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에서 야생화로 유명한 곳이 있다. 바로 압해도에 있는 분재공원이다.
송공산 자락에 있는 분재공원은 야생화에 관심 있는 이라면 한 번쯤은 찾는 곳이다. 송공산 자락이 야생화로 더 유명하지만 시간이 없는 이라면 분재공원만 찾아도 좋다. 마치 이름만으로는 분재만 있는 것처럼 생각할 수 있으나 실제 백미는 습지식물 자생지이다. 이 습지에는 150종이 넘는 식물이 있다. 그 중 가을철에 볼 수 있는 것을 물매화, 용담 등이다.
아는 이들이 다녀온 사진을 올렸기에 가을이 더 가기 전에 분재공원을 꼭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벼르던 길이라 신안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가볍다. 그래도 몇 번 찾다 보면 길이 눈에 들어오기 마련이다.
신안서포터즈가 된 후 신안에 대해 더 많이 관심이 가는 게 사실이다. 분재공원의 또 다른 자랑거리는 애기동백길이다. 아직은 시기가 일러 피지 않았지만 이후 동백꽃이 필 무렵이면 장관을 이룰 게 분명하다.
나는 우선 습지 자생지부터 찾았다. 다행히 길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가는 도중에 만난 연못이 인상적이었다. 습지 자생지는 언뜻 보기에도 상당한 규모의 크기였다. 우선 내 눈을 사로잡은 건 물매화였다. 황매산에서 보았던 물매화가 거기 있었다. 그것도 무더기로 피어 있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그런데 의외로 다른 사람들은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지나쳐서 동백꽃길로 가버린다. 아마 마른 풀밖에 보이지 않는 곳이라 그냥 스쳐지나가는 느낌이었다. 꽃을 보고도 한 번 예쁜 꽃이네 하고 휙 지나간다. 그것도 한두 명이 아니라 대부분이었다. 아, 여기 꽃이 이렇게 아름답게 피어있는 데 사람들은 그걸 모른다. 심지어 붉은 열매를 달고 있는 남천과는 사진을 찍을 생각을 하면서도 여기 핀 꽃들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물매화와 함께 내 눈을 사로잡은 건 용담이었다. 최근 용담은 몇 차례 보았다. 황매산에서도 보았고 장수 방화동 계곡에서도 용담을 만났다. 보라색으로 은은하게 빛을 발하는 용담을 볼 때면 다른 꽃과는 느낌이 다르다. 마치 다른 세상에 있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만큼 용담의 꽃색은 신비로운 느낌까지 준다.
우리가 사는 일이 매번 그렇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모르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작년까지만 해도 나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식물을 공부하는 일이 생각처럼 쉽지는 않지만 일단 시작을 하면 재미가 쏠쏠하다. 그동안 모르고 있던 것들이라 더 그럴 수 있다. 이번에 신안에서 만난 물매화만 하더라도 산청 황매산에서 보지 않았더라면 이름을 모르고 지낼 뻔했다. 개인적으로는 황매산 물매화보다 신안 물매화가 더 매력적으로 보였다.
그건 아마도 계절 때문이었을 것이다. 으레 가을이면 대부분 식물이 잎을 떨군다. 남아 있는 게 거의 없다. 그러다 보니 이렇게 만나는 꽃에 더 눈길이 가는 것이다. 게다가 무리를 지어 피어 있는 물매화는 정갈한 이미지와 함께 보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아는 이에게 사진을 보냈더니 당장 자신의 핸드폰 배경사진으로 써야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동백
분재공원은 볼거리도 제법 많다. 겨울이면 분재공원에서는 애기동백축제가 열린다. 수많은 동백꽃들이 피면 그 광경이 대단할 것인지. 길이 미로같지만 중간 중간에 현재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표지가 있었다. 다행히도 애기동백꽃길 중간중간에는 휴식을 취할 공간이 제법 있었다. 12월에는 느긋하게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내서 분재공원을 찾는 것도 좋겠다.
이동
천사대교 - 압해도 분재공원
개장시간(매주 월요일 휴무)
하절기 09:00~18:00
동절기 09:00~17:00
입장료
성인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