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와 함께 가는 건 이상해 낯선 두려움보다 편안함을 느껴
이 노래는 세부 워크숍에 갔을 때 술을 마시기보다는 밤새 노래를 청음 하자면서 모인 자리에서 알게 되었지
“이 노래를 결혼식 행진곡으로 쓰려고요 “
한 수석님이 이 말과 함께 꺼내든 노래였다.
그 이유를 여쭤보니 가사를 꼭 들어야 한다며 이 노래가 나오는 동안만큼은 아무도 말을 하지 않고 조용히 가사를 짚으며 들었던 그 시간이 기억이 난다.
나는 그때 한 가사가 귀에 꽂혔다
그대와 함께 가는 건, 몰랐던 길을 걷는 건 이상해. 낯선 두려움보다 편안함을 느껴
말이 안 되는데 마음으로 느껴지는 그런 이상한 표현 하나쯤 있지 않나?
수석님이 이 노래를 결혼식에 쓰려는 이유가 나와 같은 감상은 아니었으나 나는 이 표현이 결혼할 사람이 생긴다면 느낄 감정을 표현한 것이라고 느꼈다.
어딘가를 처음 가는데도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 낯설거나 두렵기보다 편안함을 느낀다는 게 아무한테나 드는 감정은 아니니까
그 뒤로 ’결혼은 무슨 의미일까?‘를 깊게 생각한 것 같다.
우리 하루 종일 걷다가 보면
가장 소중한 걸 만나게 되길
우리 하루 종일 걷다가 보면
가장 행복한 걸 만나게 되길
사회초년생의 내가 ’나는 무수한 하이라이트를 치려고 한다‘는 말을 쓴 걸 봤다.
그저 이유도 모르고 마음에 드는 문장을 놓치지 않고 하이라이트를 쳐두고 계속 보면 언젠가 그 이유를 알게 된다는 이유였다.
그러고 보면 요즘은 결혼 이야기가 하이라이트인 것 같다.
이십 대 후반의 모임들은 자꾸만 결혼 이야기를 한다.
결혼, 결혼, 왜 다들 결혼을 하려고 하는 거지?
나는 결혼을 하는 건 쉬운데 ‘잘’하는 게 어려운 것 같다고 생각한다
결혼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에게 결혼은 무슨 의미일까
솔직히 말하면 어릴 땐 결혼 이야기를 하는 게 촌스럽고 가벼워 보인다고 생각했다. 사랑의 결실이 결혼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굳이? 우리 나이에 무슨 결혼을 하겠다는 거야?’ 결혼 정도로 사랑의 결실을 쉽게 퉁치는 것 같은 억울함도 들었다.
관계의 결과는 두 사람이 정하는 것인데 어쩐지 결혼 생각이 확고한 사람을 보면 나는 결혼을 숙제처럼 몇 살 때 해야지, 얼마 모으면 해야지 하면서 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는데 저 사람은 나와 저 시기까지 만난다면 결혼을 하겠다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게 결혼을 해야 하는 이유라면 내가 아닌 누구여도 상관없는 거 아닌가
시간 낭비 하게 하지 말고 보내줘야 하는 걸까
시간은 어떻게 쓴다는 밀도니 깊이니 이런 건 상관없이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아도 그냥 가기도 하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좋아하는 이가 결혼을 원한다면 그 문제에 대해서 나와 상관없다는 식으로 구는 것도 도리는 아니다. 좋아하는 마음의 본류가 그 사람이 원하는 걸 해주고 싶은 거라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원하는 게 결혼이라 니 그때부터 생각을 해보는 거다.
마침 작년이 딱 그랬다.
이전까지의 남자친구들이 결혼 얘기를 해도 좋아하는 마음에 오래가자-를 가장 강력하게 표현한 말 정도로 생각했다면, 작년은 어쩐지 결혼에 대해서 진지하게 대화를 나눌 일이 많았다. 만날 때마다 잡혀서 재테크 강의를 들을 때, 그의 자산에 대해 들을 때 ‘아 이건 현실인 건가’라는 생각을 했다.
진지하게 이야기를 해본 후에야 그동안 촌스럽고 가볍다고 생각했던 결혼에 대해 나 스스로도 삶에 끌어들여와서 생각해봐야 할 주제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이전까지는 내가 진지하게 생각할 건 없다고 생각했다. 근데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한 건 언젠가 이 주제에 내가 끌려가지 않기를 바랐고, 또 적당히 생각해서 섣부르게 결론 내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심플했다
여전히 나는 사랑의 결실이 결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본질인 것 같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가지는 결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없다.
결혼하면 경력단절된다, 애 낳으면 커리어 끝이다-
그런 건 모든 순간에 그러는 게 아니라 함께 하면서 오히려 인생의 재미나 의미가 추가되면서 내가 원하는 걸 더 잘 되게 만들 사람이 있지 않을까?
