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내려오는 길에 이모님이 먼 길로 떠나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평생을 고향에서 사시다 잠깐 떠난 후로 다시 돌아오신다.
글 몇 자로 안타까운 마음을 대신한다.
날은 참 좋네
덥지도 춥지도 않고
아들 딸 손자 손녀도 힘들지 않고
가는 길 마지막으로
보러 오는 이들도 마음 가볍도록
하늘은 눈부시네
누구라도 한 번 오면
가야 하는 길
가고 싶다고
더 있고 싶다고 해서
내 마음대로 택하지 못하는 그런 길
지난 생 돌아보면
자식들 세상에서 지 할 일 하고
그만하면 우애도 좋고
나도 적지 않게 여기서 잘 지냈으니
이만하면 나쁘지 않았네
그러니 나 보러 온 이도
그리워하는 이도
참 고맙고 고마워
마지막 가는 날에도 마음이 편하네
한평생, 잘 쉬었다 가네
남은 이들의 마음도 허전할 것이다.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을 터지만 막상 닥치면 또 다를 것이다.
가만가만 그 마음을 따라가 본다.
그리움이 깊어지면
이만큼이나 닮을까요?
평생을 같이 지내왔지만
이제 이 땅 어디에도 계시지 않는다니
도무지 믿어지지 않습니다
오늘따라 시간은 더디 가고
날은 무척이나 좋았습니다
말은 하지 않으셨지만
하늘 마실 길 나서기 참 좋은 날이라고
미리 생각하셨을까요?
마음으로는 어느 정도 준비했지만
막상 닥치고 보니
아직도 남의 일처럼
실감 나지 않습니다
부족함 많은 제게
어머니로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이 계셔서 든든했습니다
제가 사는 세상이
당신 덕분에 늘 따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