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책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 김지원 기자의 첫 책
가짜뉴스와 광고가 판치는 시대, 광고 없이 글 읽는 즐거움 - 오마이뉴스
작가들의 첫 책이 최고의 책이 되는 이유는 다양하다. 처음이니까 신중하고 꼼꼼하며, 열정과 노력을 얼마만큼 들여야 할지 잘 모르니 넉넉하게 쏟아붓는다. 젊은 시절에 쓴 첫 책이라면 더욱 혈기 왕성한 에너지가 집약된다.
신문기자 김지원의 첫 책은 <지금도 책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문학을 전공하고 11년째 기자로 일하는 저자의 경험과 생각이 고스란히 스며든 이 책은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다. 유유출판사에서 지난 3월에 초판이 나오고 5월에 3쇄를 찍었으니 저자의 첫 책은 독자들한테 인정받았다. 가치가 높은 책은 마케팅과 상관없이 독자를 빨아들인다.
출판사에서 작정하고 펴낸 책의 초판이 재고로 쌓이는 일은 부지기수다. '중쇄 찍는 법', '중쇄를 찍자'라는 책이 나온 걸 보면 알 수 있다. 기본 판매량을 보장하던 마케팅 치트키가 통하지 않는 복잡다단한 출판시장에서 심심한 디자인의 첫 책이 3쇄를 찍은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 김지원이 인생의 첫 책을 책에 관한 책으로 써낸 이유가 선명하고 묵직하게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문해력'은 올해의 키워드라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이슈가 되었다. 사흘이 3일인지 4일인지 몰라서 큰 일이라기보다 '무엇을 어떻게 읽을지를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며 오랜 세월 인류가 진지하게 붙들고 있는 질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책은 서문이 붙어 있는 글이다.' 113P
저자는 어떤 책을 읽을까 말까 고민할 때 제목, 서문, 목차를 자세히 보면 이 책이 보통내기인지 아닌지, 저자의 내공이 얼마나 함축된 책인지 느낌으로 알 수 있다고 말한다. 필자가 저자의 책을 읽을 때 서문에서부터 빠져든 이유가 책의 본문에 나온다. 정말 범상치 않은 책은 이미 서문에서부터 강력한 냄새를 풍긴다는 저자의 말은 사실이다.
'광고 없이 글을 읽을 수 있어서 책을 읽는다.'
음악과 책을 사랑하는 배우 이청아가 책을 읽는 이유가 66P에 있다. 가짜뉴스와 광고가 판치는 시대에 작가의 진심 어린 헌신, 열정, 노동이 집약된 책을 진실하게 읽는 경험은 여전히 종이책을 통해서 할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사람들이 읽고 싶어 하는 좋은 글을 무엇이며 어디에 있는지? 이런 글에 대한 궁리가 저자 김지원이 끊임없이 책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