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이루다
그가 온다
눈이 내리기 전에
종소리가 울리기 전에
길을 건너 내게 온다
선물을 받는다는 들뜬 마음에
나도 집으로 달려간다
원하는 것을 준다고 해서
정말인지 물으니
대답 없이 집 앞에 선물을 내려놓고 간다
선물 상자를 열어보니 책이다
책갈피에 백지수표도 없고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다
그를 쫓아가서 이게 뭐냐고 따지니
그는 내게 말한다
마음껏 너의 이야기를 써라
누구의 이야기대로 살지 말고
누가 써주는 대로 하지 말고
너의 인생을, 너에게 선물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