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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리 Apr 03. 2022

<뒤에 올 여성들에게>를 읽고

지금 읽고 있는 책 <뒤에 올 여성들에게>에서 기억해 두고 싶은 구절을 옮겨 본다.

(옆에서 9살 첫째 딸이 책을 들어 주어서 타자를 옮겨 치는 데 수월했다. 내 타자 실력에 감탄하고 있는 귀여운 딸. 히히! 고마워 우리 딸~!) 



351쪽

무급 노동은 가족에게 엄청난 가치가 있다. 내가 이 사실을 처음 이해한 것은 10대 시절이다. 애니 할머니가 도와주지 못하자 그 자리를 채우느라 엄마와 아빠가 집에서 일하는 시간을 얼마나 늘려야 하는지 봤기 때문이다. 나의 가사 노동과 육아 경험 역시 내 관점에 영향을 끼쳤다. 언제나 유급 보육 서비스를 이용했고 그때쯤엔 집 안 청소에 도움을 받는 데 돈을 좀 더 쓸 수 있었지만 여전히 아이들을 키우고 가사를 돌보고 가족에게 여가 활동을 제공하기 위해(식사 초대를 하고, 표를 사고, 여행 계획을 짜는 등) 엄청나게 많은 일을 했다.


352쪽

PHT, 남편 뒷바라지 Putting Hubby Through

두 사람은 남편의 커리어에 따라 몇 차례나 이사했고, 아내는 돈 받는 일을 그만두고 남편과 아이들을 돌보고 집안일을 했다. 아내는 이사할 때마다 집을 사고파는 일을 맡았고, 가족이 새 동네에 안착할 수 있도록 했다.


354쪽

나는 증인석에서 경제학자들이 주부/아내/어머니의 노동 가치를 산정할 때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증언했다. 하나는 시장 대체 산출법으로 다른 사람을 고용해서 해당 노동을 하도록 할 때 얼마나 들지 계산하는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기회비용 산출법으로 주부, 아내, 어머니가 집에서 일하느라 놓친 소득이 얼마인지 계산하는 방식이다. 나는 두 방법이 어째서 심각한 결함이 있는지 말하고, 내가 대신 도출한 방법을 설명했다.

내가 제안한 방법은 인적 자본 이론과 결혼의 동업 관계 이론에 기초한다. 두 배우자는 결혼에 서로 다른 경제적 투자를 했다. 남편이 소득을 올리는 동안 아내는 비시장성 노동을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결혼 생활 내내 두 가지 다른 경제적 공헌의 과실을 똑같이 누렸다. 헤어지는 시점에 부부는 아내의 공헌을 전부 써버렸지만 남편의 공헌은 상당 부분이 자산 형태로 남았다. 부부가 동업 관계였기에 아내는 그 자산 절반을 가질 자격이 있다. 그 반대를 증명하는 법적 문서가 없다면 50대 50 동업 관계라고 가정하는 게 정당하다.

나는 사업에 비유했다. 두 사람이 동업해 사업체를 꾸렸고 한 명은 생산에, 다른 한 명은 마케팅에 전문성이 있었다고 가정하자. 그 사업을 쪼갤 때 남은 자산이 생산 전문성과 마케팅 전문성에서 각각 얼마나 왔는지 따지지 않을 것이다. 그 반대를 증명하는 계약서가 없다면 두 사람은 50대 50 동업 관계라고 가정할 테고, 남은 자산은 똑같이 분할될 것이다.


390쪽

힘겨운 커리어, 아이와 가족을 모두 건사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모두 엄청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모두 누리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가족과 힘겨운 커리어에 함께 헌신한다면 양쪽 다 성공하는 것은 가능하다. 단기적으로 여가 활동을 거의 포기해야 할 수도 있고, 두 사람 다 출장이 잦은 일을 한다면 '세 번째 부모'를 고용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성공할 수 있다. 핵심은 서로 헌신하는 것이다. 각자 상대의 커리어가 핵심이라는 데 동의해야 하며 모두 상당한 시간과 에너지를 가족에게 쏟아야 한다.

두 명의 고된 커리어와 가족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고 애쓰며 시간이 얼마나 없는지 처음 실감할 때 사람들은 '시간을 아끼는 법'을 배우는 게 비법이라고 흔히 생각한다. 하지만 외부에 맡기는 것을 포함해 각종 시간 절약이 필수적이라도, 끊임없이 효율적인 방법을 사용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삶의 만족을 방해하기도 한다. 시간을 쓰는 방법은 살아가는 방법이다. 시간을 아끼는 데 끊임없이 초점을 맞추면 단순한 즐거움을 시야에서 놓치고 만다. 개인 생활이나 직업에서 압박의 한복판에 있다 보면 대개 삶의 기쁨에 초점을 맞추기 어렵지만 언제나 노력할 가치가 있다.

두 명의 혹독한 커리어와 가족을 함께 꾸리려면 두 사람이 세심히 우선순위를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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