어떤 사람이랑은 결혼해서 함께 하게 되니 이 사람과 저녁 먹으면서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서로 일도 잘하게 되고, 배려하면서 서로의 커리어 성장을 진심으로 응원해 주고 그런 것 말이다.
같은 일도 누구랑 하느냐에 따라 다른 것처럼, 일 자체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되고 이런 문제가 결혼으로 함께하는 데에도 적용될 수 있는 거 아닐까
겨울에 추우면 부츠 신고, 여름에 더우면 쿨링템 하나 들이면 든든하고 좋지 않나
그런 것처럼 결혼 자체에 집중하지 말고 함께 하면 좋을 사람, 오래 이야기할 사람을 만나면 놓치지 않고 확신을 주고 싶다 정도로 마무리한 것 같다
근데 작년에는 스스로 확신을 가질 그 신호를 모르겠다며 적어두었는데, 올해에 들어서야 마치 ‘우리 여행’의 가사 한 줄처럼 그 기준들이 생겼다.
1. 나 오빠랑 이야기하려고 결혼했나 봐!
나는 딱 이효리가 이상순한테 말하는 정도가 좋은 것 같다.
“나 오빠랑 얘기하려고 결혼했나봐!”
내가 기억하는 걸 이 사람하고 나누고 싶고, 이 사람이 나의 순간을 기억해 주면 좋겠는 그런 멋진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그냥 이야기를 해야겠다가 아니라 이야기가 풀어지는 최종몹 같은 존재
이 글 참 좋지 않나?
“오래도록 이야기할 사람을 만난 것을 축하해요”
나도 이 글을 본 이후로 결혼 소식을 들을 때마다 쓰는 말이다.
그러고 보면 이상하게 “결혼 축하해요”는 기시감이 느껴진다.
생각해 보면 결혼은 그냥 둘의 일이고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게 어느 순간에나 좋을 수는 없는데 그걸 축하하는 게 참 재밌는 일이다.
한 사람이 결혼을 통해 뭘 얻었나 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안 좋은 일마저도 풀어가며 오래도록 이야기할 사람 아닐까?
혹은 안 좋은 이야기라도 그저 들어줄 사람, 아니 이야기해도 되는 사람
좋을 때 좋은 거보다 안 좋을 때 그게 안 되는 사람들이 결국 헤어지더라
2. 편안한 것
4월 달에 군산에서 만난 분이 쓴 블로그 글을 보다가 눈에 걸리는 게 있었다.
맞아 술을 마시면서 이런 얘기를 했었는데 누군가의 글에서 보니 지금의 내게 사랑이 어떤 것인지를 새삼 깨닫는다.
생각해 보면 나는 누군가를 좋아하기 시작하면 늘
‘큰일났다 할 거 많은데…’
와 같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좋아하는 마음이 커지기 시작하는 건 그런 마음이 큰일이 아니라는 편안함에서 왔다.
일이 커지지 않아서 마음이 커지다니
이 사람이 있어서 내가 다시 돌아올 곳이 있구나 하는 것이 늘 나를 더 좋은 곳으로 이끌어줬다.
좋은 순간을 많이 함께 한다면,
그게 좋다는 걸 증명하거나 호들갑 떨지 않고 서로 편하게 좋아할 수 있다면 그게 사랑으로 가는 시간인 것 같다.
그러고 보면 나 꼭 안는 거 내 생각보다 더 많이 좋아하나 보다.
아마 내가 누군가와 결혼한다면 프러포즈 멘트는 아래 글에서 말하는 것과 같을 것 같다
“내가 요즘 너 덕분에 잘 자 앞으로도 이렇게 계속 재워줘 맨날 같이 자자 “
같이 자는 순간에 뒤돌아 자도 편하고, 꼬옥 안고 자도 편한 그런 것, 사랑은 많은 어둠 속에서 시간을 함께 보낸 것에서도 쌓이는 것 같기도 하다
집에 들어와서의 시간이 나에게는 정말 중요하다.
같이 잘 먹고, 잘 자고, 편안하게 해주는 거
집에 와서 더 기운 빠지고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면 나는 그만 기절하고 말았어요
그러고 보면 믿을만한 사람이 옆에 있으면 마음에 희망감이 생긴다.
믿음과 신뢰를 주고받는 사이는 늘 더 좋은 기대를 공유할 수 있는 것 같아
예를 들면
‘내가 오늘 제로 콜라 사서 집에 오면 저 사람은 맛있는 과자 사 오겠지’
‘내가 소주 사 오면 회 사오겄지’
‘같이 산책 가자 운동 가자 하면 같이 가주겠지’
이런 것도 좋은 기대가 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그러고 소화 잘 되고 등 따시면 잘 자는 거지 뭐
우리 여기에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될 때까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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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여행
사랑은 표지만 보고 골리서 한 권의 책을 읽어내는 거라고 한다.
