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치킨 비밀 레시피
지난 일요일, 우리집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프랑스 친구 네 명을 초대해서 같이 양념치킨 요리교실을 열었다. 이제까지 먹어본 프랑스 친구들이 감탄을 해서 이번에는 방법을 아예 가르쳐 주기로 했다. 같이 먹지는 않았고 요리만 같이 했다! 우리집 식구만 5명이고, 다들 어린애들 키우는 부모라서 요리만 해서 포장해서 각자 집에 가서 먹기로 했다.
약속된 오전 11시가 되자 다들 닭고기 보따리를 싸들고 우리 집에 모였다. 튀김을 하는만큼 머리부터 발끝까지 장갑, 모자, 앞치마까지 장착을 했다. 혹시라도 뜨거운 기름 때문에 큰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안전을 최우선으로 챙겼다. 잊지 말자. 우리가 있는 이 곳은 프랑스! 병원이 없는 곳이다. 다치면 그냥 끝이다!
한국에서 가져온 스뎅곰솥에 기름을 넉넉히 붓고 가스불을 댕겼다. 기름은 너무 많이 넣을 필요는 없고 고기가 잠길 정도 높이면 된다. 기름이 달궈지는 동안에 닭가슴살을 한입 크기로 자른 후에 소금, 후추간 해서, 튀김옷을 입혔다. 튀김옷은 거창하지 않다. 여기는 한국처럼 튀김가루나 치킨가루 이런 게 없다. 튀김 자체를 먹지 않고, 프랑스는 모든 재료를 거의 오븐에서 구워먹기 때문에 그렇다.
그래서 프랑스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가장 저렴한 재료 중에서 한국에서 먹던 맛과 가장 가까운 걸로 연구를 몇달동안 해 봤다. 간한 닭고기에 계란 조금 풀어넣고, 그 위에 감자퓨레가루를 뿌려 살살 주물럭 한 후에 튀겨보니 맛이 좋았다! 빵가루보다 감자퓨레가루가 양념이 더 잘 묻고, 한국에서 어릴 적 먹던 말랑말랑한 양념치킨 그 맛에 가깝다. 게다가 감자퓨레가 더 싸다! 우리는 5식구고 대용량이기 때문에 가격이 상당히 중요하다!(가난한 흥부네 가족 현실)
기름이 적당히 달궈지면 튀김옷 입힌 닭고기를 손에 라텍스장갑(없으면 비닐장갑-우리는 이것도 빨아서 다시 쓴다. 구멍날 때까지!)을 끼고 달궈진 기름에 하나씩 살살 넣는다. 절대 퐁당퐁당 넣으면 안된다. 퐁당퐁당 넣으면 기름이 온데 튀면서 얼굴에 곰보 자국이 생긴다(내 얼굴에도 영광의 상처 몇 개 있음~ 으앙..). 최대한 기름에 가깝게 가서 살짝이 놓는다는 느낌으로 기름에 넣어야 한다. 넣다보면 튀김끼리 엉겨붙기도 하는데 일단은 그냥 둔다.
조금 시간이 흐르면 뜰채로 살짝 건져본다. 엉겨붙어 있는 것들은 뜰채 위에서 집게로 톡톡 분리를 시켜준다. 그리고 다시 기름에 슬며시 밀어 넣는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절대 퐁당 넣으면 안된다!
몇분을 튀겨야 되냐고 묻는데 대중이 없다. 튀김기계도 아니고 집에서 막 쓰는 스뎅 곰솥이고, 가정용 가스렌지를 쓰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튀김 온도도 모른다. 중간에 한번씩 건져보고 노릇노릇하게 우리가 먹는 후라이드 치킨처럼 생겼으면 건져내면 된다. 다 익었는지 알아보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하나 건져서 가위로 반 잘라서 먹어보면 된다. 너무 많이 익히면 딱딱해서 먹기 힘드니 너무 오랫동안 튀기지는 말자.
뜰채로 건져서 기름망에 올려두고 기름을 뺀다. 다시 통에 넣고 "마법의 양념 소스"를 넉넉히 뿌려 양손에 주걱을 쥐고 닭강정 장인 포스로 촥촥 섞어본다. 그 위에 깨를 뿌리면 완성!
마법의 양념 소스는 우리 남편하고 지난 6개월동안 온갖 시행착오를 거쳐서 만든 거다. 남편이 절대 공짜로 알려주지 말라고 신신당부했지만 우리 구독자에게만 특별히 알려주려 한다. ㅎㅎ 어떻게 만드냐면 고추장, 케찹, 설탕, 물엿, 마늘다진것, 물 넣고 졸이면 된다! 마늘을 많이 넣으면 넣을수록 맛이 있다. 마늘 까기가 괴로워서 그렇지. 비율은 입맛에 맞게 적당히 섞으면 된다.
이상 일주일에 두번은 해먹는 양념치킨 비밀 레시피를 마친다. (항상 마무리가 어려움... ㅜㅜ 저만 그런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