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하고서 너에게 묻고 싶은 것

나에게 여지도 주지 않겠다는 너에게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많았어.

너는 나한테 정말 수수께끼 같은 말을 정말 많이 했어.

마음이 커지지 않는 거 같다는 말.

내가 노력하는 건 고마운데, 동시에 그게 싫다는 말.

나같이 아껴주고 사랑해 주는 사람은 못 만날 거 같은데, 우리는 여기까지라는 말.

마음이 커지지 않는다는 게 뭐야?

나는 너를 만나기만 해도 마음이 그냥 커지던데.

너는 아예 처음부터 마음을 열지 않았던 거야?

그냥 나라는 사람에게서 사랑을 받으면 너의 마음이 더 커질 거라고 기대한 거야?

정말 그랬던 건 아니지

내가 마음을 열고 너에게 다가갈수록

나는 너에게 더 예측 가능한 사람이 됐고,

내가 너를 위해 나를 바꿀수록

나는 너에게 당연히 맞춰주는 지루한 사람이 된 거지

너가 고맙다고 하며, 나의 사랑에 보답하려고 할 때

항상 힘이 많이 들었을 거 같아.

내가 너무 많은 사랑을 부어버려서

넌 나의 모든 게 부담이었을 거 같아.

내가 하는 사랑은 너무 무조건적이어서

가치가 낮아졌나 봐.

내가 덜 사랑했다면, 그래서 덜 표현했다면

너가 나를 더 사랑하고, 더 표현했겠지?

너로부터 더 큰 사랑을 원해서

나만큼 사랑해 주길 원해서

나는 기꺼이 나를 바꿨나 봐.

사람이 어떻게 바뀌냐고 물었었지?

너무 사랑해서 자기를 잃어도 된다고 믿을 때,

그때 사람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위험한 것이기 때문에

많이들 자기를 바꾸지 않는 거라 말해주고 싶어. 이미 늦었겠지만.

난 알아.

너도 얼마나 내 쪽으로 다가왔는지

노력의 절대적인 크기가 그렇게 다르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둘 다 설레면서 조금씩 서로에게 다가갔겠지?

나같이 너를 아껴주는 좋은 사람은 아마 다시 못 만날지도 모른다고 했는데,

근데 왜 우리는 여기까지인 거야?

너를 아껴주면서 내 매력은 떨어진 거지. 그런 거지?

퍼주는 사랑은 힘들다던데, 끝이 힘든 거였구나.

내가 주는 사랑 그냥 받기만 해도

너의 사랑이 커질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정말 매일 고민했어.

마음이 커지고 사랑이 커지는 걸 공부하고 있는 나를 보며 웃기긴 했지만,

이거라도 해서 너가 다시 처음 같은 마음일 수 있다면 기꺼이 하겠다고 다짐했어.

너에게 좋기만 한 사람이고 싶지 않았어.

내가 너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사람이길 원했어.

내가 너무 많은 걸 바란 건 아닌 거 같은데.

내가 너에게 일찍 빠져버려서 모든 건 돌아갈 수 없는 과거가 되어버렸어.

너가 그리워.

아니, 나에게 별처럼 반짝이며 웃어주던 너의 그 미소가,

내게 궁금한 게 많아서 하루 종일 질문하던 너의 눈망울이,

나한테 화나서 토라졌다가 만나자마자 조금씩 풀려가는 너의 표정이,

내가 일하며 무리할 때, 걱정해 주던 너의 목소리가,

너의 친구들로부터 내 칭찬을 들었다며 덤덤하지만 기쁘게 전해주며 춤추던 너의 머리카락이

너무 그리워.

돌아오라고 얘기 안 할게.

그냥 나는 너와의 기억을 이렇게 나만의 방식으로 추억할게.

너에게 이것도 부담스러울 수 있어.

하지만, 이제 너는 나에게 여자친구가 아니잖아?

나 이제 다시 나를 지켜보려고.

너를 떠올리며 슬퍼하는 나에게 집중하고,

나의 감정과 생각에 솔직한 내가 되어가려고.

이러다 보면, 나는 자연스레 너를 잊어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