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가 내게 오기 전엔
모든 것이 이름이 붙여져 있지 않았었어.
그냥 평범한 길이고,
내 휴대폰 케이스이고,
평범한 역일 뿐이었어.
너가 내게 다가오고 나서는
모든 것에 새로운 이름이 붙었어.
너와 함께 걸었던 길,
너를 데려다주고 오는 길,
너가 꾸며준 휴대폰 케이스,
너와 자주 만나던 역.
너는 이제 나에게서 떠났지.
근데 아직 너와 함께 붙인 이름표는
잘 떼어지질 않네.
떼어지지 않는 이름표를 보지 않으려 눈을 돌리면,
다른 것에 붙은 이름표가 내 눈에 걸려.
모든 것의 바뀌어버린 이름이
나와 함께하는데,
너가 너 자신에게 붙인 이름표는
벌써 떼어지고 없네.
모든 것의 달라져버린 이름은
또 언젠가
다른 사람과 붙인 이름표로 바뀌겠지?
예전에 이름표를 붙였다는 것조차
내 기억 속에서 사라지겠지?
그게
바로
마지막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