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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보 Jul 28. 2019

앤트맨과 반도체, 작지만 강한 힘

눈에 보이지 않는 양자세계

지난 5월의 어느 날,

어벤저스 앤드 게임을 관람했다.  


영화관을 나오면서 많은 사람들이 흥분이 가시지 않은 채 서로 마블 히어로 시리즈를 논했다.


하지만 나는 조금 달랐다.


2008년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10년이 넘는 시간의 대장정을 논하기에는 나의 마블 팬심은 한없이 부족했다. 솔직히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히어로가 악당을 물리치는 그 순간의 쾌락만 기억할 뿐이다.



내 머릿속을 맴도는 생각이 있었다.  


 '앤트맨의 역할이 가히 핵심적이다.'


'근데 도대체 앤트맨의 크기는 실제로 어느 정도 일까?'


10년의 마블 히어로 시리즈에서 다른 것보다 '이 것' 하나가 너무도 궁금했다.


바로 '앤트맨의 크기'


마블의 빅팬이 아닌 나는 마블 히어로 중 앤트맨 시리즈를 전혀 보지 않았다. 고로 앤트맨을 알기 위해 앤트맨 영화를 봐야 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다 지난 주말 앤트맨 시리즈 영화 두 편을 한 번에 몰아봤다.


앤트맨의 앤트가 '개미'인지조차 인지하지 못한 나 자신이었다.




새로운 앤트맨의 시작


일단 개미의 크기는 어느 정도 일까?


귀여운 개미

전 세계에 존재하는 개미의 종류는 현재 12,500종이며 종류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대략 0.75mm~5.2mm 된다. [1]


그렇다면 앤트맨의 크기는 얼마 정도일까?

일반 인간의 모습에서 앤트맨으로 변신하면 12.7mm가 다. 약 1/140배 수준으로 작아지며 개미보다 조금 큰 크기로 변화한다.


영화 속 앤트맨의 활약은 대단하다.


그리고 인상 깊은 것은 비단 작아지는 것뿐만 아니라 엄청난 크기로 커지는 것이다. 어벤저스에 갑자기 등장한 자이언트 맨의 크기는 바로 19.812m이다. 또한 양자(미시) 세계, 즉 나노 세계로 들어가 여행(Quantum realm)을 떠나기도 한다.


여기서 반도체와 앤트맨의 크기를 견줄 수 있는 핵심이 등장한다.


'nm(나노미터)'


반도체 관련 뉴스를 읽으면 우리는 수 없이 나노 디바이스 개발 관련 내용접할 수 있다. 현재 DRAM의 경우는 1z tech node를 갖는 신제품을 개발하여 양산을 앞둔 상황이다.


출처: 삼성전자 D램 기술한계 또 넘었다…`초격차` 강화 <메일경제, 2019.3.21.>

위의 기사에서 확인되듯이 10 나노는 10억 분의 1m를 뜻하는데 그 크기가 얼마나 작은지 감이 오지 않는다. 쉽게 생각하면 10 나노의 크기는 성인 머리카락 굵기의 1/700000 정도이다.


다시 말해 인간의 눈으로는 결코 확인이 불가능한 수준의 아주 미세하게 작은 크기이다.

 

DRAM 1z 기준, 현재 반도체 크기는 1/70000 수준 [2]

그렇다면 이렇게 작은 반도체를 보기 위해서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반도체 속 펭귄의 정체는?

우리는 특별한 현미경이 필요하다.

단순 광학현미경(Microscope)이 아닌 원자 형태를 관찰하기 위한 전자현미경(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y, TEM)이 필요하다.


TEM은 관찰하고자 하는 영역의 시편을 얇게 가공한 후 전자를 시편에 투과시켜 이를 관찰한다.

전자의 크기는 매우 작으므로(약 2.4x10-17m) 이를 활용하면 반도체에서 기본이 되는 Si(실리콘)의 격자 구조도 관찰할 수 있다.


Si 격자 구조 [3]

Si [110]에서 고해상도의 TEM 분석을 진행하면 dumbbells(아령) 형태로 일정하게 반복되는 격자 구조를 관찰할 수 있다. 그림 (b) 내에 무수하게 존재하는 하얀 점은 Si 원자를 나타내며 covalent bonds(공유결합)을 하며 서로 맞닿아 있고 그 간격은 약 1.1Å이다.


일반적인 PMOS transistor 구조 [4]

또한 반도체 소자에서 가장 중요한 transistor 구조 관찰도 가능하다.


반도체 transistor는 Source(출발점), Drain(결승점), Gate(문), Body(운동장)등 크게 4가지로 구성된다. 전압(Voltage)을 인가해 전자(선수)가 Source(출발점)부터 Body(운동장) 내 Channel(길)을 만들어 Drain(결승점)으로 들어오는 원리이다.


미세한 전자의 이동으로 전류를 만들어 전하를 저장하고 읽고, 쓰고, 지우기를 수없이 반복한다.


이러한 반도체는 인간의 생활 영역 도처에 존재하며 작지만 강한 힘을 끊임없이 표출한다.




만약 앤트맨이 반도체 속에 들어간다면 어떤 것들을 마주할 수 있을까?

개미가 아닌 전자들과 친구를 하는 것일까?

수많은 defect(결점)으로부터 자기 자신을 보호할 수 있을까?


잠깐이지만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




출처

[1] https://en.wikipedia.org/wiki/Ant 

[2] http://mediask.co.kr/35261

[3] https://www.aif.ncsu.edu/si-dumbbells/

[4] http://www-inst.eecs.berkeley.edu/~ee290d/fa13/LectureNotes/Lecture10.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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