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바꾼 자격증
구미 경운대학교에서 경비지도사 기본교육을 받고 자격증을 손에 쥔 게 2008년 여름입니다. 4년의 근무경력과 자격증을 바탕으로 이력서를 업데이트했습니다. 자격증이 있는 30대 경력자는 지금도 인기가 많습니다. 새로운 회사에서 팀장 명함을 만들게 된 건 경비지도사 자격증 덕분입니다. 그렇게 이직한 회사의 사무실은 충무로에 있었으며 남대문경찰서 관할입니다.
일을 하다 보니 회사에서 저를 채용한 내막을 알게 되었습니다. 회사의 거래처 중에 A레미콘 공장이 있었습니다. 전국 곳곳에 레미콘 공장이 많습니다. 자갈이나 모래를 실은 대형트럭이 수시로 들어오고, 공장에서 배합한 콘크리트을 싣고 인근 공사현장으로 나가는 레미콘차량이 많습니다. 공장에서 출고된 콘크리트는 금방 굳어버리는 성질 때문에 장거리 운행이 불가능합니다. 2시간 이내에 공사장에 도착해서 콘크리트를 쏟아내야 합니다. 전국 곳곳에 레미콘 공장이 있는 이유는 레미콘 차량의 이동거리에 제한이 있기 때문입니다. 안양공장에서 출발한 레미콘 트럭이 부산에 있는 공사장으로 가는 일은 없습니다. 공사장이 많은 지역에서 차량으로 1시간30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 곳이 좋습니다. 수도권에 공사현장이 많지만 서울시내에 레미콘 공장이 자리 잡기는 어렵습니다. 서울의 핫플레이스인 성수동에서 오랜 기간 운영했던 S레미콘 공장도 얼마 전에 철수했습니다. 레미콘 공장은 서울의 외곽인 경기도에 많습니다.
레미콘 공장의 정문에 경비원 2명이 격일제로 근무합니다. 공장의 규모에 비해서 경비 인원은 적은 곳 입니다. 약 40명의 경비원이 수도권과 충청도의 20개 공장에 배치되었습니다. 소음과 진동, 먼지 등을 일으키는 레미콘 공장은 지역주민들이 혐오하는 시설입니다. 대중교통이 편하고 눈에 띄는 곳에 자리 잡은 공장이 별로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직무교육과 순회점검을 하려면 정확한 일정을 수립해야 했습니다.
20여개 공장에 경비원을 배치했으니 관할경찰서도 여러 곳이었고 본사를 담당하는 남대문경찰서에서도 신임교육이수현황 및 배치폐지현황, 직무교육과 순회점검, 경비원 명부 등 경비원관리현황을 꼼꼼하게 살펴봤습니다. 당시에 담당 경찰관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경비원을 이렇게 천지사방에 배치했으면 경비지도사를 여유 있게 선임해서 관리를 하셔야지요.”
회사에서 경비지도사 자격증 보유자를 우선해서 채용한 이유가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