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2025
의료진 파업으로 인해 꽤나 오래 늦어진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현실이야 어떻든간에 드라마는 드라마로 보려고 애썼다. 드라마가 재미있으니 나도 그러기 쉬웠고.
주인공들은 1년차 전공의 4명이었다. 그들의 성격이 다들 다르고 상황에 따라 성향도 달라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1년차들의 1년의 성장기를 보는 것도 재미났지만, 산부인과 한 과에서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를 그려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드라마를 보기 전에는 막연히 산부인과니까 임산부에 대한 이야기만 나올거라 생각했었는데, 부인과 질병이나 암 등 다양한 질병으로 인해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대한 에피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임산부에 관련된 이야기가 가장 와닿았던 것은 내가 난임이었고, 어렵게 아기를 낳은 엄마이기 때문이겠지.
임신만 되면 수월할 줄 알았던 나는 임신 내내 불안했다. 분만이 가능한 가까운 산부인과에서 아이를 낳을 생각이었지만, 병원에 갈 때마다 이상하게 혈압이 높이 나와서 고혈압 약을 먹지 않도록 매일 집에서 가정용 혈압기로 혈압을 재서 병원갈 때마다 보여드렸다. 집에서는 혈압이 괜찮은 걸 보면 병원에서 잴 때마다 긴장해서 그랬던 걸까 싶기도.
시험관으로 어렵게 임신을 확인하자마자, 피고임으로 작은 배아가 출혈에 휩쓸려 떠내려가지 않을까 마음을 졸여야 했고, 한동안 임신 유지를 위해 매일매일 유산방지 주사를 맞으러 병원에 가야했다. 어제 아기와 함께 산책을 갔다가 당시 임신방지주사를 맞으러 갔던 병원을 지나치는데 기분이 참 묘했다.
그래서인지 드라마 속에서도 내내 유쾌해보였던 오이영의 언니 오주영의 난임 이야기가 계속 가슴에 남았다.
주영이 시험관을 결심하고 주사를 맞고, 채취 후 이식과 이후 피검사까지 하는 과정을 아주 간결하게 띄엄띄엄 보여주었다.
생략된 장면들이 많았음에도 그런 씬들이 나올때마다 생략된 수많은 상황을 내가 알았기 때문에 안쓰러웠다.
내가 겪었던 경험들이 오주영이라는 인물에 겹쳐져서 더 안쓰러웠던 모양이었다. 마지막에는 주영이 임신이 되겠지, 하고 생각했다. 드라마니까 당연히 그럴거라고 나도 모르게 생각했던 모양이었다.
하지만 드라마 속 주영은 그러지 않았다. 끝까지 도전하면 아이를 가질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주영은 엄마 되기를 포기했다. 그 장면에서도 눈물이 나는 걸 애써 참아야했다.
슬퍼서라기보다는 너무 이해가 가서였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고, 포기가 안되는 순간도 너무 많은데, 어느 하나를 용기내어 선택하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했겠지...
모두 다 해피엔딩은 아닐지라도, 그 인물이 오주영은 아니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그렇게 마음이 쓰인 인물이라 그런지 드라마가 끝나서도 그녀가 생각이 나는 모양이었다.
현실로 돌아와 육아가 지치고 힘들 때마다 생각하기로 했다.
아이를 어렵고 힘들게 얻은 만큼 잘하겠다고.
노력한다고 내가 완벽한 부모가 될 수는 없겠지만,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스스로를 사랑하고, 그 사랑을 남에게도 표현하고
다시 그들에게 사랑 받을 줄 아는 아이로 자라도록 키우고 싶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