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이 나서 입 오므려 휘파람을 부노니 / 興言蹙口以出聲兮
남들은 나를 일러 교만하다 하누나 / 人謂我其宣驕
변론하여 도를 밝히기 좋아하노니 / 辯之好以明道兮
남들은 나를 일러 성내어 떠든다 하네 / 人謂我其譊譊
명량가 따라 불러서 내 몸에 맹세를 하니 / 追明良之歌以矢厥躬兮
남들은 나를 일러 고성방가한다 하누나 / 人謂我其長謠
봉황처럼 천 길 높이 날기를 생각하니 / 思鳳凰之飛于千仞兮
남들은 나를 일러 강요키 어렵다 하네 / 人謂我其難要
오직 부엉이가 내 집을 허문다고 하니 / 惟鴟鴞之壞我室兮
남들은 나를 일러 서로 꾸짖는다고 하네 / 人謂我其相嘲
도량 좁은 속인을 비루하게 여김이여 / 鄙塵寰之局促兮
남들은 나를 일러 흔든다 하누나 / 人謂我其飄搖
내가 명교의 법도에 얽매이면은 / 隘名敎之準繩兮
남들은 나를 일러 유유자적한다고 하네 / 人謂我其逍遙
내 집에 들어와 편안히 쉬자 하니 / 入我室以宴息兮
며느리와 시어미가 다투어 혼란스럽고 / 婦姑勃谿以膠膠
서책 속에서 성현을 대하려고 하니 / 對聖賢於黃卷兮
허공 속의 곤충을 찾기와 같아서 / 若蠛蠓於泬寥
소리도 그림자도 찾을 수가 없으니 / 杳莫尋其聲影兮
무슨 면목으로 어떻게 맞이하랴 / 靦面目之奚邀
더구나 은미한 말이 귀에 미친 것은 / 矧微辭之及於耳兮
요사의 도에 어둡기가 절향 같도다 / 昧絶響於姒姚
호정을 나가 끝없이 달리고자 하여 / 欲出戶庭以長騁兮
먼저 준마들을 대령시켜 탔건만 / 先騄駬與驃駣
서글퍼라 먼 길에 가시덤불이 가려서 / 悵荊棘之翳脩道兮
내 고삐 돌리려니 무료하기도 해라 / 回予轡以無聊
남들이 나를 일러 쓸모없다 하나니 / 人謂我其無用兮
이는 내 학문이 효잡한 때문이요 / 斯其學之殽也
남들이 나를 일러 체통 없다 하나니 / 人謂我其無體兮
이는 내 행실이 천박한 때문이요 / 斯其行之澆也
남들이 나를 일러 시위소찬한다 하나니 / 人謂我其素飡兮
나는 실로 그 말을 달게 여기노라 / 我實甘其招也
오직 가장 말째의 입언을 할 뿐이라 / 惟立言之最末兮
눈물이 줄줄 흘러 두 뺨을 적시네 / 兀流涕以頤交
공을 세움은 꼭 사람을 만나야 하니 / 夫脩功必因人兮
요행으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거니와 / 非厥幸之可徼
어찌하여 덕 닦을 줄을 알지 못해서 / 夫何德之不知修兮
남들이 나를 일러 알기 어렵다 하는고 / 人謂我其難料
저 못난 이는 무지하여 이 정직을 버렸으니 / 彼昏不知兮舍是正直
갈 바를 몰라 혼란한 데 빠짐이 마땅커니와 / 宜其冥趨而陷于滛慆也
너는 이미 뉘우치고도 이렇게 머뭇거리니 / 爾旣悔兮猶豫之如斯
의당 남들이 나를 일러 알기 어렵다 하리 / 宜乎人謂我其難料
천재에 나를 아는 사람이 있을진댄 / 千載而有人兮
아마도 한밤중에 길이 개탄하리라 / 想永慨於中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