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맛집 Quán Gốc 33
이번에는 현지 맛집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현지 로컬 맛집을 택하기에는 여러모로 부담이 컸다. 베트남 음식이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다는 건 알겠는데 막상 식당에 가서 무얼 시켜야할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일단 가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처음 잡은 택시는 우리가 주소를 보여주자 4만 동을 불렀다. 다음 택시는 한수 더 떠서 5만 동을 불렀다. 미터기를 이야기하자 자기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답이 돌아왔다. 결국 그랩을 불러서 갈 수밖에 없었다. 최종 나온 가격은 15,000동. 걸어서도 충분히 갈 만한 거리였다. 이러니 택시 기사들이 안 가려고 하지. 웬만하면 5만 동을 기본요금으로 부르는 게 어쩌면 당연했다.
Quán Gốc 33(꽌 곡 33) 식당은 체인점인 모양이었다. 기사는 우리가 구글에서 찾은 주소와는 다른 곳으로 갔지만 구글에서 보았던 사진과 간판은 같았다. 저녁 식사에는 늦은 시간이었지만 식당 안은 손님으로 그득했다. 그동안 우리가 다녔던 식당과의 차이는 한국인이 한 팀도 없었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현지 로컬식당임이 분명했다. 다행히 자리는 금방 비었다. 근처를 보니 사람들이 주로 시키는 메뉴는 숯불구이와 달팽이요리였다. 식당을 잘 모를 경우, 주변 사람을 따라하면 본전은 간다. 적어도 실패는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우선 달팽이 요리가 먼저 나왔다. 달팽이 요리는 제법 큰 단지에 담겨져 나왔다. 처음 Ốc Nhồi Thịt(옵 뇨이 팃)이라 불리는 달팽이 요리를 보았을 때 이걸 어떻게 까야하나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달팽이에 레몬그라스가 달려 있어서 이를 잡아당기면 달팽이가 나오게 되어 있었다. 사실 달팽이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 우리의 우렁 정도였다. 하지만 그 우렁 밑에는 돼지고기 완자가 딸려 있었다.
이어 본 메뉴인 소고기와 오징어 구이가 나왔다. 음식이 맛있기 위해서는 원재료의 신선함은 기본이지만 소스맛도 중요하다. 음식을 구우면서 소스 자체가 맛있는 집이라는 걸 바로 알 수 있었다. 고기를 굽는 것은 불판이 아니라 숯을 머금은 화로이다. 일본식 화로를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양념이 배인 얇은 소고기를 구우면서도 맛있을 거라는 생각에 군침이 돌았다. 아니나 다를까 맛도 훌륭했다. 이를 입증하듯이 우리가 먹는 동안에도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끊임없이 손님이 밀려들었다. 이쯤이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역시 맛있는 집은 다 알아보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