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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성철 Feb 26. 2016

digital시대 'Simple'의 힘

digital 시대의 Uncontrollable을 이겨내는 힘

많은 마케터가 공감하겠지만, 마케팅 상황이 점점 더 uncontrollable, out-of-control 해지고 있으며, 커뮤니케이션 과정의 예측도 쉽지 않아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브랜드와 마케터는 모든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정교하게 control하고자 한다.


조사를 거쳐 전략이 수립되면 그 전략과 align한 컨셉에 따라 키 메시지를 도출하고, 이 메시지의 전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와 매체를 통해 일관되고 일목요연하게 전달함으로써 기대했던 결과를 얻고자 한다. 이 프로세스는 아무리 빨라도 2~3개월의 시간이 소요되며, 과거에서부터 지금까지 크게 변함없이 '지켜져야 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져왔다. 즉, 콘트롤 가능했던 ATL 중심의 몇 가지 채널들에 ready-made된 광고물들과 제작물들로 커뮤니케이션하고 브랜드가 원하는 메시지를 원하는 형태로 전달할 수 있었다. 그래서 다들 하나의 컨셉/한줄의 메시지/하나의 메인 광고물에 집중했었고, 시간이 조금 지나면서 채널이 확장될 때 그 메시지들이 다른 접점들에서도 똑같은 형태로 전달되어 일관된 인식형성을 얻고자 했다.

이것이 전형적인 마케팅 조직, 혹은 이를 서포팅하는 ad agency의 역할이었다. 그 시절(그리고 그나마 아직까지) 한정된, 그리고 주요한 몇몇 채널을 점유할  자본력이 마케터에게 있었고, 콘텐츠를 만들 전문성이 특정 집단에 한정되었으며, 저작을 위한 tool 역시 제한적이자 독점적이었다. 이 구조에서 만들어진 콘텐츠들은 소비자 개인에게 전달되었고 혼자, 혹은 작은 집단 내에서 이해되고 소비되었다.


하지만 상황이 변하고 있다. 기존 프로세스가 정설인 것처럼 고착화되어가는 와중에, 정작 소비자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를 거듭한다. 그 중심에는 digital을 통한 interactivity가 있으며  변화의 시작은 스마트폰이다. 이에 더해 변화된 소비자의 습성과 통신속도 개선, 데이터에 대한 활용 가능성 증대, 소비자 활동을 지원하는 다양한 정보 증가와  콘텐츠 생산자 저변 확대 등 생태계 전반의 변화가 원인이다.


반면 이로 인해 소비자 측면에서 보면 소비해야 할 콘텐츠 양과 채널이가 증가하면서 집중도와 해석력(literacy)이 약화되었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디바이스가 PC에서 스마트폰으로 전환된 것도 변화에 큰 몫을 한다. 한정된 화면/시간과 on-the-move 상황에서 집중력 있게 무언가를 소비하고 이해하기는 어렵다. 그냥 스윽 훑어보고, 눈에 걸리는 것이 있으면 다시 소비한다. 첫 번째 콘텐츠 접촉에서 모든 내용을 소비하던 패턴은 사라지고, 1차, 2차, 길게는 3차까지 나눠져서 하나의 콘텐츠를 소비한다(Browsing& Catching > Keeping > Consumption>필요 발생 시 re-consumption)


요사이 강조되는 개인 중심의 influencer 영향도 크다. 즉 브랜드의 이야기를 재확산 재해석하여 확산하는 node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MCN의 경우, 아무리 브랜드가 원하는 그림과 메시지와 정보가 많이 있다해도, 그보다 중요한 것은 브랜드/제품과 BJ 간 적합성이며, 그 BJ가 자신의 특색을 살려 우리 브랜드를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녹여낼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블로그처럼 시간을 갖고 수정하며 풀어낼 수 있는 부분도 아니고, 시청자의 리액션과 BJ간의 호흡 속에서 우리 브랜드와 제품이 녹여져야 하므로, 아무리 단단한 시나리오와 메시지와 컨셉을 준비했더라도, 그 모든 것이 원하는 형태로 반영되긴 어렵다.


이럴 수록 필요한 것은 브랜드가 이야기하고자하는, 제품이 소구하고자 하는 것을 단순화하는 것이다.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뾰족하게 집중하고, 완결형 컨셉과 메시지가 아닌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가능성에 방점을 두며, 한 번에 모든 것을 담아내겠다는 욕심을 버려, 화자, node, 혹은 influencer가 쉽게 이해하고 소화하여 재생산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모든 메시지와 스토리를 다 담아낸다 한들, 반응이 부정적이거나 적어 전달력과 이해도가 떨어진다면 무슨 소용이겠는가?


전략은 짱짱하게 브랜드와 소비자의 상황을 반영하되, 그 목표가 완결형 시나리오를 만들어내는 것이면 안된다. 전략은 소비자에 기반한 것이고, 그 목적은 소비자를 움직이기 위한 것이니만큼, 그 역할과 상황에 맞지 않다면 전략일 수 없다. 그래서 현 상황에서 전략의 결과물은 가볍고 심플하게, 그리고 확장성을 가질 수 있는 스토리와 단초여야 한다. 그래야 브랜드를 받아들이고 재확산하는 node들이 그것을 브랜드의 key personality를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더 다양한 방법으로 재확산할 수 있다. 결국 IMC는 모든 채널 마다 모든 내용을 담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게 아닌, 핵심 스토리를 채널별로 적확하게 상황에 맞게, context에 부합되도록 전달하여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이지 않는가?


소비자의 콘텐츠 소비 성향, 그리고 우리 브랜드와 제품을 확산해 줄 node, 그리고 그것이 보여지는 viewing experience 등을 고려하여 가장 중요한 것을 남기고, 그것을 기반으로 확장될 때 진정 살아있는 브랜드로서, 살아있는 제품의 소구점으로써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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