그러고 보면 표지도 안 끌리는 책이 있고, 표지만 보고 미친듯이 끌려서 사 왔는데 읽지는 않고 책장에 몇 년째 꽂혀 있는 책이 있고, 분기별로 들고나가 너덜너덜해진 책도 있다.
책과도 운명이 있다고 생각이 드는데, 서점에서 생각 없이 집어 들었는데 ’뭔지 몰랐는데 내게 필요한 것‘이 거짓말처럼 있어서 선택하는 책도 있다.
나는 책 앞에 꼭 방독록을 써두는데 어느 순간엔 또 그 방독록을 보러 가기도 하는 그런 책이 된다.
그런 책은 내가 할머니가 되어서도 읽겠다는 생각을 한다.
책을 보는 시간은 내가 어딘가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경의선 숲길이든 카페든 어디에 자리를 잡아야만 한다. 책만큼 내게 좋은 공간과 시간을 요구하는 것이 있던가
좋은 책 한 권 다 읽으면 마음에서 뭔가가 차오르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러고 자리에서 일어날 때는 모르던 거 하나를 알게 되어서 무언가가 그리 두렵지 않게 되는 거, 혹은 무언가를 시작하고 싶어 지거나 세상이 밝게 보인다.
믿을만한 게 있으면 마음에 희망감이 생긴다는 건, 좋은 책 하나가 내게 있으면 세상을 이해하고 나아갈 수 있는 거랑 비슷한 거 아닐까
누군가 덕분에 열심히 살고, 누군가 덕분에 마음 놓고 게으른 거 이 두 개가 공존할 수도 있다.
잘 사는 건 한 방향이 아니라는 걸 알려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좋은 사랑을 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3. 나 빨간 드레스 입을래
사실 위에 저렇게 썼지만 요즘 만남 자리에서 결혼에 대해 물어보면 구구절절 말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한마디만 한다.
“난 빨간 드레스 입고 결혼식 한다고 했을 때 이야 좋다 하는 사람이랑 결혼할 건데?”
그럼 다들 “? 너 뭐라는?“ 이라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 표정이 재밌어서 저렇게 대답하는 것도 있다.
그냥 단순하게 말하면 내가 생각했을 때 나는 하얀 드레스보다 빨간 드레스가 더 잘 어울릴 것 같다.
그냥 내가 “난 빨간 드레스가 예쁘잖아”라고 하면 “그렇지 넌 그게 더 어울리긴 할 것 같다” 하며 결혼식을 꾸릴 수 있는 사람
검은 머리 파뿌리 어쩌고 하는 지킬 수 있을지도 그렇다고 표현이 와닿지도 않는 주례니 축사니 이런 거 없이 서로 “주말에는 쓰러져 있는 걸 좋아해서 아침밥은 같이 못 먹어도 저녁밥은 같이 먹을게요“ 같이 진짜 지킬 수 있는 거나 선언하고 지키면서 살아가겠다 정도의 다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솔직히 파뿌리 흰머리 나기 전에 한 명이 대머리 될지 어떻게 알까
그리고 사실 사회정서상 빨간 드레스 은근히 받아주기 힘들 것 같아서 이 정도씩이나 받아준다면 그걸로 됐다
그리고 어바웃타임 빨간 드레스가 꽤 예쁘다
똑같은 길을 몇 번이나 헤매도
자꾸 웃음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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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여행
그런 기억들이 있다.
한 순간이라도 누군가 앞에서 투명해질 수 있었던 기억, 그리고 그걸 그저 바라봐주고 온전히 받아들여 주는 기억
남들은 왜 웃을 일 아니라고, 기억에 남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우리는 웃기고 기억에 남는 그런 거
그런 기억 하나만 있다면 오래 사랑하게 되는 것 같다
비가 와도 남주인공이 다시 과거로 돌아가 최고의 결혼식을 만드니 어쩌니 뭐니 하는 것 없이 웃으면서 나아가는 이 결혼식 장면이 예쁘다.
비가 와도 최고의 결혼식이 될 수 있고, 모든 것이 완벽하지 않아도 최고의 하루가 될 수 있다
앞으로 인생에서도 비가 올 날은 많을 텐데 그때마다 웃을 수 있다면 얼마나 자유로울까
4. 오염된 상태로 책임지긴 싫어
어느 책에 아주 오래 전의 내가 써둔 말이다.
원래 하고 싶은 것보다 하기 싫은 게 더 강한 힘을 발휘할 때가 있다.
적어도 오염된 상태로 관계를 책임지긴 싫다.
결혼해야 할 것 같아서 한다거나, 이러면 결혼하기로 해서 한다거나 그러면 얼마나 나에게 힘들까?
상대방에게도 못할 짓이다.
