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는 정말 있어?

by 주홍빛옥상

그럼 산타는 정말 있지.!

산타는 핀란드에 사는 걸?

쉿. 네가 곤히 잠들면 창문으로 들어오셔

산타할아버지는 성탄절마다 수많은 어린이에게 선물을 주려면 피곤하시겠다 그렇지?

하고 말하면 어린이는 산타에게 쓴 편지와 함께 그 주위를 인형들로 예쁘게 꾸미고 간식거리를 곁에 두고 잠들곤 했다.

우리 집 어린이는 5학년까지 산타의 존재를 믿었다.
사실, 조금 흔들리기 시작한 것도 그 무렵이다.
어느 날, 놀란 토끼 눈을 하고는 내게 물었다.
"엄마 친구들이 산타 없대. 진짜야?"
"엄마가 산타 직접 봤다며 그렇지?"

친구들 말이 틀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묻는 아이에게 차마 재미없는 진실을 말하고 싶지 않았다.


때론, 조금 늦은 진실이 아름다운 법이니까.


"으응 그.. 럼 산타이.. 있지 엄마가 산타 봐.. 았어"
말하고는 곁눈질로 눈치를 살피면, 안도하는 아이의 순진무구한 모습이 속으로 얼마나 귀엽고 우스운지. 그날들이 이제는 짙은 그리움으로 남는다.

그 후, 다시 불신이 재점화된 건 이듬해의 성탄절.
"엄마 말해봐 엄마가 산타야? 엉?"
이제는 이미 다 알고 왔으니 터놓으란 듯 의미심장한 얼굴로 물었다.


"현아, 신을 믿는 사람에게는 신이 존재하듯이 산타도 믿는 사람에게는 정말 있어."
라고 말하며, 스스로 그럴싸하다 생각한 나의 답에 오히려 '산타는 정말 없구나' 하고 확신하는 듯했다.


그리고 그 해 아이는 크리스마스 소원을 발설하지 않았다. 산타가 진짜 있다면 속으로 빌어도 알 거라며.. 그 모습을 본 나는 생각했다.
'아, 가엾은 내아가. 마지막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구나..' ^^;;

산타엄마는 중학 입학을 앞둔 예비청소년의 선물로 각종 학용품을 준비했기에, 아이는 그 선물꾸러미를 풀면서 늘 기대에 차 있던 얼굴 대신 단단히 실망한 기색으로

"이건 속으로 바란 선물이 아닌데" 하고는 "역시, 산타는 엄마였구나" 하고 <더 이상 산타는 이 세상에 없음>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렇게 요즘의 아이들보다는 느리지만 서서히 꿈속의 산타를 잃어갔다.

누군가는 내게 요즘 세상에 아이를 바보로 만드려고 그러냐 충고했지만,

천천히 여도 좋다고 생각했다.


동화 속의 그 산타는 이 세상에는 없다는 걸 깨닫는 것과 같은 일은 조금 더뎌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동심은 언젠가 꿈결처럼 사라지지만, 그렇기에 더 오래가면 좋은 게 아닐까..

아이를 속이려는 게 아니라, 아이의 꿈을 지켜주고 싶었다. 자고 일어나면 트리 밑에 산타가 다녀간 흔적으로 선물을 두고 가는 마법 같은 성탄절..


그 동심 속을 걷던 어린이는 이제 중2병의 주인공, 열다섯 살의 크리스마스를 맞이한다.
그녀에게 "올 크리스마스는 산타에게 어떤 선물 받고 싶어?" 혼자 들뜬 척 더 신나게 말했지만 그런 날 보며 아이는 그저 실소를 날린다.

산타의 존재에 의문을 품던 그날, 내가 했던 말을 너는 기억할까.

"현아, 그런 말이 있어.
신은 세상 모든 곳에 있을 수 없어 어머니라는 존재를 만들었대
산타도 마찬가지야. 산타가 모든 곳에 갈 수 없어서 엄마아빠를 대신 보낸 거야.
꿈은 꾸는 사람들에게만 존재하듯 산타도 마찬가지야."


그래, 결론은 엄마가 너의 산타란다.
네가 더 이상 어린이가 아니어도,
어른이 되어도 난 너의 영원한 산타이고 싶구나.


그래서 준비한 오늘의 선물이 네 마음에 들지 모르겠지만,
훗날 어른이 된 너의 마음에 영원한 크리스마스로 기억되길 바라.


그리고 오늘, 온 세상에 성탄절의 마법 같은 기쁨이 눈처럼 내리길.
오늘만큼은
모두가 영원한 동심으로 가득하길.
모두 메리메리 크리스마스!


p.s 크리스마스에는 나 홀로 집에 알지?

내일은 2편 보는 거다! N번째 우리의 <나 홀로 집에>도 기대되는 성탄 전야에서 성탄절 사이의 밤이 예전보다 스릴은 없지만,

괜찮아. 너와의 성탄절의 추억이 따뜻하니까.♡


다시 한 번 더, 모두에게 축복이,

메리크리스마스♡

열 살이 열심히 그린 크리스마스
사춘기가 대충 그린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