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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시월 May 29. 2016

서촌

푸른 셔츠를 입은 남자가 걸어가고 있다. 꽤 더운 날씨이지만 그의 걸음은 느릿하다.

서촌은 그런 장소가 아닐까?

천천히 걷는 사람이 이상한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빠르게 걷는 사람이 머쓱해지는 곳.


아이스 짜이는 달고, 맛있다. 알싸한 맛이 혀에 남는다.


저 남자는 여기 사는 사람일까? 이 동네에 사는 사람은 나와는 다른, 박식하고 느릿한 행복한 사람일 것 같아 그런 사람을 생각하면 즐겁다.


푸른 셔츠를 입은 남자가 코너를 돌아 사라졌다. 집에 들어갔거나, 서촌을 지나갔겠지. 지나가는 사람들을 이 동네에 사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면 그들이 모두 나보다 행복해 보인다. 누군가의 곁을 스쳐 지나가던 나도 그리 보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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