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평가자가 원하는 평가지표
회사에서 인정받고 승진하려면 남다른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월급쟁이라며 누구나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노력합니다. 가치를 인정받고자 하는 직원이 많은 만큼 직원의 가치를 평가하는 사람은 고민합니다. 직원의 능력, 성적,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인사 고과는 단순한 일이 아닙니다. 직원 모두가 인정하고 만족하는 인사(人事)는 동화 속에서나 있을 법한 일입니다.
나라장터에 공고하는 시설용역 입찰에는 협상에 의한 방식이 있습니다. 정성 지표와 정량 지표를 구분해서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낙찰자를 선정합니다. 인사 고과도 비슷합니다. 영업 실적은 정량지표이고 근무 태도는 정성 지표입니다.
신규 거래처를 개척해서 영업 실적을 올리기는 어렵습니다. 연차가 낮은 직원들이 영업하고 매출을 올려서 좋은 평가를 받는 건 보기 드문 일입니다. 정량 지표에서 점수를 받기 어렵다면 정성 지표를 공략해야 합니다.
저는 신참이던 시절에 다른 직원들과 함께 칼퇴근했습니다. 다른 직원들은 퇴근하는데 저만 조금 늦는 일이 생기면 속에서 열불이 났습니다. 다른 직원이 바쁘거나 말거나 내 일만 끝내놓고 퇴근했습니다. 그렇게 몇 년을 근무한 저는 인사 고과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저의 동료가 먼저 승진하는 걸 지켜봐야 했고 제 후배가 진급해서 저하고 같은 직급이 되었습니다.
연차가 낮은 직원이 인사성이 밝고 보고도 잘하며 동료의 일까지 챙긴다면 좋은 평판과 고과를 받습니다. 남들보다 조금 늦게 퇴근하고, 일찍 출근해서 업무를 준비하는 건 자신에게 손해가 아닙니다. 그렇게 보낸 시간이 쌓여서 자신의 평판을 만듭니다. 자신의 저녁 시간이나 휴일을 조금 반납하고 회사 일에 몰두하는 건 양면성이 분명한 일입니다.
눈에 띄는 실적으로 평가를 받기 힘들다면 평소의 근무 태도로 자신의 평판을 관리해야 합니다. 사원급은 연차가 쌓이면 자동으로 주임으로 승진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의 승진은 거저 주어지지 않습니다. 실적을 내기 어려우면 근태로 승부를 봐야 합니다. 실적도 없이 아르바이트 같은 근태로 회사에 다니면서 승진을 기대하는 건 어불성설입니다.
평가자들에게는 근거와 명분이 필요합니다.
“A대리는 항상 남보다 일찍 출근하더라, B대리는 항상 뒷정리까지 하고 퇴근하던데, C대리는 5시 55분에 가방 들고 앉아있다가 6시 땡치면 제일 먼저 가더라, D주임은 항상 웃는 얼굴로 인사를 해서 보기가 좋아..”
고참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감정노동을 하거나 동료를 뒷담화 하기보다 약간의 수고를 꾸준하게 감수하면서 자신의 평판을 관리해야 합니다. 평가자들이 필요로 하는 근거와 명분을 스스로 만들 수 있습니다.
베스트셀러 ‘미움받을 용기’에 우물물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땅속 깊은 곳의 우물물은 언제나 18도지만, 여름에 마시면 시원하고 겨울에 마시면 따뜻합니다.”
관점과 태도에 관한 말입니다. 조금 일찍 출근하거나 뒷정리를 하고 퇴근하는 건 시간 낭비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