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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M경비지도사 Apr 29. 2024

<마법에 걸리는 족발>

대한민국 최고의 족발?

  10년 전에 어린 아들과 아내를 데리고 안산의 친구네 집에 갔습니다. 친구가 족발을 내놓으면서 말했습니다.

“야, 이거 먹어봐라, 대한민국에서 최고로 맛있는 족발이다.”

그 말을 들은 저는 무덤덤하게 말했습니다.

“아, 그래?” 

족발은 맛있었습니다. 쫀득한 맛과 향이 최고였고, 특히 아내가 잘 먹었습니다. 친구가 자랑한 건 화곡동 영양족발이었습니다. 어머니, 형수, 제수, 아내 모두 다 다 만족했으니 일단 맛있는 건 확실합니다. 먹어 본 사람은 누구나 최고의 족발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 친구 말이 사실이었군, ㅎㅎ”     

<영양 족발>

족발집 사장님이 좋아할 만한 뉴스도 있습니다.

2007.12.06. 머니투데이 ‘만능 보양식 족발의 효능’

족발에 관한 책도 있습니다.

‘족발의 비밀과 메뉴’ 지은이 신신자, 2024.04 JS출판사

‘특별한 족발 이야기’ 지은이 이나형외, 2020.01 창조와 지식

족발은 국가대표 음식 중 하나입니다.     


  아내는 강원도 춘천의 면사무소 앞에 있는 초등학교를 다녔습니다. 아내는 어려서부터 장인어른이 잡은 산짐승을 식구들과 맛있게 먹은 추억이 있습니다. 처가에서 밥을 먹을 때 밥상에 올라온 산짐승을 보면 장인어른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한 번 먹어봐, 이런 고기는 아무리 먹어도 탈이 없는거야”

공장식 축산으로 키워낸 고기하고는 다르다는 말입니다.     

회보다 고기를 잘 먹는 아내가 한 달에 한 번 마법에 걸릴 때마다 먹는 음식이 족발입니다. 마법에 걸린 아내의 족발타령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아, 어지러워, 피를 많이 흘려서 족발을 먹어줘야겠어.”

그 말을 듣고 순순히 알았다고 하면 재미가 없습니다.

“뭘 많이 흘려, 오십이 다 되어가는데, 이제 졸졸 나오는 거 아냐?”

아내는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뭔소리여, 아직도 콸콸나오거든!”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고기맛을 봐왔던 아들도 족발을 좋아합니다. 한 달에 한 번은 영양족발 파티가 열립니다. 잘 삶아진 족발은 특유의 맛과 향을 자랑합니다. 5호선 화곡역 인근의 화곡시장에 영양족발집이 있습니다. 족발집 앞은 항상 분주합니다. 4~5명이 항상 족발을 삶고 썰고 포장하며 손님을 맞이합니다. 차를 타고 20~30분 가야하지만, 그런 수고가 아깝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서울의 3대족발을 다 먹어봤지만 화곡시장 영양족발이 제일 낫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족발을 찾아다니며 먹지 않았습니다. 정해진 메뉴가 족발이라면 그냥 먹는 정도였지만 연식이 오래된 지금은 숯불돼지갈비나 탕수육보다 쫄깃한 족발이 부담없습니다. 족발 싫다는 여자는 아직 못봤습니다. 썸타는 여인을 화곡시장으로 안내해서 영양족발을 맛보게 한다면 가산점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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