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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소싱 영업관리와 외근 & 땡땡이>

외근 다니는 직원의 여유는 업무를 완수한 후에

by FM경비지도사

경비현장을 순회하면서 점검하려면 외근은 필수입니다. 사이트, 현장, 사업소 등으로 불리는 거래처를 직접 방문해서 일을 봅니다. 사무실에 출근해서 외근을 하고 복귀하면 하루가 금세 지나갑니다. 업무를 효율적으로 하려면 시간을 철저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나이와 직급도 다양한 직원들이 모여있는 답답한 사무실을 벗어나면 기분이 전환됩니다. 전철로 이동할 때는 휴대폰으로 게임도 하고 업무용 차량을 운전할 때는 잠시 휴게소에 들러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만끽합니다. 외근의 목적을 달성하고 업무만 잘 처리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드라마 “미생”에서 박과장 (김희원) 이 이용하던 사우나를 비롯해서 피시방, 만화방, 당구장, 스크린골프 등은 외근하는 직원을 유혹하는 세이렌입니다. 술 먹은 다음 날 무거운 몸으로 외근을 다니면 길거리의 사우나 간판이 유독 눈에 들어옵니다. 왕복 이동시간의 교통체증에 업무 처리 시간, 나만의 점심시간, 담당자와 근무자를 면담하는 시간 등을 조금씩 끌어다가 1~2시간의 꿀 같은 여유를 만들어 냅니다. 그날의 업무를 마무리하고 여유를 가지면 다행인데 그렇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바늘도둑이 소도둑이 되듯이 주객이 전도되는 일이 벌어집니다. 서울 도심의 남산터널을 지날 때면 통행료를 아낀다며 아늑한 숲속의 소월길로 핸들을 돌립니다. 남산도서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자판기 커피를 한 잔 하면서 헤어진 여친과의 추억을 떠올립니다. 저는 동료직원과 외근 중에 남산자락의 매점 파라솔에 앉아서 아이스크림을 먹다가 어깨에 새똥을 맞은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도 명분이 있는 경로선택은 애교로 봐줍니다.

문제는 외근 목적지를 아예 스킵하는 경우입니다. 오래 못가서 탄로 나고 둘러댈 변명도 하기 어렵습니다. 목적지에 방문해서 금세 일을 처리하고 나오는 건 괜찮지만 방문 자체를 생략하면 곤란합니다. 본인과 회사에 모두 손해가 생기는 일입니다.

남산타워.png

법인차량과 개인차량을 선택해서 쓸 수 있는 회사도 있습니다. 어느 한 쪽에 확실한 장점이 있는 건 아닙니다. 개인차량에 대한 지원이 확실하다면 개인차량이 편리합니다. 서울의 중견 경비업체 D사의 업무용 차량은 GPS로 위치 추적이 됩니다. 블랙박스에 GPS까지 장착된 법인차량은 차에서 개인적인 통화를 하기도 부담스럽고 운전경로를 선택할 때마다 고민하게 만듭니다. 법인차량의 장점도 있지만 혼자 이용하는 개인차량은 외근의 여유를 만끽하기에 적당합니다.


미션을 완수하고 즐기는 외근의 여유는 회색빛 직장생활에 활력을 주지만 목적지를 스킵하고 사우나에 다니거나 본인의 편의로 직출이나 직퇴를 자주 하면 일에 대한 관심과 의욕이 떨어집니다. 반드시 지양해야 합니다. 본인과 회사, 모두를 위하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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