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환경와 인물파악
2010년에 결혼한 저는 그동안 깨달은 게 있다면 관계의 본질입니다. 혈연관계와 법적인 관계의 본질적 차이입니다. 사위를 영어로 얘기하면 son-in-law 입니다. 정확하고 간편한 표현입니다. 혈연관계의 가족에서 지내다가 결혼이라는 법적 제도를 통해 또 하나의 가족과 관계를 형성합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는 건 확실하지만 정도의 차이가 있습니다. 각 손가락의 쓸모에 따른 애정의 차이는 분명히 있습니다. 부모가 자식을 대하는 태도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오너가 월급을 주고 고용한 직원이 여러명이라면 모두를 공평하게 대우할 수 있을까요?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면 오너의 성향과 생활 패턴을 알고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입 바른 소리를 하는 충신은 사약을 받고 아첨을 일삼는 간신은 부귀영화를 누립니다. 저는 몇 년 전에 팀장으로 일하던 회사에서 옆 부서의 팀장하고 보기 좋게 비교가 되어 오너의 눈 밖에 난 적이 있습니다.
옆 부서 팀장은 기혼이지만 자녀가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일찍 퇴근하는 사람이 가사 일을 하는 구조입니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야근을 하면 가사일은 면제되고 오너한테 칭찬을 받습니다. 명절 연휴 전날이면 제일 늦게 퇴근하며 오너한테 눈도장을 찍었고 얼마 후에 승진을 했습니다.
당시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들을 키우며 맞벌이를 했던 저는 교대로 일찍 퇴근해서 아들을 챙겨야 했습니다. 조기 출근한 후에 칼퇴근이나 직퇴를 했던 저는 옆 부서 팀장하고 비교되어 오너의 눈 밖에 나고 말았습니다. 오너가 옆 부서 팀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만큼 저를 부정적으로 바라본 것입니다. 명절 연휴 전날에는 다른 직원들과 함께 조기 퇴근해서 오너의 눈도장을 찍을 일이 없었던 저는 얼마 후에 그 회사를 떠났습니다.
지금은 아들이 중학교 2학년이 되어 부모의 손길이 많이 가지 않습니다. 얼마든지 야근을 할 수 있지만 버스는 지나갔습니다. 그 회사를 떠난 후에 깨달았습니다. 오너의 성향과 동료 팀장의 생활방식에 무관심했던 결과였습니다. 불필요한 걱정과 불안에는 무관심해도 되지만 직장인이라면 자신의 주변 환경과 인물에 대해서는 일정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