.
(예전에 못 잔 잠을 어느 정도 자고 나면 잠이 좀 줄겠지..라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아침에 잠에서 깰 때 오랜 기간 느끼지 못했던 행복감이 정말 크다.
그렇다면 무의식이 완벽하게 정화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왓칭 2>의 저자 김상운 선생님의 말씀을 빌리면, 무의식이 점점 정화되다가 완벽하게 정화되는 순간이 몸의 질병이 낫는 기적의 순간이라고 하셨다. 성경에서도 예수님은 병든 사람을 치유하실 때, 죄를 용서하신다고 말씀하시거나 마귀를 쫓아내신다. 그러면 그 사람의 육체적인 질병이 치유가 된다.
<어린 시절의 상처를 놓아주지 않으면 크고 작은 질병의 뿌리가 된다. - 텍사스대 심리학 과정 페너베이커 교수> - 김상운, 왓칭 2 중에서.
어릴 때의 나는 어떤 사람이나 사물을 볼 때 단점이 많이 보였다. 내가 그러려고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우선, 장점만 보아야 한다는 것 자체를 인지하지 못했다. 그래서 무의식의 정화를 위해 우선은 공부해서 알아야 한다. 지금은 내 입에서 나쁜 말이 나가는 경우가 현저히 줄었고, 무엇을 보든 장점부터 들어오기 때문에 많은 것이 좋게 느껴진다. 부족한 것이 보이더라도, 그 부족한 것이 채워져서 좋아지는 생각을 하려고 한다.
<의지의 힘으로 다이어트를 해서 살을 빼면 다시는 살이 찌지 않을까?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다이어트 전문가로 꼽히는 맥키나(Paul Mckenna) 박사는 이렇게 단언한다.
"거의 모든 문제의 뿌리는 무의식에 깔려 있는 부정적 프로그램이다. 그 프로그램을 바꾸지 않으면 영구적으로 바뀌지 않는다."
프로그램을 바꾸는 방법은? 의지로 무의식에 깔려 있는 부정적 생각을 바꿀 수 있는가?
무의식은 의지보다 백만 배나 더 강하다. 그 속에 가둬 놓고 짓누른다고 부정적 생각이 사라질 리 만무하다.
그보다는 마음의 공간을 넓혀 부정적 생각이 스스로 자유를 찾아 떠나도록 도와주는 게 훨씬 더 현명한 일이다.> - 김상운, 왓칭 2 중에서.
김상운 선생님 말씀에 의하면, 감정은 내가 아니다. 그저 지나가는 구름 같은 것일 뿐.
소꿉장난을 하는 아이들을 생각해보라. 그냥 놀이일 뿐이다.
인간도 마찬가지로 몸이라는 육신을 입고 태어나 100년 정도 연기를 하는 것이라고 비유하셨다.
100년을 놓고 보면 지금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은 잠시 그냥 흘러간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아닌 떠오르는 감정을 마치 나인 양 내 몸안에 억눌러 놓아서 그것이 화를 부르는 것이다.
어떤 감정이 떠오르면 그 감정이 어디에서 왔는지 살펴보고, 꺼내어 인정해준다.
인정해주고 허용해주면 그 감정은 사라진다는 것이 김상운 선생님의 말씀이다.
"내 감정중에 이런 두려움이 있었구나. 나는 사랑받고 싶었구나." 이런 식으로.
인정해준 나의 감정들은 자연스럽게 떠나게 된다. 내 마음의 공간은 실제로는 한계가 없으며 무한히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역으로, 내가 감정을 받아들이고 인정해주었다는 것은 내가 그 감정들을 받아들일 만한 크기로 커졌다는 것을 뜻하기도 할 것이다.
마르틴 파도바니 신부님께서도 억누른 사소한 감정들이 분노를 일으키기 때문에 건강한 마음과 관계를 위해서는 자신의 분노가 어디에서 나오는지 살펴보고 그것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것이 건강하다고 하셨다.
내가 화가 났다는 것을 표현하면 갈등 상황이 생길까 봐 나의 언짢음을 억누르고 또 억누르다 보면 그것이 육체적, 심리적 질병으로 나타나게 되거나 아예 대화가 단절되어 버리는 식으로 인간관계의 단절이 일어나게 된다.
세상에 사랑받길 원하지 않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심지어 반려동물들 조차도 주인의 애정을 더 받기 위해 쟁탈전을 벌이기도 한다.
김상운 선생님은 내가 그동안 잘 이해할 수 없었던 대극의 법칙을 정말 쉽게 설명해주셨는데, 우리가 사랑받고자 하는 마음이 클수록 사랑을 받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도 같이 커지게 된다고 하셨다.
동전의 양면처럼 항상 감정에도 양면이 있다. 내가 아닌 그 감정들을 잘 들여다 보고, 큰 마음으로 인정해주고 사랑해줄 때 치유가 시작된다. 우리 힘으로는 부족한 사랑이 신에게는 넘쳐난다. 그 사랑을 느끼고 사랑을 가져다 무료로 사용하면 된다. 그 사랑은 햇볕, 공기, 자연, 주변 사람들.. 모든 것을 통해 우리에게 오고 있었다는 것을 진실로 느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엄청난 차이가 난다.
오늘 아침 산책을 하면서 맑은 하늘과 따스한 봄 햇살에 무한한 신의 사랑이 담겨있음을 깊이 느끼며 감사했다. (이렇게 좋은 걸 매일 공짜로 받고 살면서 이토록 감사하지 못했다니..)
실제로 우울증 치료제는 처방받는 약이 아니라, 충분한 햇볕과 자연이 주는 놀라운 치유능력과 소중한 사람들과의 깊은 대화일 것이다.
감사하는 사람은 더 큰 것을 받게 되고, 감사하지 못하는 사람은 가진 것 마저 빼앗긴다.
무의식의 정화과정을 통해 마음의 시야가 맑아지면, 자연히 음식에 대한 욕심도 줄어들고 좋은 음식에 끌리게 된다. 다이어트를 목표로 확고히 했다면 좀 더 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
오늘은 지난번 단계에 이어, 내 안에 있는 감정들을 잘 살펴보고 꺼내어 인정해주고 보듬어 준다음 흘려보낸다. 매우 중요하다! 무의식 안의 감정들을 무시한 채 살아왔으면 더 꺼내기 힘들 수도 있다. 천천히 하나씩 올라오는 감정들을 매 순간 잘 느껴보고, 그러기 위해 최대한 외부의 것들은 멀리한다.
또 한 가지, 주변의 어떤 것이 감사한지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