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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M경비지도사 Apr 29. 2024

소설가 장강명의 산문집 '미세좌절의 시대'

영화 '댓글부대'의 원작자 장강명의 신간

24.03.27 개봉한 영화 '댓글부대'는 소설이 원작입니다. 원작자 장강명은 11년간 기자로 일하던 시절에 '이달의 기자상'을 비롯해서 여러 건의 상을 받았습니다. 2011년에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후로 '심훈문학상' 등으로 커리어를 장식했으며 독서모임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2024년 4월에 초판 2쇄로 나온 그의 산문집 '미세좌절의 시대'를 읽었습니다.


  신문기사와 소설로 다져진 그의 필력은 묵직한 책을 단숨에 읽게 해줍니다. 430p 분량은 단숨에 써낼 수 없습니다. 2016년부터 2024년까지 주요 일간지에 실린 130여 편의 칼럼에서 주제에 맞는 글로 96편을 추렸습니다. 사회적 이슈에 대한 저자의 생각과 고민을 8년에 걸쳐 글로 풀어냈습니다. 지루할 틈이 없는 일정한 호흡으로 책에 빠져드는 이유가 있습니다.


'새로운 관점으로 문제를 바라보거나 토론 거리를 제안하고픈 욕심이 있었습니다.'6p

의지와 욕망이 있어야 좋은 주제의 글이 나옵니다. 작가는 200자 원고지 10매에는 복잡한 사유와 치밀한 논증을 담기가 어렵다고 말하며 자신이 칼럼을 쓴 목적을 서두에서 밝힙니다.

 '통화할 때 우리는 메시지만 교환하는 게 아니라 감정도 교류한다. 목소리와 음색을 통해 상대의 감정 상태를 분명히 파악할 수 있다. 43p

문자와 카톡이 소통이 대세가 된 지금은 전화공포증의 시대입니다. 목소리와 음색뿐 아니라 주변의 소음이 전화로 전달되어 상대에게 자신의 상황이 노출됩니다. 외향적이거나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에게는 전화가 효과적인 무기가 된다며 사람들은 전화를 통해서 '아니오'라고 답하는 것을 더 부담스럽게 느낀다고 이야기합니다.

'소셜 미디어 중독이나 그에 따른 피로감, 동시에 더 커진 고립 공포감, 균현 잡힌 사고를 막는 확증편향 같은 개인 차원의 부작용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진단이 나오고 있다.' 73p

영화 '댓글부대'는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합니다. 저자는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유력한 용의자 명단에 소셜 미디어를 올려놓고 싶다고 말합니다. 


'나는 힙하지도 트렌디하지도 못한 모습으로 회사를 떠났다.' 223p

칼럼이라고 해서 사회적 이슈와 생각만 다룬 것은 아닙니다. 저자는 한 때 잘 나가던 기자 생활을 그만둔 이유를 책의 지면을 빌려 고백합니다. 신문기자에서 소설가로 변신한 자신의 이야기를 쓴 칼럼의 제목은 '내 인생 최고의 실패'입니다.


 '살아야 하는 이유' 라는 제목의 에필로그로 책을 마무리합니다.

'살아야 하는 이유를 찾으려는 노력 없이 살 수 있는 삶이 가끔은 부럽기도 하다. 동시에, 그 노력이 불러일으키는 긴장 상태가 일종의 축복이라는 생각도 한다.' 430p

24년 봄, 망원동의 작은서점에서 구입한 '미세좌절의 시대'가 담고 있는 고민과 생각은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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