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유여행을 하면서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교통편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시내라면 걸을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이동하면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본에 도착한 후, 공항에서 지하철이나 버스편으로 도시로 이동하는 방법에 대한 소개는 많이 나와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일본에서 유용하게 사용 가능한 패스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본은 기차의 대국이자 교통패스의 천국이라 할 정도로 많은 종류의 패스가 있습니다. 그만큼 교통패스도 많이 발달되어 있습니다. 다만 유럽의 유레일패스와 달리 일본은 지역 중심의 패스가 많습니다. 물론 전국에서 사용 가능한 패스도 있습니다.
혹시 영화 <철도원>을 보신 적이 있습니까? 일본의 국민배우라고 알려진 다카쿠라 켄이 역을 지키는 철도원으로 나온 영화입니다. 일본의 기차를 떠올리면 이 영화의 한 장면이 함께 스치는 것도 그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일본의 기차는 제시간을 잘 지키기로 유명합니다. 예전에 이탈리아에서 기차가 제 시간에 오지 않아 2시간을 마음 졸였던 경험이 있어서인지 일본의 기차역은 더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기차 시간표만 봐도 울렁증이 심한 사람도 있기 마련입니다. 이럴 때 교통패스는 참 유용한 수단입니다.
일단, 교통패스 구매에 앞서서 자신이 가고자 하는 지역과 동선을 정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일정이 짧아서 오사카나 도쿄 시내에만 머물 예정이라면 교통패스가 필요없습니다. 시내권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아무래도 교통패스는 일정이 최소 4일 이상이거나 장기 예정인 분들에게 유용합니다. 즉, 장거리 이동에 유용한 패스인 셈입니다.
이번에는 도야마, 가자나자 등 중부지방에서 사용 가능한 호쿠리쿠패스의 경우를 예로 들어서 진행하겠습니다. 왜 일본여행에서 패스를 이용해야 할까요?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습니다.
일본 여행에서 교통비는 무시할 수 없습니다. 영국을 제외하고는 일본 교통비가 제일 비싸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호쿠리쿠패스처럼 4일 동안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패스가 있다는 것은 교통비 부담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만큼 다양한 곳을 부담없이 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호쿠리쿠 패스를 이용하여 가나자와를 여행할 때, 가나자와 시내를 운행하는 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가나자와 역에 도착하면 JR버스 정류장을 찾아가서 자신이 원하는 버스 노선과 시간대를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걸어서도 다닐 수 있지만 패스가 있다면 무료이므로 적극 이용하기를 권합니다.
JR 연계버스 시간표
호쿠리쿠 패스의 가장 큰 장점은 다른 상품과 연계 시 혜택이 크다는 점입니다. 도야마 알펜루트를 계획하고 있다면 반드시 호쿠리쿠 패스를 구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알펜루트 왕복권을 끊을 경우, 할인율이 크기 때문에 본전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중부지역을 이동하면서 교통패스를 사기 잘했다는 생각을 한두번 한 게 아닙니다.
교통패스에서 날짜 등을 조작하거나 다른 사람이 사용할 경우, 낭패를 볼 수 있으니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교통패스는 1인권입니다.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게 아니라 본인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날짜를 조작할 수 없도록 역에서 날짜를 쓴 후 직원이 그 위에 스카치테이프를 붙여줍니다. 그러니 아예 불법은 시도할 생각을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일본어를 잘한다고 하더라도 현지에서는 언어 구사도 자유롭지 않고 문제가 생기면 처리가 복잡할뿐더러 시간도 많이 걸립니다. 고생하는 건 당연하지요.
■그럼 패스 구입은 어디서 하나요?
1. 한국에서 구입하는 경우
일단 일본에서 사용하는 패스는 무조건 한국에서 구입하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해외에서 교통 패스를 구입할 경우, 할인 혜택이 큽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관광객 유입을 위하여 대개의 패스는 현지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할인을 해줍니다.
2. 일본에서 구입하는 경우
일본에서도 당연히 구입이 가능합니다. 다만 가격이 비싼 것을 감수해야 합니다. 하지만 사용에는 무리가 없습니다.
■그럼 한국에서 패스 구입은 장점만 있나요?
