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nna, Day 12

Cafe Jelinek!

by 그냥 하자
20250928_180636.jpg 까페 젤리네크!


@home..은 아니고 빈의 숙소.

아까 카페Cafe Jelinek에서 글을 적었다. 분위기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뭔가 노트에 끄적이고 싶었다. 다만 우리 둥이 컨디션을 신경 쓰다 보니 많이 시간 투자 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서 아내가 힘겹게 둥이를 보는 동안 딱 카페에 대한 감상만 후다닥 적어봤다.


사실 나는 감기가 거의 나아가는 중인데 더 큰 문제 ― 이긴 하지만 예상했던 상황 ― 가 발생했다. 아내가 감기에 걸린 것이다. 보통 한국에 있을 때도 비슷한 패턴이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면역력이 많이 떨어진 내가 먼저 감기에 걸리고, 아내는 내가 걸린 이후, 한 공간에 지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걸릴 수밖에 없다. 미안해 여보. 여기서 내가 감기에 걸린 직후부터 제발 빗나갔으면 좋겠다고 기도하던 상황이 결국 닥친 것이다. 엊그제 살짝 목이 칼칼하다고 할 때부터 짐작은 하고 있었는데, 어젯밤부터 심해지더니 아침에는 확실히 확정이었다.


그래도 한 명이라도 감기에서 나은 것이 어디인가. 오늘 아침에는 그간 고생한 아내 대신 이것저것 집 청소랑 둥이 기저귀, 분유, 이유식까지 최대한 혼자 감당해 본다. 그리고 얼른 나으라고 발 마사지 서비스는 기본으로 진행한다. 제발 얼른 나아라, 얼른.


아, 어젯밤에는 또 화병이 깨졌다. 새벽에 쨍그랑하는 소리가 나서 깜짝 놀라 나가보니 싱크대 선반 위에 올려놓은 작은 화병이 넘어져서 깨진 것이 아닌가. 근데 어젯밤에도 오늘 아침에도 딱히 짜증이 많이 나거나 스트레스받지 않았다. 정말 평소 같았으면 입이 댓발은 나와서 투덜투덜거렸을 텐데, 잘 모르겠다. 감기가 나아서 컨디션이 좋아져 기분이 좋은건지, 그냥 어쩔 수 없는 상황 아무도 다치지 않은 것이 그나마 감사하다는 생각 때문인지, 그저 아무 생각이 없었던 건지, 도통 모르겠지만 어쨌든 다행스럽게도 스트레스는 크지 않았다. 그리고 그렇게 어질러진 김에 청소기도 다시 돌리고 바닥 물걸레질도 다시 했다. 아마 이 에어비엔비 숙소 쓰면서 이렇게 깔끔하게 청소하며 지낸 사람은 우리 가족이 유일하리라. (*참고로 숙소 리뷰에 한국어는 하나도 없었다.)


그렇게 아내에게 최대한의 휴식을 보장하며 오늘의 육아를 진행하다가 오후 4시쯤에나 길을 나섰다. 나의 극진한 간호 덕분에 아내가 그래도 좀 견딜만하다며 카페에 가보자고 했다. 그렇게 해서 카페 젤리넥에 가게 되었다. 자세한 설명은 노트에 적은 글로 갈음하는데, 한 줄로 줄이자면 '참 좋았다.'


아마도 빈을 떠나기 전까지 몇 번은 더 갈 것 같다. 많이 멀지도 않고, 관광객도 거의 없으며, 분위기도 좋은 곳이라니, 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 또한, 거기서 찍은 사진을 아내가 마음에 들어 하니, 무조건 또 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집 근처 식료품점에서 간만에 과일과 아이스크림, 그리고 콜라와 맥주를 사 왔다. 일요일이지만 운영을 하는 소중한 곳이어서 그런지, 늦은 시간임에도 동네 사람들이 꽤 많았다. 또한 직원도 친절했다! 팁 문화 때문인지, 서비스직종 사람들의 친절도 유무에 많은 신경이 쓰이며 그곳에 대한 호감도와 직결된다. 앞으로 여기도 자주 와야지.


들어와서 역시나 루틴대로 둥이 기저귀를 갈고, 목욕을 하고, 간식(사과 퓌레)을 먹이고, 마지막 수유를 하고 잠을 재운다. 오늘 둥이도 살짝 식은땀이 많이 나서 걱정을 했는데, 내일 정도까지 경과를 잘 지켜봐야겠다. 아빠의 감기가 옮아간 건 아닌지, 신경이 많이 쓰인다. 아프지 말아라. 아프지 말아라. 내일 아침에 만나 둥이야. 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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