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야기>
3년을 만났던 그와 이별 후 처음 만났을 때
그가 나에게 했던 말이었다.
"너 때문에 어색하잖아"
맞다.
우리의 영원한 이별은 나로 인해 시작되었고
그로 인해 우리는 어색한 사이가 되어버렸다.
우리의 이별은 참 허무했다.
우리는 주위 사람 모두가 다 아는 캠퍼스 커플이었고
자주 싸우기로 유명했다.
우리도 초반에는 남들과 비슷한 사이였다.
하지만 서로에게 익숙해질수록 우리의 다툼은 잦아졌다.
다툼은 항상 사소한 것에서 시작되었었다.
"나는 xx를 놀이동산에 데리고 가고 싶지 않아"
"나는 무조건 xx를 데리고 갈 거야"
누구를 놀이동산에 데리고 가냐에서 시작된 사소한 싸움은
신발을 던져놓고 눈물을 글썽이고 앉아 우는 지경까지 이르게 했다.
없어서는 안될 사이였고
그랬기에 더 격렬히 다퉜던 것 같다.
200일을 지냈을 때부터인가?
그를 만나러 가기 전 나는 항상 기도했었다.
'제발 오늘은 그를 보고 짜증을 내지 않게 해주세요."
기도는 잘 들어지지 않았고
그렇게 3년의 시간을 함께 보냈다.
이별을 하는 그 날도 우리는 사소한 것으로 다툼을 시작했다.
"네가 내 에세이 베꼈지?"
"아니 절대 아니야."
어제의 싸움과 별반 다른 것 없는 다툼이었지만
그 날은 내 마음이 달랐다.
더 이상은 이 쳇바퀴 같은 생활을 하고 싶지 않았고
더 이상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서로에게 상처 주는 일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그렇게 나는 우리를 어색한 사이로 만들었다.
어쩌면 그가 "응 미안해 내가 살짝 참고했어. 사랑해"
라는 식의 달콤한 사탕 발린 이야기 한마디만 해주었다면
우리는 여전히 함께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 쉬운 말이 그에게는 너무나도 어려운 말이 아니었나 싶다.
인연일까 우연일까를 생각했을 때
그는 나에게 인연이고 싶은 우연이였다.
우리의 우연적인 만남의 유효기간은 고작 3년이라는 시간이었고
그렇게 허무하지만 고치려야 고칠 수 없는 근본적인 성격 차이로
우리는 남보다 더 못한 어색한 사이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