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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시원 Dec 25. 2016

태양의 시간

내게 남은 시간

태양의 시간

태양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일까.

50억 년 뒤 태양은 사라진다.

태양이 힘이 다하면 더 이상 핵융합을 할 수 없고 최후를 맞이하기 전 팽창을 시작한다. 팽창이 시작되면 수성과 금성은 태양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그다음은 우리 차례겠지. 그때까지 지구가 존재할지 모르지만.

슬픈 이야기다.

우리가 아는 우주는 1%도 되지 않기에 100% 라고 말할 수 없지만 우리가 아는 지식에서 나온 100%이기 때문에 지금으로썬 그렇게 말할 수 있다.

현재 나온 과학적 근거로 말이다.

그전에 사라질 수도 있고 더 오래 지속될 수도 있을 것이다.

태양에게 남은 시간은 아무튼 그렇다.


그렇다면 나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 일까.

내 나이가 36살이니까 큰 사고 혹은 큰 병에 걸리지 않는 한 40년은  더 살 수 있지 않을까?

뭐 대략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날들 정도라고 보면 될 것이다.

많은 시간이 남은 것 같기도 하고 또 아닌 것 같기도 하다.

태양이 50억 년 남았으니 많이 남았고 나는 40년 남았으니 적게 남았다고 할 수 있지만 태양이 느끼는 것과 내가 느끼는 것에는 큰 차이는 없다.

중학생, 그리고 고등학생일 때는 정말 간절히 도 빨리 졸업하고 20대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집에서는 부모님 학교에서는 무서운 녀석들(지금 생각하면 우습지만 그때는 무서웠다)을 피해 다녀야 하고 무조건 가야 하는 강압적 학교생활 등이 너무 싫었다.

20대가 되면 많은 것을 할 수 있을 거 같았다.

영화 같은 사랑도 하고 멋진 대학 생활을 상상했었다. 물론 지겨운 공부도 하지 않고 말이다.

그냥 멋지고 낭만적인 인생이 눈앞에 펼쳐질 거라 믿었다.

사실 이러한 병? 은 지금도 그렇다.

내년이면 나아질 거야. 내년이면 예쁜 여자 친구도 생길 거야. 내년이면 돈도 많이 벌 것 같은 느낌.

정말 기가 막힌 상상이지.

결과는 과정이 있어야 생기는데 사실 과정은 생략한 채 결과만 바라보고 있는 나니까. 그것도 굉장히 장밋빛 결과를 말이다.

뭐 긍정적인 생각이야 나쁘지는 않다만.

20대의 10년은 무엇하나 제대로 한 것 없이 흘러가 버렸다. 돌이켜 보면 왜 사람들이 그렇게 왜 부모님이 그렇게 황금 같은 시간이라고 했는지 알 수 있다.

30대가 시작되고 다시금 마음을 먹었다. 장밋빛 미래를 그리며…….

그렇지만 다시 시작된 그저 그런 삶.

그렇게 또 6년이 흘러버렸다.

사실 내가 정말 의미 있고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살았다 해도 결국 지나가버린 시간은 똑같았을 것이다.

똑같은 시간이니 다시 돌아간다면 또 똑같은 삶을 살 거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No.

이유는 뭐 당연히 다른 과정으로 다른 결과가 나타났을 테니까.

지금 현재 삶의 만족도와 행복감이 다를 것이다.

그럼 앞으로 남은 40년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태양은 끝을 향해 갈수록 더 뜨겁게 불타오를 것이다. 마지막 에너지를 소진할 때까지 지금보다 더 활활.

시간이란 참 묘한 존재다.

우리를 슬프게도 하고 치유하기도 한다.

누군가를 잊기도 하고 누군가를 알아가기도 한다.

또 누군가를 잃기도 한다.

누군가를 잃고 잊기에는 우리의 인생은 너무 짧다.

인생의 시간 동안 누군가는 행복을 추구할 테고 누군가는 쾌락적인 삶을 추구할 것이며 또 누군가는 철학적인 삶을 추구하며 세상의 이치를 조금씩 깨닫고 살아간다.

나는 어떤 시간의 삶을 살아가는 가. 그리고 남은 시간은 어떻게 써야 할 것인 가.

늘 그 질문이 머릿속에 맴돈다.

나의 몸, 마음 , 생각, 철학, 감정 등은 결국 사라질 텐데 말이다.

불과 몇십 년 후에 말이다.

100년 후면 나는 까맣게 잊힐 것이다. 마치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처럼…….

삶의 모든 것이 한 낮 물거품과도 같은 것일까.

서장훈이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이 모든 것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정녕 사라지는 것은 의미가 없는 걸까?

인생은 이렇게 생각하면 굉장히 거창하기도 하고 또 저렇게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 휴지 조각과 같은 것일 수도 있다.

40년이나 남았네! 할 수도 있고 불과 40년밖에 남지 않았네,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 시간 속에서 나는 어떤 삶을 살 것인가.

선택은 결국 나의 몫이고 당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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