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독경 : 쇠귀에 경 읽기라는 뜻으로, 아무리 가르치고 일러 주어도 알아듣지 못함을 이르는 말.
소의 귀에 대고 경을 읽어봐야 단 한 마디도 알아듣지 못한다는 뜻에서,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상대방이 전혀 이해하지 못하거나 효과가 없을 때 사용합니다
잔소리 같은 말이 시작된다 싶으면 아이는 서둘러 방으로 들어간다. 방문을 등지고 있는 책상 의자에 앉아 손가락 대신 에어팟으로 틀어막으려는 듯 귀에 꽂는다. 그 속마음을 알면서도 굳이 따라가서는
" 집에서는 에어팟 자제해. 청력에 안 좋대." 하고 잔소리의 화룡점정을 찍는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강아지 마냥 줄곧 나를 향하던 눈망울이 이제는 세상을 향한다.
세상으로 발을 내딛기 위해 스스로의 세계를 성장시켜 나가는 사춘기 시절이다.
눈으로 반달을 그리며 웃는 얼굴이 눈부시게 환해서 '내 작은 해님'이라 부르던 시절이 꿈결 같다. 이제 그 웃음을 여간해서는 보기 힘들다.
대신 친구들과의 통화가 잦아지면서 방문으로 새어 나오는 웃음소리와 상기된 목소리로 친구들과 나누는 이야기를 엿들으며 혼자 웃곤 한다.
그렇게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수순을 밟으며 어른으로 성장해 가는 아이의 분주함 만큼 엄마인 나도 분주히 걱정의 말들을 꺼낸다.
' 나가면 주위를 잘 살피고 스스로의 안전을 지키며 다녀야 해.'
' 오래 앉아있으니 가끔은 몸을 움직이고 가슴을 펴.'
' 라면, 햄버거보다 밥을 먹어.'
뿐만이 아니다.
' 좋은 친구들과의 관계를 지키려고 노력해야 해.'
' 고맙다는 말은 미루는 게 아니야. 바로 해야 해.'
' 자랑하는 말들은 하지 않는 게 좋아.'
' 숏폼은 뇌를 망가뜨리기 쉬우니 보려면 긴 걸 봐.'
' 사람은 겉모습으로 판단하는 게 아니야.'
등등.. 나열하면 끝이 없을 아이를 향한 넘치는 사랑만큼이나 넘치는 말들..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면 현기증이 날만 하다.
하지만,
미안하지만,
엄마가 곁에 있는 날 동안 끝나지 않을 걱정 서린 말들은 포기를 모를 것이다.
엄마, 아빠의 말에는 자신을 향한 세상에서 가장 깊은 진심이 담겨있다는 걸 아이들은 알까?
나의 말이 창이 되어 날아가
아이의 방패에 튕겨 나길 매일 반복하면서도
그만둘 수 없는 건 자식에 대한 사랑을 그만둘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강물이 흘러 흘러 어느 날에는 바다에 이르듯
엄마의 잔소리가 흐르고 흘러 언젠가 아이의 삶에 가닿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우이독경>을 기록한다.
P.s 어른이 될 세상 모든 아이들에게 어른의 진심을 전하고픈 말들의 기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