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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루다 Jun 12. 2022

2022년 6월 12일, 호찌민

글·사진 이루다

2022 베트남 호찌민

그는 돌아올까요?


둘의 대화를 엿듣습니다.

남자는 베트남어를 못하고 여자는 한국어를 못합니다.

둘은 서툰 영어로 대화를 나눕니다.

대화는 ‘문법’(文法)을 따르지 않고 둘을 엮은 ‘감정선’(感情線)을 따릅니다.


이제는 돌아가야 하지만 함부로 떠날 수 없습니다.

그곳에 돌아가기 위해서는 확인이 필요합니다.

떠난 자는 되돌아가기 위해서 낯선 곳에서 보낸 시간을 검사 받습니다.

그러나 검사 결과와 달리 함께 보낸 시간의 결말은 하루아침에 알 수 없습니다.


떠나면 알 수 있습니다.

왜 내가 돌아와야 하는지요.

넘어지면 알 수 있습니다.

왜 내가 다시 일어서야 하는지요.

싸워야 알 수 있습니다.

왜 내가 사랑해야 하는지요.


남자에게 묻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남자는 다시 돌아와야 하는 이유를 찾기 위해서 그녀 곁을 떠나는 게 아닐까요.

남자는 떠나고 나도 떠납니다.


나는 이곳에 돌아와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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