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이루다
길을 나서면 마주치는 대상을 선택할 수 없다.
아침부터 인상을 쓰는 사람이나 눈웃음을 짓는 사람을 볼 수 있고, 심지어 내미는 내 손을 뿌리치거나 넘어진 나를 잡아서 일으켜 세워주는 사람을 만날 수도 있다. 이러한 장면은 사실 사람보다 태도의 문제로 사건 발생의 가능성을 제공한다.
이 사건은 일방적이기보다 태도에 대한 나의 반응으로 복잡해지기도 한다. 나와 그가 다투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날 선 내 반응의 칼날이 나를 향하기도 한다.
따라서 물리적 만남보다 그에 대한 내 반응을 신중히 선택한다. 모든 사람과 그의 어떤 태도도 영원히 내게 머물 수 없다.
세워두지 않는다. 내 길을 막을 뿐이다. 그냥 그대로 흘려보내고, 고마운 사람과 그의 태도에는 인사를 잊지 않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