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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들 Jul 17. 2024

마음에 댓글 달기

평소에도 느끼는 점이지만 우리는 표현에 인색하다.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카카오톡 단체 톡방만 해도 그렇다. 누군가 글을 올리면 읽은 사람은 많은데, 반응을 보이는 이는 드물다. 글을 올린 사람 입장에서는 다른 사람의 반응이 궁금하기 마련인데, 확인할 방법이 없다 보니 소통이 단절된 느낌이 들 때가 많다.



나 역시 여러 단톡방에 가입되어 있어서 글이 올라와도 내용을 확인만 하고 댓글을 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아무도 댓글을 달지 않았을 때는 더 그렇다. 누군가 먼저 댓글을 달면 그제야 다른 이들도 동참해서 글을 남기지만, 처음에 용기를 내기란 쉽지 않다. 시간이 없어서, 혹은 적절한 말을 찾지 못해서 그럴 때가 많다.



이번에 길 위의 인문학 사업을 하면서 스무 명이 넘는 단톡방이 생겼다. 기본적으로는 공지사항을 전달하기 위한 목적이지만, 1주일에 한 번 만나는 것이기에 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한 의도도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몇 번 글을 남겼지만, 답이 없었다. 분명히 글을 읽은 숫자는 사라지는데, 반응이 없는 상황은 마치 벽을 두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이전에 운영하던 블로그도 그랬다. 글을 올리면 댓글이 좀처럼 달리지 않았다. 댓글을 부탁할 수도 없고, 글을 읽는 이의 속마음을 확인할 방법도 없었다. 답답한 마음에 예전에 운영하던 또 다른 블로그에 집중하기로 했다. 6월 초에 살펴보니 구독하는 이웃이 47명이었다. 우선 매일 글을 쓰기로 결심했고, 다른 사람들과 챌린지도 병행했다. 그렇게 매일 쓰다 보니 방문자가 늘었고, 공감과 댓글도 예전에 비해 많이 달렸다.


댓글이 늘다 보니 나 역시 답글을 다는 일이 많아졌다. 찾아주는 것만도 고마운데, 댓글까지 달아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덕분에 글을 쓰는 재미가 생겼고, 답글을 다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하루에 몇십 개의 답글을 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아직은 할 만하다. 만약 댓글이 넘쳐난다고 투정한다면, 손님이 많다고 불평하는 가게 주인과 같지 않겠는가.


어제까지 로마 이야기를 끝내고 새로운 주제를 고민 중이다. 베트남이나 일본 이야기를 쓸 예정이다. 로마 이야기의 마지막은 알베르토라는 가상의 로마 시민을 등장시켜 작성했는데,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특히 인상적인 댓글이 있었다. 댓글의 양도 많았고, 내용도 깊이가 있었다. 잘 쓴 비평은 원글을 더 돋보이게 한다.





우리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기분 좋은 말 한마디에 하루가 즐거워지고, 악플 하나에 마음 상하기 쉬운 존재들이다. 다행히 내 주변에는 악플을 다는 사람이 없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그래서 나는 댓글이 없더라도 무언의 지지를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고 믿기로 했다. 각자의 사정이 있을 뿐이라고, 그래도 이곳까지 와 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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