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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의 첫걸음

학기 초 통합학급적응기간 운영

by 한결

2월은 학기 시작을 앞두고 누구나 바쁘고 복잡한 시기입니다. 설렘과 기대, 동시에 부담과 두려움이 뒤섞여 몸과 마음이 분주하지요.

(저는 이번 주 월요일,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위염이 격렬하게 찾아와 병원까지 다녀왔다는 TMI를 남겨봅니다.^^;)


그렇다면, 통합교사와의 협력은 언제부터 시작될까요? 유아가 통합학급에 들어서는 순간부터일까요?

저는 협력의 시작을 "통합학급 적응기간"을 계획하고, 이를 통합교사들과 논의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2월은 정신없이 바쁘기 때문에, 공식적인 협의회를 열어 논의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통합교사 입장에서도 "특수 유아가 반에 들어온다"는 사실이 궁금하면서도, 쉽게 물어보기 어려운 부분이 많은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올해 ‘2025학년도 통합학급 적응기간 운영계획’을 3월이 시작되기 전, 2월에 먼저 기안했습니다. 그리고 3월에 필요한

- 통합학급에서의 적응 기간 필요성
- 특수교사와 통합교사의 역할
- 유아의 특수학급 진단검사 일정등을 설명하며 협력의 첫걸음을 내디뎠어요.


이러한 적응 기간에 대한 논의는 꼭 정해진 협의회 자리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닙니다.
점심시간, 차 마시는 시간, 짧은 틈새 시간을 활용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요.

물론, 공식적인 통합교육협의회를 진행할 수 있다면 가장 이상적입니다. 하지만 모든 유치원에서 이를 원활하게 운영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혹시 "그 당연한 걸 왜 올해만 그렇게 했다고 강조하지?"라고 생각하는 분도 계시겠지요?

예전에는 통합교사들이 통합학급 적응기간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2월 말에 통합교육계획을 작성할 때, 이 기간을 통합교육계획 속에 끼워 넣어 결재를 받아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다 보니, 개별화교육계획(IEP)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상태에서 통합교육계획이 급하게 완성되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통합교육에 대한 소통없이 시작되는 통합교육은 아무리 친했던 동료 교사라도 통합교사와 특수교사로 만났을 때 관계가 어려워지는 경험도 있었습니다.
첫 단추가 모든 것을 결정하지는 않지만, 서로 신뢰를 쌓는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올해는 달라지기 위해,

이번에는 2월에 "통합학급 적응기간 운영계획"을 먼저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유아의 개별 특성을 고려한 개별화교육계획(IEP)과 통합교육계획을 3월 말에 수립하는 방식으로 바꿔보려 합니다.

협력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지요. 서로의 노력이 없다면 이루어지기 어려운 과정입니다.
그래서 저는 통합교사들도 자연스럽게 협력할 수 있도록, 먼저 다가가 보려 합니다.

- 특수교육대상 유아에 대한 자료 제공
- 통합교사의 최소 역할 및 체크리스트 공유
- 통합교사가 바라는 특수교사의 역할 정리 등

뻔하지만 서로에게 필요한 부분을 작은 소통의 씨앗으로 심는다면,
이 씨앗이 자라서 아이들을 위한 진정한 통합교육으로 이어질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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