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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들 Jul 25. 2023

돌로미티 연서1

돌로미티 연서          

나는 지금 사진 한 장을 보고 있다.

가파른 능선으로 꿈결처럼 사람들이 걸어가고 있고, 길을 따라가다 보면 거대한 암벽으로 둘러싸인 산이 보인다. 10여 분 넘게 이 사진을 보고 있노라니 수많은 이야기가 떠오른다.


                                                                                                                                 

보는 것만으로도 사람을 압도하는 그런 사진이 있다. 대개 그런 사진은 사람들의 눈길을 잡아끄는 힘이 있다. 이번에 돌로미티 출사에서 찍었다는 사진은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나에게 수많은 말을 건넨다. 이를 눈앞에서 직접 보는 일은 얼마나 벅찬 감격이었겠는가. 그 앞에 선 자만이 그 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돌로미티는 산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한 번쯤 탐을 낼 만한 매력적인 공간임에 틀림없다. 늘 그렇듯이 동경하는 이는 많지만 이를 실행에 옮기는 이는 많지 않다. 돌로미티가 여행사가 패키지(물론 패키지 상품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로 선호하는 곳이 아니다 보니 원한다고 아무나 갈 수 있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접근이 어려운 만큼 짝사랑은 커진다. 그런 점에서 돌로미티는 트레킹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언젠가는 가야 할 버킷리스트이자 혼자 짝사랑을 하기에 딱 적당한 곳이다.      


바라보기만 해도 압도당하는 산이 있고 반면에 친근하게 느껴지는 산이 있다. 돌이켜보면 나 역시 적지 않은 산을 다녀왔다. 지리산, 덕유산, 설악산, 한라산, 백두산을 비롯해서 얼마 전에 다녀온 홋카이도의 대설산, 베트남의 판시판, 스위스의 알프스, 히말라야의 푼힐, 운남의 옥룡설산, 태산, 황산 등이 그렇다. 등산을 좋아하는 이들이 무릎이 망가지는 것을 알면서도 쉽게 산을 떠나지 못하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    


 

이탈리아에서 산행을 해보지는 못했지만 스위스의 느낌과 상당히 다르다는 것만은 확실히 느낄 수가 있었다. 그동안 몇 차례 강의에서 스위스 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기에 예전부터 돌로미티에 대해 궁금증이 일었다. 그러는 차에 카페에 돌로미티 여행 공지가 떴다. 마음은 이미 돌로미티에 가 있었으나 하필 그때 나는 홋카이도에 있었어야 했다. 일정을 조절해서 참여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으나 그것 외에도 아직 끝나지 않은 일이 있었기 때문에 다음 기회로 미뤄야만 했다.      


오늘 돌로미티 강의를 듣다 보니 그때 갔다 온 사람들이 얼마나 복 받은 사람들이었는가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아마도 돌로미티를 다녀온 사람들은 많을 것이다. 얼마 전에도 아는 이가 3주간 돌로미티를 포함한 코스로 다녀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대개는 패키지여행이 아닌 마음에 맞는 이들끼리 팀을 짜거나 이미 구성된 팀에 섞여서 다녀왔을 것이다. 그렇게라도 돌로미티를 만났다는 자체가 특별한 경험이고 혜택 받은 축복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우쓰라님이 소개해 준 몇 가지 코스를 보면서 과연 이 코스를 제대로 짤 수 있는 사람이 대한민국에 몇이나 될까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그나저나 언젠가 돌로미티로 갈 수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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