한국에서 구입할 경우, 장점이 크지만 당연히 장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현물패스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한국에서 구입 이후에 받는 것은 E-티켓입니다. 이를 현지에서 교환해야 합니다. 문제는 티켓 교환이 아무 역에서나 가능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당신이 일본에 도착해서 교환이 가능한 역 인포메이션에 가면 E-티켓을 실물티켓으로 바꾸어줄 것입니다. 그러니 교환에 앞서 꼭 교환처를 확인하고 가야합니다.
실물패스로 교환
■4일권이라면 무제한으로 4일을 쓸 수 있다는 말인가요?
그건 아닙니다. 그래서 <상품 소개> 부분을 꼼꼼하게 읽어야 합니다. 이용할 수 없는 구간이나 철도에 대해 나와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상품에서 이용할 수 없는 구간을 이용한다면 기차역을 나올 때 직원이 부를 겁니다. 그리고 추가요금을 내라고 이야기합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요금 폭탄을 맞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부분은 본인 잘못이기 때문에 따지거나 항의할 수 없습니다. 조심하는 게 최선입니다.
■그런데 E티켓 상품이 있고 JR 호쿠리쿠 패스도 있는데 어떤 차이가 있나요?
가장 큰 차이는 실물 티켓 교환권을 우편으로 받는 것과 핸드폰으로 받는 차이일 것입니다. 여행 직전에 교환권을 보내주는 상품을 구입할 경우, 판매 회사에서 우편으로 발송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판매 회사에서도 최소 7일 이전에 주문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일본 여행계획이 있다면 시간 여유를 두고 구입하거나 회사 측에 연락하여 자신이 출발하기 전에 티켓을 받을 수 있는가를 꼭 확인해야 합니다.
호쿠리쿠패스
호쿠리쿠 패스는 실물 패스가 아니라 티켓을 교환할 수 있는 교환권입니다. 이 교환권을 실제 호쿠리쿠 패스로 교환해서 사용해야 하는 것입니다. 교환할 수 있는 역에 가서 자신이 언제부터 사용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면 직원이 해당 날짜를 적고 훼손방지용 스티커를 붙여줍니다. 그러면 그날부터 정식으로 해당 구간 기차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패스구입 시 주의할 점은 없나요?
교통패스는 대개 발권일부터 기간 제한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여행 일정이 확정된 후에 구매하는 게 좋습니다. 꼭 유의할 사항은 교환 시 여권을 소지하고 가야한다는 겁니다. 패스는 구입자 본인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교통패스의 가격이 워낙 저렴하다 보니까 본인 확인을 해야하니까요. 다른 이가 이용하는 부정 사용의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패스 이용 시에도 여권을 휴대해야 합니다.
■교통패스를 잘 사용하는 팁 좀 주세요!
교통패스를 제대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역에 근무하는 직원에게 물어보는 게 제일 좋습니다. 만약 일어가 약하다면 인포메이션에서 도움을 청할 수도 있습니다. 낯선 여행지에서 의심이 가거나 모르겠으면 무조건 물어보라고 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내성적이었다 할지라도 한국에서 비행기를 타는 순간부터 그런 과거는 잊어버리기 바립니다. 만약 무료로 탈 수 있는 시내버스가 있었는데, 그걸 모르고 그 도시를 떠나는 날이나 한국에 돌아와서 알게되면 너무 억울하지 않겠습니까?
제가 실제로 이용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교통패스 후기는 칭찬이 대부분입니다. 사람들이 칭찬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입니다. 일본은 철도의 왕국이라 할 정도로 철도가 잘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교통패스를 꼭 이용하셨으면 합니다. 신칸센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체험을 일본 국철을 타면서 하기도 합니다.
손으로 쓴 기차표
도야마에서 다테야마로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 표를 끊었더니 역무원이 친절하게 손글씨로 표를 써주었습니다. 요즘같이 자동 발권이나 디지털 티켓까지 넘쳐나는 세상에 좀처럼 경험하기 어려웠던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일본 여행 중에 기차로 이동하는 도중에 혹시 차장을 만나보신 적이 있나요? 아직도 국철 일부지역에서는 여 차장이 직접 기차 안에서 발권을 해준답니다. 이렇듯 기차는 교통수단만이 아니라 일본을 이해하는 또 다른 매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차 차장
만약 일본여행을 계획하는 분이라면 교통패스를 강력 추천합니다. 저도 일본 종주 때는 당연히 이용할 생각입니다. 당신이 교통패스를 이용한 자유여행을 계획한다면 패키지여행에서는 맛볼 수 없는 색다른 일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