생각해 보면 관계가 오염되는 시작은 응답이 없을 때였던 것 같다.
누가 예전에 ‘혼잣말하게 만드는 사람과 함께하지 말아요‘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응답하고 응답할 수 있는 준비가 갖춰진 사람과만 함께할 수 있는 것 같다.
결국 1번의 문제로 돌아가는 것 같다.
오래도록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
그게 좋은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사람
나도 나랑 모든 이야기를 하기는 아프고 부끄럽고 어려울 때가 있는데, 누군가와 그 이야기를 한다는 얼마나 어려운 일이려나?
그러고 보면 나도 이야기를 잘하는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럼 나도 어느 때 누군가에게는 관계를 오염시키는 사람이었겠지
작년의 어느 날은 그런 나를 보고 한 선배님이,
“은아 그렇게 혼자만 생각하고 있으면 상대방은 몰라
근데 안 좋은 말이라도 오늘 말하면 언젠가 둘 사이엔 애틋함이 생겨“
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제야 그 애틋함이 와닿는다.
더 좋은 상황을 선택하려, 더 좋은 말을 고르려 시간을 썼지만 그런 게 결국 좋은 상황도 말도 남기지 못했다.
알고 보면 그런 종류의 것은 내 마음에 솔직한 것도 아니었다. 나를 생각했으나 내 마음을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는 뜻이다.
사랑은 상대의 어떤 것을 보고 좋아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게 이니라 상대의 안 좋은 점, 약점을 봤는데도 애틋해 보일 때 시작한다고 한다.
동의한다.
그러니 사람들은 역으로 누군가가 나를 사랑해 주길 바라는 거겠지
좋은 걸 좋아해 주는 사람은 많으니까
낯선 사람들
우리도 여기 풍경처럼 멈춰 보면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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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여행
사랑은 매일이 같은 게 아니란다. 방치와 숙성은 다르다고 한다. 사랑은 그대로 두면서 오래가는 게 아니라 매일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란다.
매일 내가 먹을 식탁의 음식을 만들듯이 말이다. 그저 만들어두고 냉장고에 넣어두는 건 방치라고 한다.
나는 어릴 땐 자연스러운 걸 지향하고 좋아했는데,
이제는 ‘선택’ 했기에 책임지는 것의 아름다움을 알아가는 것 같기도 하다.
세부에 핀 진짜 꽃은 결국 우리 집까지 가져오지 못한 것처럼 자연스러운 것들은 사실 생각보다 오래가지 못한다
그대와 함께 가는 것 몰랐던 길을 걷는 것 이상해
낯선 두려움보단 편안함을 느껴
그대와 함께 가는 것 같은 방향을 찾는 것 이렇게
별빛처럼 소중하게 작은 빛이 선명하게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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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여행
그러고 보면 사랑은 결국 보는 것 같다.
처음은 그 사람이 보이고, 그래서 자세히 들여보다가, 점점 그 사람의 시선이 향하는 곳을 보는 것
더 많은 것을 같이 보려고 결국엔 같이 걷기로 마음을 먹는 것
군산에서 유정님이 소란의 ‘너를 보네‘를 소개해주면서 이것의 영어 제목을 알려줬다.
그건 바로 ’falling in love‘
누군가를 본다는 건, 누군가를 봄으로 내가 볼 수 있는 게 많아지면 그게 사랑이란다. 사실 그냥 보는 게 아니라 그 보는 것들이 ‘그냥’으로 보이지 않을 때, 마음에 들기 시작할 때가 사랑인 것 같다
누가 또 얼마 전에 소란 노래를 들으면 사랑할 줄 아는 사람 같아서 기분이 좋아진 댔다.
나만 알고 싶다도 듣고, 너를 공부해도 듣고, 우리, 여행도 듣고 너를 보네도 들어야겠다.
어쩌면 사랑이란 게 누군가의 시선을 나만 알고 싶은 이기심; 누군가를 바라보고 배워보고 싶은 그런 마음을 동반하는 것 같다.
아직 누군가와 제대로 함께 물리적으로도 하루 종일 함께 있는 여행을 떠나본 적이 없는데 언젠가 나도 누군가와 여행도 떠나겠지
그러고 나서 얼마 전에 결혼식 노래를 작사한다면? 을 주제로 이야기했는데 나는 이렇게 쓰기로 했다.
“각자의 세상을 만들고 서로의 세상으로 여행 왔던 우리는, 앞으로는 어디를 가던 같이 갈 거야 “
사실 글로 적기에는 오글거리지만 오글거린다고 말하지 않기로 했다.
그럼 함께 그날 즐겁게 함께 이야기한 사람들이 뭐가 되겠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저 가사가 좋다.
아 근데 이러니 저러니 해도
내 꿈을 이뤄줄 수 있는 사람이면 바로 결혼도장 찍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