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시절부터 나는 지키지도 못하는 수많은 계획들을 쓰고 지우고 다시 쓰는 일을 반복했다.
사실 대부분의 계획은 끄적임과 상상으로 그쳤고
어느 순간, 그 과정에서 실패감과 죄의식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 후로 자연스레 계획 없이 살아가는 쪽을 택한 건 더 이상 그런 나에게 실망하지 않기 위함이었다.
어차피 휴지조각이 되고 말 계획이라면 세우지 않는 편이 정신적으로 훨씬 이롭다고 생각했다.
목표는 어떠한가?
목표는 계획을 세우는 이유이다.
달성하고픈 무엇, 이루고픈 꿈이 목표이다.
계획은 그 목표의 달성을 위한 로드맵, 지도와 같다.
수없이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좌절하면서도 우리는 그것들을 꼭 해야만 하는 걸까?
과녘을 향해 활시위를 당기는 사람을 떠올려 본다. 화살에게 과녘은 목표물이다. 사람에게 종국의 목표는 정중앙의 가장 작은 동그라미겠지만 과녘을 벗어나지 않는 것만으로 화살은 목표물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따뜻한 남쪽나라를 찾아 이동하는 철새의 무리를 떠올려 본다. 머나먼 거리를 자력만으로 날아갈 철새들에게 목적지는 목표인 동시에 힘찬 날갯짓의 원동력일 것이다.
목표물이 없다면 화살은 허공을 가르 질러 땅 위에 낙하할 뿐이고
목적지가 없다면 철새는 날갯짓을 그만 멈출 것이다.
다시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 건 어떤 거창한 꿈이나 목표가 생겨서는 아니었다.
나이가 들면서 그리는 꿈과 이루고픈 목표는 어릴 적의 그것과는 다르게 훨씬 소박하고 이루기 쉬운 것들이었다.
거창하거나 화려하지 않아서 더 희망적이고 분명해졌다.
꿈은 꾸는 자의 것이고
계속해서 꿈을 그리다 보면 그 꿈과 닮는다는 말이 있다.
(꿈)의 자리에 (목표)를 넣어보아도 같다.
목표는 목표를 정하는 자의 것이며
계속해서 목표를 향해 가다 보면 그 목표와 가까워질 것이다.
중년의 나는 목표를 결과중심으로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그것은 삶의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이라고 생각한다.
화살은 휘어도 결국은 과녘을 향해 날아간다.
긴 여정에 때론 날개가 젖어도 해가 뜨면 다시 날갯짓에 박차를 가하는 철새들은 결국은 목적지에 다다를 것이다.
결국 사람도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해 목표를 세워야만 하는 것이다.
어떤 목표,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인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살아가며 가지게 되는 사상, 지양하고 지향하는 일관된 신념들이 자신만의 길로 이끌 것이다.
오늘도 삶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목표를 그려보고 오늘을 잘 보내기 위한 계획을 세워본다.
조금 느려도 괜찮다.
조금 더뎌도 문제없다.
매일 내가 그리는 것을 향해 간다면
어느 날, 오늘이 될 그날에
과녘에 꽂힌 활처럼
목적지에 이른 새들처럼
우리도 그렇게 이르게 될 것이다.
그러니 꿈꾸기를 그만두었다면 다시 시작하자.
목적지를 정하고 지도를 그려보자.
목표를 세우는 것은
어떤 '대단한 결과'를 위함이 아니다.
그것을 향해간다는 삶의 여정, 그 자체로 우리는 이미 '위대한 오늘'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좌절하기보다 매일 희망에 찬 오늘이 되기를>
그 바람을 오늘의 계획 목록 첫 줄에 적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