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사진 촬영 여행을 다닐 때
목적지까지 가는 방법은 주관하는 모임에 따라 달랐다.
가장 평범한 유형이 버스였고
소소한 인원으로 진행할 때에는 승용차를 이용했는데
차와 운전을 제공하는 사람에게는 회비를 감면해주었다.
그런데 승용차 여행에도 두 가지 경우가 있었는데
한 대의 차에
운전자 포함 다섯 명을 꽉 채우는 것을 보람차게 여기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비해
내가 아는 한 사진대장은
RV차든 승용차든 최대 적정 탑승인원을 네 명으로 제한했다.
그러자면 참석 희망자와 차량 수를 맞추느라 여러 가지로 번거로울 텐데도
그의 원칙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사진도 예술인데 글까지 감성적인 사람이지만
나는 무엇보다 그의 차량 탑승 최적 인원에 대한 원칙이 좋았다.
5인 적정을 고집하는 모임 중에는 성당 사진동호회가 있었다.
구성원들 연령대가 높은 편이라
10여년 쯤 전이었던 그 무렵 나는
민증 꺼내 대조해볼 필요도 없이 정해진 막내였다.
묻지도 따지지도 못하고 뒷좌석 가운데 자리는 내차지였다.
심지어 뭐든 미리미리 하시는 어르신들이라
양쪽 사이드 자리로 이미 탑승하신 어른들 무릎을 타고
가운데 자리로 꾸역꾸역 기어들어갔던 적도 허다하다.
안 가고 싶어도, 흔치 않은 젊은 피(?) 막내가 빠진다는 것은 곧 역모에 준하는 반역이라
내 마음대로 할 수도 없었다.
하루종인 구부정한 자세로 앉아 사진여행을 다녀온 다음날에는
허리가 아프고 온 몸 근육이 아팠다.
왜냐하면, 나도 그 때 곧 오십이었으니.
일찍 사고를 쳤다면 손주를 봤을지도 모를 나이였던 것이다.
작년 3월, 이 집으로 이사를 준비하면서
가지고 있던, 혹은 그게 거기 있었는지도 몰랐던 물건들을 정리했다.
그 중에 교자상이 있었다.
손님이 왔을 때 정 사각으로 생긴 것 두 개를 붙여 앉으면
최소 여덟 명에서 많게는 열여섯 명까지도 앉아 본 적이 있다.
의자가 아닌 방바닥에 앉는 방식이라
좌우로 정렬거리를 좁히고 좁히면
쾌적하지는 않지만 같이 모여 앉아 밥을 먹을 수는 있다.
더러는 먼저 식사를 끝낸 사람이 자기 밥그릇을 들고 일어서면
그 자리를 채워가는 형식으로 스무 명도 끄떡없다.
그런데 쓸 일이 거의 없어 꺼내보지 않았던 그 교자상이
위판이 벌어져 있는가하면 군데군데 칠이 일어나 있기도 했으며
접힌 상다리 안쪽으로는 곰팡이도 피어있었다.
버려야 했지만 그래도 혹시 몰라 이삿짐에 실었고
이 곳에서 한 달을 보관하다 결국은 폐기물 스티커를 붙여 내어 놓았다.
집들이 안 하냐는 말에
“우리 집에 상이 없어.”
라고 말 한 적이 있었다.
집도 좁고, 집에서 손님을 치르기 위한 음식을 해본 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고
외식을 하기에는 시국이 거시기하고
그런 마음에 얼버무린 다는 것이 상을 핑계로 댄 것이다.
처음에는 단순한 핑계였던 것이 생각해보니 그게 사실이었다.
이사하면서 정리했던 품목 중에 그릇도 있었는데
동생이 쓰던 것을 2인 세트로 만들어 준 것만 남겼었다.
그거면 충분할 줄 알았는데
문제는 그 중 밥공기에 이가 나가니까 난감해졌다.
급기야 중대 결정을 내리고
던져도 깨지지 않는다는 코* 그릇으로 교체를 하기로 했다.
2인 세트 두 개와 국수그릇 2개를 먼저 사고 국수기는 4인 세트가 있어
할인하는 품목이 보일 때 각각 주문을 했었다.
설거지를 하던 K가 묻는다.
“국수 그릇은 6개 인데 밥, 국그릇은 4개씩이면 어떡해?”
무슨 말이냐고 묻지 않아도 K의 말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수저 세트를 살 때, 테이블 매트를 살 때
이미 나도 여러 번 고민했던 문제였다.
아들과 딸이 커플로 집에 오는 경우가 되면 당연히 여섯 개를 구입하면 되지만
아직 아들은 여자 친구를 집에 데려온 적이 없었다.
오지도 않은 사람의 숟가락과 테이블매트 그리고 밥그릇까지 준비 하는 것이
너무 성급해 행여 부담을 주는 거나 아닐까 하는 마음이 갈팡질팡했었다.
오늘 밥공기와 국그릇을 두 개씩 주문했다.
아들의 여자 친구가 부담을 가질 걱정은 하지 않기로 했다.
왜냐하면, 우리 집에서 식사할 수 있는 최대 적정인원은 어차피 여섯 명이니까.
테이블에 놓인 의자와 벤치에, K와 내 책상의자를 양쪽에 놓으면 여섯 자리가 된다.
벤치 의자에 셋이 껴 앉으면 일곱 명까지 가능하지만 그러지 않을 생각이다.
왜냐?
차 뒷좌석 가운데 자리가 얼마나 불편한지 아는데
밥은 좀 편하게 먹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