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지도사의 현장 경험 : 은행 청원경찰
날마다 좋은 글을 쓰면 좋겠지만, 부족한 필력에다 글감도 별로 없습니다. 오늘은 오래 전에 현장에서 일했던 기억을 떠올려 봤습니다. 2005년부터 지금까지 20년째 본사에 일하고 있지만 저도 현장에서 일한 경험이 있습니다. 97년 2월에 군에서 제대하고 학교에 복학하기 전에 마포구에 있는 상업은행에서 청원경찰로 근무했습니다. 은행 지점마다 운전기사 1명, 청원경찰 1명이 용역으로 근무하던 시절입니다. 용역 기사가 운전하는 지점장 전용차량은 쏘나타 쓰리였습니다. 전국의 은행지점마다 운전, 청경 등의 용역직원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용역회사 운영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으며 용역비 마진은 40~50% 로 짐작됩니다. 97년 말에 IMF가 터졌고 그 후로 지점장 전용차량을 운전하던 기사는 하나 둘씩 사라졌습니다. 저는 상하의 파란색의 유니폼에 호루라기와 가스총을 소지하고 근무했습니다. 은행의 서무계 직원하고 가깝게 지냈고 점심도 자주 얻어먹으면서 은행직원의 일을 도왔습니다.
어느날 소속회사의 담당자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주임님, 안녕하세요, 혹시 은행직원이나 경찰관이 교육을 받았냐고 물어보면 교육 잘 받고 있다고 말씀하시면 됩니다.”
청경을 오래할 생각도 없었고 교육에 관심도 없어서 그냥 흘려들었습니다. 교육을 받은 기억도 없습니다. 기운이 뻗치던 젊은 시절에 4개월간 근무했던 상업은행은 벌써 주인이 2~3번 바뀌어서 지금은 어느 은행의 전신인지 가물가물합니다.
많은 경비업체가 한국경비협회에 가입하고, 경비원 신임교육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본사 관리자들은 경비원의 주민등록번호를 조회해서 신임교육 이수증을 출력하기도 했습니다. 한 번은 저의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했더니 신임교육 이수현황이 조회되었습니다. 상업은행 청경으로 일하던 1997년에 신임교육을 받은 기록입니다. 경비원 신임교육을 받았는데 제가 기억을 못하는 걸까요? 당시에 저한테 전화했던 본사 직원이 그렇게 처리한 것으로 짐작됩니다. 1997년은 그런 시절이었습니다.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대로 간직한 채 그 때로 돌아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