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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리 Nov 03. 2017

헤어짐

외로움과 쓸쓸함의 차이

유난히 사람냄새가 나는 여행이 있다. 나에겐 인도가 그랬고, 네팔이 그랬고, 순례길이 그랬다.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혼자 여행하면 외롭지 않느냐고 묻는다. 내 대답은 역시 “아니오” 에 속한다.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하기에 외롭지는 않은데, 쓸쓸함만이 반복된다.

여행중에 만난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이렇게 사람냄새가 나는 사람들과 헤어질때가 가까이 오면 감정이 좀처럼 추스를수가 없다. 같은 하늘을 바라보며 걸었고, 같은 시간을 공유했고, 같은 추억을 짙게 기록했는데 각자의 길, 각자의 여정, 각자의 사정에 따라 갈라지게 될때면 가슴이 너무 아려와서 힘이든다. 그런데 헤어질수 밖에 없다. 우리는 우리를 재단하는 사회의 어떤 기준으로도 만난 사이가 아니기 때문에 각자의 삶과 각자의 여행을 존중해야 한다.


장기간의 여행인 만큼, 2주,3주, 혹은 한달까지 같이 보낸사람들이 많은데, 항상 “한국에서 보자”라고는 하지만 한국에서 그때의 그 감정을 유지하면서 만날수 있을거라 생각이 들지 않아서 사람들을 만날 자신이 없다. 어쩌면 그때의 추억이 다시만남으로서 인해 지워 진다고 생각하는것 같다. 추억이 휘발될까봐 두렵다.

인도 여행중 만난 인연들

인연을 강제하지 말라던 누군가의 말에도. 인연을 나 혼자 강제 하려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욱 쓸쓸한 느낌이 든다


헤어질때가 되면 검은 안개가 불쑥 나타나 사람들을 데려가는 것 같다. 마치 안개와도 같던 인연들이.

이별은 도통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물론 익숙해질 필요는 없다

오늘도 나는 쓸쓸한 밤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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